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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등·구법회, 사찰 신도조직 모형으로 안착”

▲ 불광연구원은 9월23일 서울 불광교육원 3층 문수당에서 ‘광덕 스님의 법등운동과 호법사상’을 주제로 제33차 학술연찬회를 열었다. 사진은 2013년 중창불사를 마무리한 불광사 전경.

불자 수 300만 감소로 일각에서 한국불교 위기설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불광사를 도심포교 모범사찰로 자리매김하게 만든 광덕 스님의 법등운동·호법사상을 학술적으로 조명하는 자리가 열렸다.

불광연구원 제33차 학술연찬회
‘광덕스님 법등운동·호법사상’
불광운동 핵심주체 ‘법등’ 조명
한국불교에 미친 영향 고찰도

불광연구원(이사장 지홍 스님)은 9월23일 서울 불광교육원 3층 문수당에서 ‘광덕 스님의 법등운동과 호법사상’을 주제로 제33차 학술연찬회를 열었다. 법등창등 41주년과 호법법회 400회를 기념해 열린 연찬회는 광덕 스님의 전법행을 조명하고 법등운동과 호법법회의 의미를 평가하고자 마련됐다.

김영진 동국대 교수의 사회로 석길암 동국대 교수가 ‘호법사상의 교학적 근거와 역사적 전개’를, 서재영 불광연구원 책임연구원이 ‘광덕 스님의 호법사상과 호법법회’를, 정헌열 전 불광연구원 연구원이 ‘불광법등 운동 40년의 역사와 의의’를 발표했다. 특히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는 불광운동의 핵심적 주체인 법등조직의 발전과정과 한국불교에 미친 영향을 고찰해 관심을 모았다.

김 교수는 우선 불교의 전법교화 활동을 전통적 패러다임과 현대적 패러다임으로 구분한 뒤, 전통적 패러다임의 문제점을 개선한 동시에 현대적 패러다임을 적극 수용한 대표 사례로 불광사·불광법회를 들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법회·설법의 전통적 패러다임에 대한 집착은 능동적 변화를 모색하지 못하는 문제점으로 파생됐다. 때문에 ‘신도교육을 통한 핵심신도 양성’ ‘조직화를 통한 공동체 형성·역할 부여’ ‘봉사 및 후원활동 참여’ ‘문화적 체험’ ‘명상 수행’ 등의 현대적 패러다임이 제대로 안착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김 교수는 “불광사는 전통적 패러다임에 충실하면서도 전법교화의 현장에서는 현대적 패러다임을 적극 활용했다”며 “1982년 창건된 불광사 잠실 도량은 전통적 방법보다는 현대적 전법교화 방법을 적극 모색했는데 그 핵심에는 바라밀의 정신을 실천하는 법등조직이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광덕 스님의 불광사상을 사회운동으로 확산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조직단위가 불광법회의 법등조직이었다는 설명이다.

광덕 스님은 1976년 7월22일 ‘나·무·마·하·반·야·바·라·밀·다’ 10개 법등을 창등하면서 법등운동을 시작했다.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여러 형태로 법등이 분화되고 확장되면서 수행과 전법의 구심점으로 자리 잡았다. 법등이 불광사 신행공동체의 기본 단위가 되면서, 법등을 바탕으로 한 가정법회를 비롯해 다양한 법회로 확산됐고 불광운동의 중추적 역할을 했다. 불광사 법등은 1980년대로 들어서면서 급속히 증가해 법등을 묶은 상위 조직인 구법회의 결성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법등조직을 기반으로 한 불광사와 불광법회는 40여년 동안 한국불교계에 다양한 영향을 미쳤는데, 김 교수는 이를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김 교수는 “대표적 신흥 도심포교 사찰 중 재가불자의 자율성이 보장된 사찰은 단연 불광사라고 할 수 있는데 이후 각 사찰에서 핵심 재가불자 양성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전통적인 초하루법회의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일요법회와 수계법회를 주축으로 운영돼온 것은, 신도 정체성 강화를 위해 신도품계·수계의식을 결합시킨 조계종 포교원 종책으로 연결됐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월간 ‘불광’ 발행은 대원정사 ‘대중불교’, 태고종 월간 ‘불교’, 봉은사 ‘판전’, 조계사 ‘조계사보’ 등의 발간에 큰 영향을 주면서 매체포교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 밖에 법등·구법회의 조직체계가 공찰·도심포교 사찰 신도조직의 모형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과 광덕 스님의 활발한 경전 번역·현대적 의식의례 봉행이 조계종단의 한글화 의례 도입에 영향을 줬다는 점도 높이 평가했다.

김 교수는 “한국불교가 점차 활력을 잃고 있는 것은 사찰 부족, 포교 프로그램 미흡, 포교전문가 양성 실패 등에서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며 “이러한 문제들은 이미 불광사에서 해결하고 대안을 제시했으나 종단 차원에서 종책으로 대안을 세우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불광사 역시 앞장서서 불교계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불광운동을 지역사회 차원에서 전국차원으로 확산시켜 각 사찰들이 불광운동의 이념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보편적인 불교운동으로 전개할 필요가 있다”며 “사찰 신도조직 차원에 머물러 있는 불광사 중심의 불광운동을 전국적 네트워크 구축과 인재 양성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1409호 / 2017년 9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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