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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지원국 재지정과 화성 15호 발사, 그리고 유엔 사무차장 방북의 역학

기사승인 2017.12.12  10:5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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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11월 20일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15일 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소위 ‘중대 발표’를 하였다. 그는 북한 핵개발 동결과 한미군사훈련 중단을 교환할 생각이 없음을 표명하였다. 그러나 ‘중대발표’에서 테러지원국 재지정은 없었고, 5일 후에야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선포하였다.

이는 미국 내에서의 미묘한 정책적 갈등을 나타내는 것이다. 국무부를 중심으로 북한과의 대화 필요성을 이야기하며 갈등에 대한 수위 조절을 꾀하는 동시에, 각종 무기 및 상품 판매 등 아시아 순방의 결과 등을 공고히 할 것을 주문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비해 미국의 군부는 대북제재를 활용하면서 성장하는 중국에 대한 견제 및 동북아시아에 대한 패권 유지를 강조했을 가능성이 크다.

아무튼 미국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은 너무나도 예측가능한 북한의 대응을 가져왔다. 11월 20일에 북한은 75일 간의 침묵을 깨고,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으며 가장 성능이 좋은 화성 15호를 발사한 것이다. 본래 북한은 연말 인공위성 발사를 예고하고 있었다. 10월 17일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김인룡 차석대사는 유엔 ‘우주공간의 평화적 사용에 관한 국제 협력’ 회의에 참석하여, 북한의 2016년~2020년 국가우주개발 5개년 계획을 표명하면서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인공위성을 많이 발사할 수 있음을 주장하였다. 물론 미국은 북한의 어떤 위성 발사도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비판하였다.

ICBM 화성 15호와 인공위성의 차이는 매우 크다. 군사적 기술의 활용에서 큰 차이는 없겠지만, 경제성과 협상에서 커다란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다. 향상된 ICBM의 발사보다 우회적인 인공위성 발사의 시사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북한의 우주개발권 보장을 주장하는 것이며, 이는 협상이 발전하고 있음을 의미할 수 있다. 그러나 고각이 아닌, 정상 각도로 발사했을 경우 워싱턴을 넘어가는 사거리 1만 3000여 ㎞의 ICBM의 등장은 미국과의 정면 대결을 의미하는 것이다. 북한은 화성 15호를 통해서 핵무력의 완성을 선언하였다. 이는 미국이 테러지원국 재지정으로 자처한 결과이기도 하다. 미국의 일부 세력은 대북 선제타격을 다시 거론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12월 5일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 제프리 펠트먼의 방북이 진행되었다. 그는 미국 국무부 중동담당 차관보를 지냈고, 현재 유엔의 군사 현안 등을 다루는 일을 하고 있다. 그의 방북은 지난 9월 유엔 총회 당시 북한의 유엔 인사 초청으로 이루어진 것이고, 그가 미국의 대북 관련 메시지를 소지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방북 시점 자체가 북미협상을 예상케 하는 정치적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이와 반대적 의미로 최근 미국의 새로운 안보전략의 발표가 시사되고 있다. 새 안보 전략은 중국 견제를 핵심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 이란, 북한 문제를 주요한 안보문제로 다룬다. 결국 미국 트럼프 정권의 새 안보구상에는 북한 문제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패권유지 전략이 그대로 담기는 것이다.

현재 북한은 체제수호와 경제발전을 위해서 자신을 적대시하는 미국 중심의 국제적 질서를 극복하고자 핵과 미사일을 수단으로 위험한 경주를 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오히려 북한 핵문제를 활용하는 아시아 회귀전략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면서 세계의 패권을 유지하고자 한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도 전략의 실효성에 대한 논쟁이 일고 있다.

미국 중심의 단극적 패권질서가 쇠퇴하고 있으며, 중국의 부상 등으로 다극적 국제질서로 변화되는 현실에서 지나친 국방력 중심의 패권 추구전략은 미국의 위상을 더욱 실추시키는 것이라는 지적이 존재한다. 이러한 지적의 대표적 사례가 지금까지도 중단되지 않는 미국의 이라크전쟁과 아프가니스탄전쟁이다. 트럼프의 미국처럼 당시 엄청난 힘을 과시하면서 세계를 주도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지금까지 전쟁의 악순환에 빠지게 된 것이다. 결국 동북아시아를 비롯한 세계의 평화적 안정 여부는 미국의 태도에 달렸다.

이창희 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외래교수 changhi69@hanmail.net

[1419호 / 2017년 12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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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교수 changhi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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