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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건 호소도 법진 이사장은 묵살

  • 교계
  • 입력 2018.04.02 15:51
  • 수정 2018.04.02 15:53
  • 댓글 10

▲ 3월25일 법진 이사장이 있는 서울 성북구 정법사에서 열린 ‘설봉 스님 단식정진 지지집회’에서는 “우리스님 살려달라”는 호소가 울려 퍼졌다.

목숨 건 호소도 “살려달라”는 절규도 소용없었다. 재단법인 선학원 법진 이사장과 이사들은  노비구니스님의 단식과 사부대중의 요청을 끝내 묵살했다. 청정승풍 회복과 선학원 정상화를 염원했던 노비구니스님과 사부대중은 고립과 출입문 폐쇄를 겪어야만 했다. 법진 이사장이 ‘여직원 성추행’으로 1심서 징역형을 선고 받고 성폭력 치유프로그램 24시간 이수를 명령 받았지만 선학원의 귀는 굳게 닫혀 있었다.

칠순의 비구니스님 단식
난간에 고립·출입문 폐쇄
상좌 등 “살려달라” 요청
“소수 불만세력”으로 폄하
청정승풍 회복 사실상 거부

‘성추행 이사장 사퇴’로 청정승풍 회복을 주장하며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던 서울 아차산 기원정사 창건주 설봉(71) 스님은 사실상 고립됐다. 선학원 재단사무실이 입주해 있는 한국근대불교기념관 2층 난간은 생수로 목만 축이며 버티던 설봉 스님과 선학원 관계자 외엔 누구의 접근도 허용되지 않았다. 상좌스님들이 단식 4일째인 3월24일 건강 체크를 위해 구급차와 간호사를 호출했지만 설봉 스님에게 갈 수 없었다. 선학원 측은 “간호사 외 동행인이 있다면 간호사도 못 간다”고 막아섰다. 난간에서 과정을 지켜본 설봉 스님은 간호사의 건강 체크도 거부했다. 3월23일 저녁부터는 기념관 2층 법당 출입문도 폐쇄하면서 설봉 스님은 휴대폰 충전, 화장실 출입도 불가능해졌다.

두고 볼 수 없었던 사부대중은 3월25일 법진 이사장이 있는 서울 성북구 정법사에서 ‘설봉 스님 단식정진 지지…법진 이사장 즉각 사퇴 촉구집회’를 열었다. 설봉 스님의 목숨 건 단식을 우려하던 목소리는 단식 5일째에 접어들자 “우리스님 살려달라”는 간곡한 호소로 확산됐다. 이마저도 불통이었다.

정법사 입구는 차량으로 막혔고, 대치 중인 사찰 관계자들은 미동도 없었다. 호소에 답이 없자 대중들은 ‘성폭력에서 살인자 될 것이냐’ ‘우리스님 잘못되면 법진은 책임져라’ 등 절규를 쏟아내기도 했다.

설봉 스님과 인연이 깊다는 조윤래(63, 여송)씨는 “인도 빈민촌에 벽돌로 수십채 집을 짓고, 매월 첫째·셋째 주엔 군부대 위문법회를 하는 수행자 설봉 스님을 고립된 난간에서 단식하게 만든 법진 이사장은 참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학원 측은 대화가 아닌 왜곡된 사실을 퍼뜨렸다. 선학원 기관지 불교저널과 불교닷컴 등은 설봉 스님과 시위 중인 선학원 스님들이 “‘조계종지를 봉대한다’를 정관에 삽입할 것과 ‘재단 이사 중 2인을 조계종 임명 이사로 채울 것’과 ‘법인법 수용’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선학원측은 “600개 분원과 포교원 가운데 선미모와 함께 하는 이는 10여개 분원에 불과하다”며 ‘소수 불만세력’이라고 폄하했다. 이에 단식 6일째였던 설봉 스님은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두 매체 어떤 기자도 단식정진 이유와 목적을 (내게)취재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스님이 성추행으로 징역형까지 받고도 버젓이 이사장으로 있기에 선학원의 청정승풍이 무너진다”며 재차 단식 이유를 밝혔다.

설봉 스님은 결국 3월27일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설봉 스님을 지지하고 건강을 염려하던 대중들은 “설봉 스님 뜻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한편 선학원은 3월29일 불교저널 사설에서 ‘선학원 말살’ ‘음모와 중상모략’ ‘분란책동과 폭력만행’ 등 험한 표현을 써가며 “중단하지 않으면 강력 대응하겠다”고 주장했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434호 / 2018년 4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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