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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희생자 조은화·허다윤 학생 이별식

  • 사회
  • 입력 2017.09.22 13:29
  • 수정 2017.09.23 12:12
  • 댓글 0

9월23~25일, 서울시청

9월25일 오전 6시 발인
"평안히 보내기로 결정,
미수습자 기도 함께할 것"

지난 5월, 세월호에서 3년 만에 수습된 조은화·허다윤 학생의 이별식이 열린다.

두 학생의 유골은 9월23일 오전 8시 목포 신항을 출발해 오후 1시 서울대병원에 안치된다. 두 학생의 부모님은 오후 2시부터 서울시청 본관 8층 다목적홀에서 추모객을 맞을 예정이다. 발인은 9월25일 오전 6시. 유골은 서울대 병원을 출발해 안산 단원고를 들러 납골당에 안치된다.

부모님은 입장문을 발표하고 “은화와 다윤이를 이제 평안하게 보내려고 한다”며 “아직 남아있는 미수습자 가족분들의 마음을 너무나 잘 알기에 내리기 힘든 결정이었다”고 심경을 전했다.

아직 남은 미수습자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도 거듭 전했다. 부모님은 “함께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저희 역시 끝까지 기도하며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끝으로 “은화·다윤이의 마지막 가는 길이 소박하고 평온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세월호참사의 진상 규명과 세월호 인양, 미수습자의 온전한 수습을 위하여 함께 기도해주셨던 모든 분들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양한웅 사회노동위 집행위원장은 “미수습자가 다섯 분 남아 있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어려운 결정을 내린 가족분들의 의견을 충분히 존중한다”며 “은화·다윤 학생이 극락왕생하기를 발원한다”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3일 동안 가족과 함께 하며 이별식을 지원할 예정이다.

조장희 기자 banya@beopbo.com

다음은 입장문 전문.

은화와 다윤이를 이제는 평온한 곳으로 보내려고 합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참사 이후 진도체육관에서, 팽목항에서, 목포신항에서…… 세월호참사의 진상 규명과 세월호 인양, 미수습자의 온전한 수습을 위하여 함께 기도해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전합니다.

이제 저희는 은화와 다윤이를 목포신항의 차디찬 냉동고에서 평온한 곳으로 떠나보내려고 합니다.

5월 10일에 은화가 돌아왔고 5월 14일 다윤이가 돌아왔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도해주신 덕분에 은화와 다윤이를 찾을 수 있었지만, 여전히 다섯 분은 수습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목포신항에 있는 세월호는 객실 수색이 마무리되었고, 화물칸도 이제 수색이 거의 막바지 단계입니다 그러나 가족들은 사고해역에서의 더욱 철저한 수색작업으로 나머지 미수습자들이 돌아오기를 여전히 간절하게 기도하고 있습니다.

애초 저희 가족들은 아홉 분의 미수습자가 모두 돌아오실 때까지 목포신항에서 미수습자 가족들과 함께하겠다고 약속했었습니다. 아직 다섯 분이 돌아오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은화와 다윤이를 평온히 보내야 할 때라는 어려운 판단을 내렸습니다.
매일 은화와 다윤이가 있는 냉동고 앞을 지나고, 그 냉동고를 돌리는 기계소리에 심장이 타들어가는 마음이었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수학여행을 떠나 1,000일이 넘게 진도 앞바다와 세월호에, 수습이 된 후에도 100일이 넘게 차가운 냉동고에 있는 은화와 다윤이를 생각하며 무겁게 내린 결정입니다.

이런 결정을 내리기까지 무엇보다 저희들이 괴로웠던 것은, 아직 수습되지 못한 다섯 분 가족들의 고통입니다. 누구보다도 그 처절함을 경험했기에 나머지 미수습자 가족들을 남겨두고 떠난다는 것이 큰 죄를 짓는 것 같고 가슴이 찢어집니다.
목포신항에 남겨질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거듭,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국민 여러분들께도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것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언제 돌아올지 돌아올 수는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은화와 다윤이를, 아홉 분의 미수습자들을 끝까지 기다리겠다고 했던 것은 다름 아닌 엄마의 마음이었습니다. 그리고 남은 가족들과 기도해주신 국민들에게 너무나 죄송하지만, 은화와 다윤이를 이제는 평안히 보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것 역시 엄마의 마음입니다.

저희들은 은화와 다윤이의 마지막 가는 길이, 어떤 절차나 형식에도 구애받지 않는 소박하고 평온한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은화와 다윤이와 함께, 그동안 기도해주시고 응원해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나눌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동안 세월호 인양과 미수습자의 온전한 수습을 위해 함께하셨던 모든 분들에게, 마지막 한 사람의 미수습자 수습을 위해서도 끝까지 기도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엄마의 마음으로 저희는 이제 은화와 다윤이를 보내지만, 저희 역시 끝까지 기도하며 함께하겠습니다.


2017년 9월22일 목포신항에서, 은화 엄마, 다윤이 엄마 올림

 [1409호 / 2017년 9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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