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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지역단 교정교화팀 최성유-하

기자명 최성유

한 생각 돌이켜 만난 극락서 향상일로 추구

 
스님의 끈질긴 설득에 원주불교산악회 인터넷 카페운영을 맡았다. 정상 등반을 못하는 회원들과 절에서 기도하는 모임을 만들었다. 하산 시간에 맞춰 1080배 정진, ‘금강경’ 독송 등. 신행은 이렇게 시작됐다.

원주불교산악회 인연으로 신행
어린이청소년팀서 포교에 매진
전문포교사·선혜품계도 받아

1년 정도 지나 주변 도움을 받아 원주불교대학에 입학했다. 어렵게 시간과 학비를 내서 시작한 공부인 만큼 열과 성을 다했다. 나를 불교로 이끌어 준 것은 내 절망이었고, 신행에 깊이와 배움을 더하고 나누도록 이끌어 준 사람은 원주불교산악회장, 지금은 조계종 4교구본사 월정사 교구신도회 김봉영 수석부회장이다.

불교대학을 졸업했다. 스스로에게 묻고 물었다. 왜 포교사가 되려고 하는가. 그만 둘때는 언제며 무엇 때문에 그만 둘 것인가. 포교사 고시 당일 아침을 그렇게 맞이했다. 간신히 찾은 답은 확신할 수 없었다. 1년이 흘렀고, 환희심에 들떠 ‘금강경’을 가슴에 안고 산중에서 보낸 시간이 삶의 일부였음을 깨달았다. 어떤 상황에도 어떤 사람에게도 흔들리지 않고 그만두지 않겠다는 확신이 섰다. 나처럼 죽고 싶을 만큼 벼랑 끝에 몰린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전하고 싶었다. “한 생각 바꾸니 극락이고 한 생각 잘못하면 지옥문이 열린다.” 

어린이청소년팀에 배정됐다. 법회조차 없이 시간만 흘러가고 있었다. 현실은 달랐다. 어린이청소년 포교를 강조하면서 정작 관심은 적었다. 발품 팔아 뛰어다니다 치악고 김준수 선생님을 만났다. 파라미타 동아리에서 학생들에게 불교와 문화재를 알려주고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다. 한 달에 한 번 함께 청소년법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그렇게 물꼬를 튼 청소년법회는 치악고, 문막중, 영서고, 상지여중, 원주여고 등으로 퍼졌고, 학생들은 하나 둘 친구 손을 잡고 찾아왔다. 원주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사찰이라 교통편이 좋지 않았다.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콜밴이나 택시를 이용해 오는 정성이 갸륵해 차비를 해결해주거나 선생님들이 차에 태워 오기도 했다. 그렇게 법회가 완성돼 갔다.

사단법인 청소년육성회 원종복 회장, 최종성 사무국장과 인연이 닿아 소외계층 아이들을 돕는 모임을 같이하기도 했다. 원주경찰서 여성·청소년과와 협조해 지역 소년소녀가장, 조손가정, 한부모가정,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일로 확대됐다. 아이들의 고민이었던 교복과 체육복, 학용품 등을 지원했다. 또 행복바라밀을 통해 라면을 전하고 ‘청소년 축제’를 여는 등 지역 청소년과 시민이 한데 어우러지는 데 역할을 했다. 청소년 유해환경감시단 활동 우수사례 장려상에 선정돼 여성가족부장관 표창을 받는 영광도 누렸다. 내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할 때 교복 한 벌 마음 놓고 사 입히지 못할 때 마음이 떠올라 시작한 일이었는데 감사함이 몰려왔다.

학생들과 어울리며 서로를 더 많이 알아가고 즐거운 기억들이 쌓여갔다. 유익하고 재밌는 법회를 만들고 싶어 흥미로운 설화도 한 번 더 찾아보게 됐다. 놀이 하듯 만다라 만들기를 하는 등 지루할 틈이 없게 법회를 변화무쌍하게 운영해 갔다. 존칭이 낯설다는 학생들을 위해 서로 평등한 위치에서 대화를 나눴고, 줄임말을 배우는 노력을 보이자 학생들은 웃으며 마음을 열었던 것 같다. 부처님오신날 다 함께 정근목탁을 치며 연등행진도 했고, 사찰예절을 배웠고, 불교역사도 익혔다. 템플스테이가 취소돼 철야기도를 제안했는데 학생들은 두말없이 동참해줬다. 칼바람 부는 겨울 밤 치악산 산사에서 108배 참회, ‘금강경’ 독송, 참선, 새벽예불까지 무사히 회향했다. 기특했고 대견했다. 포교사로서 뿌듯함도 느꼈다.

어린이청소년팀장 4년 소임을 마치고 원주 총괄4팀장직을 수행했다. 전문포교사와 선혜품계도 품수했다. 화려한 겉옷 보다 무릎 나온 절간바지가 이렇게 잘 어울릴 줄이야.

최성유 강원지역단 교정교화팀 ctd0228@hanmail.net
 


[1420호 / 2017년 12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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