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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병상치(藥病相治)

출가 감소, 해법은 있을까?

종교가 위기를 맞고 있다. 출가자나 성직자의 길을 가겠다는 사람이 크게 줄고 있다.

조계종은 최근 출가자 모집 공고를 냈다. 출가자 감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계종이 직접 각종 방송과 신문, 홈페이지 등에 공고를 내 출가자를 모집하는 것은 처음이다. 특히 조계종은 청년출가자에 대해 중앙승가대, 동국대 불교대학 입학 시 등록금 및 수업료 전액 지원, 대학원 장학금 수여 등 각종 당근책도 함께 내놨다. 출가자 감소에 따른 위기의식이 어느 때보다 절박하게 느껴진다.

조계종에 따르면 매년 출가자는 2013년 213명, 2014년 226명, 2015년 205명, 2016년 157명 등 꾸준히 줄었다. 특히 2016년에는 2015년에 비해 25%나 줄어드는 등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런 현상은 다른 종교라고 다르지 않다. 가톨릭은 예비 성직자라 할 수 있는 각 교구 신학대 입학생 수가 매년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올해 한국가톨릭주교회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2년 166명, 2013년 143명, 2014년 127명 2015년 129명, 1026년 117명으로 매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웃종교인 원불교와 성공회 또한 성직자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출가자나 성직자가 줄어드는 것은 출산율의 저하에 따른 당연한 결과란 분석이 많다. 또 종교에서 찾았던 궁금증에 대한 의문들이 과학의 영역으로 옮겨가면서 갈수록 종교에 대한 흥미를 잃고 있다는 의견들이 대세를 이루는 것을 보면 출가자나 성직자의 감소는 시대적 흐름일 개연성이 높다.

‘벽암록’에 약병상치(藥病相治)라는 말이 있다. “약과 병이 서로를 치료한다는 뜻인데 약은 병을 치료하기 위한 것이기에 건강이 회복되면 약은 버려야 한다”는 의미다.

출가자 모집을 위한 조계종의 일련의 노력들이 출가자 감소라는 병을 치료할 수 있을까? 하루빨리 병이 나아 약병을 버리는 날이 온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못된다면 포교사 등 책임성 있는 재가자들에게 종단 운영의 일부를 위임하는 방안도 고민해 봐야 한다.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 kimh@beopbo.com
 

[1419호 / 2017년 12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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