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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심 김윤옥 여사

프랑스의 유명 브랜드 에르메스가 대중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인 김윤옥 여사가 재미사업가로부터 에르메스 가방을 선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부터다.

고가 브랜드 가방 선물 논란
연꽃보다 혼탁한 물과 비슷
법명처럼 내면 연꽃 피우길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에르메스가 뇌물로 이용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국정농단 사태에서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 부인이 사업가에게 뇌물로 받은 물건이 에르메스 가방이었다. 학력위조와 로비로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신정아씨 역시 에르메스 제품을 활용해 정·관계 인사들과 친분을 쌓았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윤옥 여사가 선물로 받은 가방은 3000만원대에 이른다. 가방 안에 3만 달러도 들어있었다니 법적 시비를 비켜가기 어렵게 됐다. 김 여사는 우리금융의 뇌물과 국정원의 특수활동비를 수수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이 전 대통령에게 인사청탁 등 목적으로 건넨 20억원 중 일부가 그녀에게 흘러간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진다. 게다가 2011년 국정원이 10만 달러 상당의 특수활동비를 김 여사에게 전달했다는 정황까지 포착됐다. 이러다 보니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고 호기 부리던 이 전 대통령에 이어 그녀도 검찰 소환조사와 처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 여사는 남편 이 전 대통령과 함께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이 전 대통령은 장로였고, 김 여사는 권사였다. 하지만 그녀는 남편과 마찬가지로 기독교 신앙의 가치를 살려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실현하는 데 관심을 두지는 않은 것 같다. 오히려 지금 불거진 의혹들은 그녀가 권력을 지렛대 삼아 재산을 축적하고 자기 사람들 챙기기에만 급급했음을 보여준다.

김 여사는 2011년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통령 남편과 함께 무릎을 꿇고 통성기도를 했다. 공적 신분을 망각한 유례없는 종교편향 사례로 꼽히는 사건이었다. 이런 그녀가 직접 사찰을 찾아 불교모임에 가입했던 적이 있다. 대선 과정인 2007년 10월20일 불교단체가 주관한 행사에 참여해 회원 가입과 더불어 연화심(蓮華心)이라는 법명까지 받았다. 불자들 표를 얻으려는 의도였겠지만 기독교계가 반발하자 이 전 대통령은 “절에서 하는 법회에 참석했다는 것은 잘못 알려진 사실”이라며 “우리 부인은 저보다 더 앞서가는 기도꾼”이라고 거짓 해명해 논란을 낳기도 했다.

불경에는 케마라는 최고 권력자의 부인 얘기가 나온다. 부처님 당시 강대국인 마가다국 빔비사라왕의 아내였던 케마는 끝내 권력과 부에 도취되지 않았다. 그녀는 오히려 이 모든 것을 내려놓은 채 출가해 큰 깨달음을 얻은 후 이렇게 노래했다.

▲ 이재형 국장
“욕락은 이제 내게 있어서는 즐겁지 않은 것이다. 쾌락의 즐거움은 모두 파괴되고, 무명의 암흑덩어리는 산산이 부서졌다. 나는 올바르게 깨달은 최고의 스승에게 귀의해 그분의 가르침을 실천함으로써 모든 괴로움에서 벗어났도다.”

김 여사가 받은 연화심이라는 법명은 혼탁함 속에서 피어난 연꽃처럼 청정한 마음을 일컫는다. 지금 드러난 사안들로 볼 때 그녀는 연꽃이 아닌 혼탁한 물에 가깝다. 참회하고 발심하는 데 늦고 빠름은 있지 않다. 이제 연화심 김 여사가 내면의 연꽃을 피워내는 첫 시작이 진실함과 참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재형 mitra@beopbo.com


[1433호 / 2018년 3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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