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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생인가 살생인가

기사승인 2018.03.19  13: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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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0일, 새만금 신시광장 하늘에 오색풍선 1만개가 떠올랐다. 전라북도영산문화축제조직위원회가 첫 영산문화축제를 개최하면서 날린 서원풍선이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8호 영산작법 대중화를 기원하고 새만금 건설로 죽어간 생명을 위로한다는 게 이날 행사의 취지다. 그러나 이날 허공으로 날린 1만개 풍선은 그 취지를 무색케 한다.

영국 해양보호협회에 따르면 각종 행사 때 날린 풍선의 13%가 바람을 타고 떠돌다 터져 조각으로 흩어지고 80%는 바람이 빠진 채 바다와 숲으로 떨어진다. 사람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 쓰레기로 남겨진 풍선들은 곧 무서운 존재로 돌변한다. 굶주린 동물들이 풍선조각을 먹이로 착각해 이를 삼켰다가 호흡을 못하거나 소화관이 막혀 죽음에 이른다. 풍선과 함께 날린 리본은 동물의 몸과 다리를 휘감아 깊은 상처를 입히기도 한다. 몸에 엉킨 끈을 풀려고 몸부림치다 비참하게 죽음을 맞는 동물들도 많다. 바다에서 썩지 않고 돌아다니던 풍선은 해양 동물에도 큰 피해를 끼친다. 풍선을 해파리로 착각해 먹다가 죽은 바다거북의 사례도 있다.

피해 심각성을 인지한 영국의 도시 50여곳은 지난해 풍선 날리기 행사를 전면 금지했다. 국내의 경우 지난해 5월 풍선 날리기를 금지한 창원시를 시작으로 일부 변화의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인식이 낮고 규제도 미미한 탓에 풍선 날리기는 각종 행사에서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인식 부족으로 인해 좋은 의도가 엉뚱한 결과를 낳게 되는 경우들이 불교계 행사에서 종종 벌어진다. 방생법회 때 외래어종 방류로 인해 나타난 토종어류 생태계 혼란도 그 예다. 환경파괴는 물론 생명이 제대로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까지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넓은 의미의 방생이라는 점에서 씁쓸함을 남긴다.

인간중심의 생각에서 벗어나 자연과 환경, 더 나아가 모든 생명을 중시하는 인식 전환이 요구되는 시기다. 나의 소비가, 생활습관이 주변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매 순간 알아차리는 것이 곧 부처님 가르침을 삶 속에서 실천하는 일이다.

   
▲ 임은호 기자
이날 축제 대회사에서 위원장은 “새만금으로 죽어간 어류축생들의 무주유주 고혼을 천도한다”고 했다. 천도하기 전에 먼저 ‘산 생명을 해치지 않겠다’는 불살생을 실천하는 게 우리의 몫이 아니었을까?

지역사찰 곳곳에서는 지금 봄을 즐기며 축제준비가 한창이다. 이제는 즐기는 것만이 아닌 동물과 환경을 해치지 않는 상생의 축제를 고민할 때다.

eunholic@beopbo.com


 

[1432/ 20183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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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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