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컹’.
밖에서 문을 걸어 잠그면 3평 남짓한 공간은 대자유를 꿈꾸는 납자들의 서슬 퍼런 선기로 가득 찬다. 문 없는 문의 빗장을 열고자 목숨을 거는 곳, 무문관(無門關)이다.
무문관은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6년간 스스로를 가두는 공간이다. 그리고 ‘깨닫지 못한다면 문밖의 세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바깥세상과 절연하고 오로지 수행에만 매진한다. 해서 폐문정진(閉門精進)이라 불리기도 한다. 스스로 문을 걸어 잠근 무문관에서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창구는 하루 한 끼 공양물이 들어오고 나가는 작은 공양구뿐이다.
영화는 비오는 밤 한 스님이 스승 무문혜개(전무송 분) 스님을 찾아와 질문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개에게는 불성이 없습니까?” 그러자 무문혜개 스님은 주장자로 그 스님을 후려치며 말한다. “그 한 소식이 터지면 관우의 청룡언월도를 쥐고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여라.”
TBC는 영화의 품질을 위해 최첨단 XTS카메라와 고속카메라를 사용했으며, 라이트닝 번개기와 살수차를 동원해 극적 효과를 높였다. 또 불교의 독특한 정중동의 미학을 담아내기 위해 타임랩스, 미속 등의 특수촬영으로 순도 높은 질감의 영상을 완성했다. 이에 감포 무일선원의 아름다운 계절 변화도 화면에서 만날 수 있다.박대원 감독은 “영화 ‘무문관’은 극한의 수행을 통해 육체적·정신적 한계를 극복해가는 스님들의 번뇌와 고행의 시간들을 기록한 휴먼 다큐멘터리”라며 “2016년 불교언론문화상 대상 수상 당시 대구·경북지역에서만 방송된 이 작품을 전국의 많은 불자와 일반인들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고, 2년여만에 영화를 통해 그 약속을 지키게 됐다”고 소개했다.
박 감독은 이어 “감포 무일선원에서는 지금도 스님들이 수행하고 있다. 세속적 가치를 모두 버리고 오직 깨달음을 향해 정진하는 스님들은 모습은 그 자체로 큰 울림이며 감동을 선사한다”며 “각종 사고와 비리, 부도덕한 일들로 좌절하고 실망하는 국민들에게 이 영화가 희망으로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러닝 타임 96분의 영화 ‘무문관’은 3월23일 제주 시사회에 이어 부산·서울시사회를 거쳐 4월19일 전국 70개관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432호 / 2018년 3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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