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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1969년 방한 말레이시아 담마난다 스님

기자명 이병두

한국·스리랑카 수교 가교를 놓다

▲ 1971년 10월 세계고승합동대법회. 앞줄 가운데 안경 쓴 분이 담마난다 스님.

1969년 12월1일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 불교계 최고 지도자 담마난다(K. Sri Dhammananda, 1919~2006) 스님이 방한하여 1주일 동안 머물면서 조계사와 동국대 등을 방문하고 청담·벽안 스님, 동국대 김동익 총장 등 국내 불교 승재가 지도자들을 만나 양국 불교계의 유대 강화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었다.

스님은 본래 스리랑카 출신
1952년 말레이시아로 이주
두 나라 불교지도자로 우뚝
한국불교 승재가 방향 조언

당시 ‘대한불교’(현 불교신문)는 사장 이한상이 직접 대담을 갖고 말레이시아 불교계 사정과 스님의 이력을 상세히 소개하는 등 스님의 방한 관련 기사를 12월7일자 신문에 크게 게재하였다. 보도에 따르면 그의 방한은 개인 자격이었다고 하는데도 승재가의 고위급 인사들이 그와 면담을 가졌고 신문에서 대서특필하였다. 그 뒤로도 1971년 세계고승합동대법회 참석, 1974년 조계종 종정 서옹 스님 초청 등 담마난다 스님의 방한은 여러차례 있었는데, 1971년과 1974년에는 불교신문 뿐 아니라 경향신문에서도 비중 있게 그 사실을 보도하였다. 왜 그랬을까?

그 단서는 “한국과 정식 수교가 맺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스리랑카 종교지도자로 한국을 첫 방문한…”으로 시작하는 1974년 9월12일자 경향신문 기사에서 추정해볼 수 있다. 스님은 본래 스리랑카 태생으로 1952년에 말레이시아 불교계 초청으로 옮겨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불교계 지도자로 확고하게 자리를 굳혔다.

냉전 시절 사회주의권에 속했던 스리랑카와 수교를 추진하면서 어려움이 많았던 때에 정부에서 담마난다 스님과 인연이 있는 국내 불교 인사를 찾아 도움을 요청했고 스님이 ‘한국과 스리랑카 정부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해서 수교에 이를 수 있었다는 증언도 있다. 그리고 이 난을 통해 다르마팔라 스님과 한국 불교의 인연을 소개하는 글이 나간 뒤 주한 스리랑카 대사관에서 관심을 갖고 신문사에 연락을 해오기도 하였다. 이처럼 한국뿐 아니라 스리랑카 정부도 ‘불교를 통한 우호관계’를 강조하는데 수십 년 전 담마난다 스님의 방한을 비중 있게 다룬 언론 보도도 이런 배경이 있었을 것이다.

한편 당시 ‘대한불교’는 대담을 통해 ‘철저한 독신 비구 생활’이라는 말레이시아 불교계의 원칙을 한국 불교계에 전하고 “스리랑카나 말레이시아에서 불교가 잘 돼나가는 것도 양심적인 지도 스님과 이를 받들고 협력하는 신도들이 참모진으로 잘 짜여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는 내용으로 한국 불교의 승재가 관계 설정에 나침판 또는 신호등을 제공하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위 사진은 1970년 10월12일 ‘세계불교일치 운동’을 기치로 내세우고 발족한 ‘세계불교연합회’가 1971년 서울에서 개최한 세계고승합동대법회에 참석한 국내외 불교 지도자들과 함께 한 장면인데 앞줄 가운데 양복 입은 인물 앞에 스님이 그리고, 오른쪽으로 한 사람 건너 청담 스님이 보인다.

필자가 스님의 입적 몇 달 전인 2006년 3월 말레이시아 수도의 대불사를 예방하였을 때 스님은 ‘해인사 대장경판전에서의 감회’를 말하며 “다시 가보고 싶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하였다.

이병두 종교평화연구원장 beneditto@hanmail.net
 


[1419호 / 2017년 12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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