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를 통해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자.”
쿠베르탱에 의해 1894년 시작된 올림픽의 정신이다. 국가, 이념, 종교에 차별을 두지 않고 지구촌에 있는 모든 나라가 오직 스포츠를 통해 우의를 다지고 공정한 규칙을 바탕으로 경쟁을 하면서 평화를 구현하자는 것이 올림픽의 지향점이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내용 면에서나 대한민국 국가대표의 성적면에서나 성공리에 끝난 마당에 굳이 올림픽 정신을 되새기는 까닭은 강원도가 패럴림픽을 준비하면서 올림픽 정신에 위배되는 행태를 되풀이했기 때문이다.
강원도와 한국관광공사는 2월21일 패럴림픽을 알리기 위한 행사 기자회견을 갖는 자리에서 행사의 홍보 명칭을 ‘3월의 크리스마스 페스티벌’이라고 밝혔다. 예수 탄생을 기리는 크리스마스가 패럴림픽 홍보를 위한 행사의 명칭이라니 “올림픽 정신을 크게 훼손했다”고 비판받을 만한 대목이다. 올림픽에 이어 열리는 패럴림픽은 신체적으로 불편한 세계 장애우들의 우의를 다지는 스포츠 제전이다. 그럼에도 버젓이 기독교를 창시한 기독탄신일을 홍보 문구로 채택했다는 것이다. 기독교 편향이 아닐 수 없다.
더욱 심각한 것은 특정 종교를 위한 문구를 패럴림픽 홍보 행사 명칭으로 채택했다가 이를 수습하는 과정 역시 책임 회피와 꼼수로 일관했다는 점이다. 강원도와 한국관광공사는 패럴림픽의 홍보행사 명칭인 ‘3월의 크리스마스 페스티벌’에 대해 월정사와 각계에서 “기독교 편향적”이라고 비판하면서 명칭변경을 요구하자 “특정종교와 관련이 없으며 종교 편향적 행정이 아니다”고 둘러댔다.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이미 홍보를 한 상태라 명칭 변경은 어렵다”고 버텼다.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할 공적 기관이 잘못은 했지만 잘못을 시정하지 않겠다는 그릇된 입장을 국민들에게 공표한 것이다. 그러던 강원도는 2월27일 불교계와 각계에서 문제를 제기한지 일주일도 안 된 시점에 ‘크리스마스 페스티벌’을 ‘스노우 페스티벌’로 시정하겠다고 통보해 왔다.
거듭 밝히지만 올림픽의 근본정신은 차별 없는 규칙 속에 우의를 다지고 세계평화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기독교 편향적인 홍보 문구를 채택하는 우(愚)를 범했다가 시정하는 과정 모두가 올림픽 정신에 위배된 강원도의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국민 모두가 함께 하는 공기관의 일체 행정에서 특정종교를 편향하는 잘못이 재발되지 않기를 촉구하는 바이다.
[1430호 / 2018년 3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