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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려노후복지는 종도의 권리

기사승인 2018.03.26  11:2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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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으로 정월이 가기 전에 인연 있는 노스님을 찾아뵈었다. 맑고 카랑카랑 하시던 예전 모습에 비하면 많이 쇠약해지셨다. 노스님께서 상주하시는 곳은 연세가 드셔서 선원에 갈 수 없거나 포교일선에서 활동할 수 없을 때, 또는 아직은 젊지만 건강이 허락지 않은 비구니스님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그곳에서 스님들의 살아가는 면면을 생각하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으로 태어나 부처님 제자로 살아가는 삶이 평범하지는 않지만 세간과 출세간에서 사회와 국가를 구성하는 한 일원이라는 공통분모 안에서 생각해 보면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다 이 세상 여행 잘 마치고 떠나는 것이 모두의 바람일 것이다.

그래서 국가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라고 우리나라 헌법에 명시되어있다. 국민의 기본권으로 평등권, 자유권, 참정권, 청구권, 사회권 안에서 정리되어 있다. 그러니까 세간이나 출세간에 사는 모든 국민은 헌법에 의해 인권을 보호받으며 행복하게 살 권리를 갖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출가해서 부처님 제자로 살아가는 우리는 일반적인 행복추구권에 대해 일정한 부분을 스스로 포기하고, 나름 수행을 수단과 방법으로 선택했으며, 국가가 정한 헌법과 법률에 더하여 승가의 종헌 종법, 개인의 계율까지 지키겠다는 의지를 갖고 출가한 것이다.

한 개인으로서 수행자의 삶을 스스로 선택 했기에 청빈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알고 있지만, 평생 수행 정진하며 조계종 안에서 불사와 포교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살아온 스님들의 노년을 위해 종단은 그 해결책을 제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이웃 종교에서는 그 단체로 출가한 이후의 삶은 마무리까지 교단 안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구축 되어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종교 중에 가장 역사가 오래 된 불교가 구성원들의 복지는 가장 열악하다고 할 수 있다. 각자 알아서 이 종단으로 왔으니 알아서 이 제도에 적응하며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암묵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승가의 전통인 공동체의 생활을 떠나 나름 노후를 준비한다는 명분으로 각자 살아갈 곳을 준비하기 위해 크고 작은 토굴을 마련하게 된다. 이러한 분위기를 종단은 예산과 더불어 이런 저런 핑계를 들어 방치하는 것이다. 구성원들의 권리는 외면하고 의무만 요구하게 되는 구조가 되어버린 것이다. 종단 구성원들 또한 알면서도 외면하고, 모르기 때문에 외면 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조계종단의 제도는 구성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변해야 한다. 세상은 촌각을 다투며 빠르게 변해가는데 그 변화를 외면 한다면 대중들로부터 공감을 얻기 힘들 것이며, 출가자들 삶의 질이 향상되지 않고는 출가를 권하는데 설득력을 잃을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있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하다고 한다. 그러나 수행자들은 통장 잔고의 많고 적음으로 행복지수를 정하는 것이 아니다.

종단에 대한 소속감에서 신뢰와 존중이 먼저 자리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며, 또한 수행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존중하며 배려할 줄 아는 조계종으로 거듭나기를 염원해 본다. 더불어 이 종단에 들어와 평생을 정진하며 노후를 맞이하는 모든 스님들께서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진명 스님 경기도 시흥 법련사 주지 jm883@hanmail.net
 


[1433호 / 2018년 3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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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명 스님 jm88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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