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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화 스님 염불·참선 가르침을 다시 듣다

  • 불서
  • 입력 2017.09.25 15:21
  • 수정 2017.09.2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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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화 스님의 참선공부법’ / 청화 스님 지음 / 상상출판

▲ ‘청화 스님의 참선공부법’

 

무아·무소유의 삶을 살아간 우리시대 큰 스승 청화 스님은 언제나 수행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스스로도 출가 이래 단 한 번도 수선안거를 어긴 일이 없을 정도로 철저했다.

만암 스님의 상좌인 금타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이래 하루 한 끼의 공양과 장좌불와, 그리고 청빈과 통불교사상을 평생의 신조로 삼아 수행했던 스님은 사성암에서 홀로 삼동 한철을 나면서 수행처 앞에 ‘근고청중(謹告淸衆)’이라 하여 이른바 ‘삼가 청정대중에게 알림’이라는 푯말을 내걸고 수행에 전념하기도 했다. 이때 내건 글이 ‘생사사대 무상신속 촌음가석 신물방일(生死事大 無常迅速 寸陰可惜 愼勿放逸)’이었다. ‘삶과 죽음이 가장 큰 일인데, 덧없는 세월은 빨리 가버리니, 짧은 시간도 한껏 아끼며, 방심하고 게으르지 말라’는 것으로 수행자라면 누구나 지남으로 삼아야 할 내용이다.

이처럼 스스로 수행의지를 다잡으며 정진을 거듭한 스님의 평생 화두는 ‘중도실상(中道實相)’이었다. 그래서 “선이란 우리 마음을 중도실상인 생명의 본질에 머물게 해 산란하지 않게 하는 수행법이다. 중도실상에 입각하면 회통이 된다. 중도실상의 안목을 가지고 바른생활을 해야만 바른 깨달음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참선이나 염불, 무슨 공부나 다 하나의 공부”라고 역설한 스님은 “‘육조단경’에 내 법은 본 성품을 안 여읜다는 말씀이 여러 군데 있는데, 본 성품을 안 여의고 공부를 해야 참다운 공부이고 그래야 참선이 된다”며 선 공부에 있어 ‘육조단경’ 보기를 권하기도 했다.

뿐만아니라 중생들의 근기에 맞는 수행법을 강조하며 염불선을 널리 보급했던 청화 스님은 언제나 법문에서 ‘정토삼부경’인 ‘무량수경’ ‘관무량수경’ ‘아미타경’ 말씀을 인용했다. 그리고 직접 아미타불을 신앙하고 모든 선근공덕을 닦아서 극락세계에 태어남을 내용으로 하는 ‘정토삼부경’을 번역하기도 했다.

현대인들에게 ‘정토삼부경’의 필요성을 역설한 스님이 읽고 외우기를 권한 또 하나가 바로 ‘보리방편문(普提方便門)’이다. ‘보리방편문’은 “심은 허공과 등할새, 편운척영이 무한 광대무변한 허공적심계를 관하면서, 청정법신 일달하여 비로자나불을 염하고(중략) 삼신일불 인달하여 아미타불을 상념하고, 내외생멸상인 무수중생의 무상제행을, 심수만경전 인달하여, 미타의 일대행상으로 사유관찰할지니라.”라는 길지 않은 전문에서 우리 마음이 부처라는 ‘심즉시불(心卽是佛)’을 고스란히 드러낸 법문으로 전해진다.

▲ 시대의 선지식으로 대중들을 이끌었던 청화 스님. 스님이 설했던 참선 공부의 바른 길을 담은 ‘참선공부법’이 한 권 책에 담겼다.

청화 스님은 이 ‘보리방편문’ 대하기를 부처님 친설처럼 여기며 대중들에게 읽고 또 읽어 자기 마음이 부처임을 알고 쓸 것을 당부했다. “‘보리방편문’은 우리 마음이 바로 부처인 것을 조금의 군더더기도 없이 여실히 밝힌 법문입니다. 그 연원은 제2의 석가라고 하는 용수보살에게 올라갑니다. 금타 대화상이 깊은 선정, 즉 삼매에 들어 있는 중에 과거의 용수성자로부터 감응을 받아 전수받은 현대에 가장 알맞은 고도한 수행법이 바로 ‘보리방편문’입니다.”라고 ‘보리방편문’의 연원을 밝힌 스님은 ‘내 마음이 부처님’임을 설파한 ‘보리방편문’을 설명했다.

이 책 ‘청화 스님의 참선공부법’은 스님의 주요한 설법을 2부로 나눠 실었다. 먼저 1부는 1990년 광주에서 금륜회원들을 대상으로 설한 ‘보리방편문’ 설법 내용을 정리했다. 또 2부에는 스님이 40년간의 일일일식 장좌불와의 토굴수행을 마치고 1985년 곡성 태안사에서 3년 결사를 결행하기 위해 사부대중과 함께 4박5일 용맹정진을 실행하면서 참선에 대해 법문한 것을 모았다. 특히 염불과 염불선에 대한 가르침을 담아 스님이 강조했던 염불선의 의미를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법문은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춰 참선의 필요성과 중요성, 구체적 방법 등을 세세히 풀어놓고 있어 책을 통해서 직접 가르침을 듣는 듯 착각에 빠지게 한다.

“참선이 종교·철학·과학을 초월해서 정신문화의 꽃”이라며 참선 수행의 수승함을 강조했던 선지식 청화 스님의 가르침 중에서 핵심만을 가려 실은 ‘청화 스님의 참선공부법’은 수행의 길에서 혼란을 겪는 수행자들에게 참선의 바른길을 따라가는 계기가 될 만하다. 1만5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09호 / 2017년 9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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