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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전 교육원장 무비 스님

기사승인 2018.04.09  16: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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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엄경 읽으면 자신이 가장 부귀한 존재라는 것 알게 됩니다”

   
▲ ‘화엄경’ 81권을 저술한 무비 스님은 “부처님 가르침은 오랜 세월 수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켜 왔고 스스로의 삶을 바꾸는 지침이 돼 왔다”며 “그럼에도 오늘날 불자들이 경전을 멀리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생각해보면 저는 여러 가지로 부족한 면이 너무 많은 사람입니다. 이번에 ‘화엄경’ 81권을 출간했지만 이 또한 저에게는 결코 크게 자랑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늘 부족함을 아는 까닭에 유감으로 남는 일입니다. 35년 가까운 세월동안 원고를 마련하고 책으로 내기까지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물론 그 정도의 우여곡절은 누구에게나 있었겠습니다만, 그 사연은 화엄경 강설 후기에 모두 남겨 놓았습니다. 그리고 화엄경 마지막 권에 수록된 ‘보현행원품(普賢行願品)’은 화엄경의 결론이자 불교의 결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보현행원품 뒷장에도 화엄경 강설을 쓰기까지의 숱한 내력을 간단히 기록해 두었습니다. 제가 화엄경 강설을 쓰면서 겪었던 내력은 이 자리에서 생략하려고 합니다. 우리가 이렇게 만난 순간은 정말 아까운 시간이고 소중한 시간입니다. 그렇기에 소득이 있어야 합니다. 모든 순간의 만남이란 소득이 있어야 합니다. 소득 없는 만남은 삼가야 합니다.

불교에 입문해 여러 경전봤지만
가장 이상적인 불교는 화엄대승
‘화엄경’ 참 의미 제대로 알리려
35년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출간

불자라는 사실로도 부귀한 존재
화엄경 읽지 않으면 그사실 몰라
불자들 부처님 가르침 담겨 있는
경전 읽기 멀리해  안타까울 뿐


범어사는 의상 스님께서 많은 사람들에게 화엄경을 가르치고 화엄 10찰을 세웠습니다. 범어사는 의상 스님이 창건한 바로 그 화엄 10찰 가운데 하나입니다. 사실 고구려 소수림왕 때 불교가 들어온 이후 한참 세월이 지나고 난 뒤 신라시대에 들어서 비로소 불교다운 불교로 안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다름 아닌 원효 스님과 의상 스님에 의해서 불교가 자리를 잡았는데, 그중에서도 화엄불교가 자리를 잡게 된 것입니다. 당시 신라불교는 화엄경이 소의경전입니다. 제가 평생 불문에 들어 경전, 율장, 선에 대한 책을 두루 살펴보았는데,  가장 이상적인 불교, 바람직한 불교, 부처님 뜻에 딱 맞는 불교는 화엄 대승불교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바람직한 불교라는 소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일찍부터 화엄경에 몰두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부족하지만 화엄경을 이와 같은 모습으로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화엄경의 글자 수를 아십니까? 10조9만5048자입니다. 짐작이 잘 안가는 숫자이지요. 아마 해운대 백사장에 있는 모래알 숫자만큼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많고 많은 글자 속에서 딱 두 자만 소개하고 싶습니다. 그 두 글자는 무엇일까요? 바로 ‘십주품(十住品)’에 나오는 ‘생귀(生貴)’라는 말입니다. 태어날 생, 귀할 귀. 부귀하게 태어난다는 의미입니다. 이 세상 사람들 중에서 ‘부귀공명’ ‘부귀영화’를 싫어할 사람은 없습니다.

출·재가자를 막론하고 부귀영화나 부귀공명을 위해 동분서주합니다. 그러다가 발을 헛디디면 큰 집에 가기도 하고 혹은 운명을 달리하기도 하는 등 별별 상황들이 세상에는 펼쳐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부귀한 집안에 태어난다는 말은 무슨 말인가. ‘우리 불자들은 이 세상에서 가장 부귀한 집안a에 태어난 사람들’이라는 의미가 생귀라는 한 마디에 담겨 있습니다. 그냥 부귀한 집안에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종불친생명불자(從佛親生名佛子)라, ‘부처님으로부터 친히 태어난 그 사람, 그 이름이 불자라네.’ 이런 말입니다. 서자도 아니고, 데려온 자식도 아니고, 사생아도 아니고 그야말로 부처님이 친히 낳은 자식이 불자라는 말입니다.

우리 불자들은 모두 부처님으로부터 친히 태어난 자식입니다. 그런데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는 부처님으로부터 친히 태어난 불자인 것은 맞습니다. 불교를 믿더라도, 그래서 진정한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다고 해도, 화엄경을 읽지 않으면 부귀한 집안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불자들은 본래 부귀한 집안에 태어났습니다. 그 신분이 어떻든 따지지 않습니다. 불자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부처님이 친히 낳은 불자인 것입니다. 얼마나 영광스럽습니까. 저는 불자라는 한마디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할 때가 있습니다. 어찌 나 같은 존재가 어떻게 부처님의 아들, 딸인가 말입니다. 얼마나 감동적인 말입니까. 사실 눈물겨운 말입니다.

그런데 화엄경을 읽지 않으면 그러한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부처님 제자로서의 부귀함을 알지 못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부귀한 존재입니다. 부처님의 아들, 딸임에도 불구하고 화엄경을 읽지 않으면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이래도 화엄경을 읽지 않겠습니까. 여러분들도 이 세상에서 가장 부귀한 집안의 가족이라는 사실을 화엄경을 읽고 확인하십시오.

부처님의 경전 한 권 한 권은 그냥 우리 손에 쉽게 온 것이 아닙니다. 현장(玄奬) 법사가 50도를 오르내리는 뜨거운 땅 서역에서 죽음의 위험을 무릅쓰고 17년간 열악한 환경을 여행하면서 가져온 것이 바로 부처님의 경전입니다. 우리가 오늘날 쉽게 접하는 경전이 그렇게 해서 이 땅에 온 것입니다. 누군가는 ‘열하일기(熱河日記)’를 갖고 대단한 이야기라고 하고,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이야기라고 자랑하는데 그것은 17년간에 걸친 여행을 기록한 ‘대당서역기(大唐西域記)’를 구경도 못 해보고 하는 소리입니다. 그것은 부처님 경전을 구해오기 위해 17년간 사투를 벌인 고행의 역사입니다. 그 고행의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 손에 부처님 경전 한 권 한 권이 들어온 것입니다.

그래서 그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는 것입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인도 말로 된 경전을 중국어로 번역할 때 중국에서는 국가의 많은 인원들이 동원이 되었습니다. 그것뿐입니까. 우리가 잘 아는 양무제는 유서, 도서를 다 통달하신 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처님의 경전을 읽고는 불경에 심취했습니다. 그래서 스님들만 불경을 설하느냐, 나도 불경을 설해야겠다면서 곤룡포를 벗어던졌습니다. 그리고 가사를 수하고 나라의 정사를 접어놓은 채 불경부터 배워야 한다며 스스로 불경을 설한 역사가 명명백백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렇게 부처님 경전은 소중한 것입니다. 오랜 세월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스스로의 삶을 바꾸는 지침이 된 것이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이것을 오늘날 우리 불자들은 읽지 않습니다. 불교 경전을 깊이 있게 읽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하물며 그 많고 많은 화엄경을 누가 읽으려 하겠습니까? 그래서 이 좋은 것을 마음만 내면 누구라도 쉽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제가 나름의 노력을 기울여 만들어 낸 것이 바로 이 화엄경 강설 81권입니다.

부처님의 경전은 소중한 것입니다만, 우리 불자들은 이와 같이 귀중한 경전을 등한시 하고 있습니다. 경전은 천지만물과 삼라만상을 모두 금은보화로 바꾸어줍니다. 화엄경 첫머리에는 “내가 정각을 이루고 나니 그 땅은 견고하여 다이아몬드로 이루어져 있더라”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이 구절처럼 전부 다이아몬드로 바꾸는 그러한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이 부처님의 경전입니다. 그래서 혼자만 그런 것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자손만대에까지 누리고 나아가 사람들을 모두 부처님으로 만드는 경전이 화엄경입니다. 저는 내가 어떻게 화엄경을 썼느냐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화엄경의 소중한 의미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나온 것입니다.

저는 화엄경 10조9만5048자를 한 문장으로 줄인다면 이렇게 표현합니다. “아름다워라 세상이여, 환희로워라 인생이여, 아 이대로가 화장장엄 세계요, 이대로가 청정법신 비로자나불이로다”입니다.

부귀한 집안에 태어났다는 사실, 우리는 모두 이미 세상의 부귀한 집안에 태어났다는 사실에 대해 책을 통해 실증적으로 보여드렸습니다. 제가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해서는 저보다 다른 분들이 더 잘 알고 계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저는 총무원에 화엄경 1000질을 기증했습니다. 또 그 외에도 개인적으로도 기증한 경전이 2000질이 됩니다. 그래서 합하면 3000질이 됩니다. 액수가 얼마라고는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저는 이렇게 부자로 삽니다. 왜냐하면 저는 부귀한 집안에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저만 부귀한 집안에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 모두 다 부귀한 집안에 태어났습니다. 다 부귀한 집안이기 때문에 다 하실 수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마도 저처럼 화엄경을 골똘히 읽지 않으셨던 것 같습니다. 저처럼 골똘히 읽기만 하면, 저 같은 신세, 저 같은 신세로 말씀드리자면 참으로 숱한 사연이 있습니다. 저 같은 신세여도 그렇게 화엄경을 보시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제가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대만 성엄 스님의 ‘108자재어’는 무려 오늘날까지 단행본만 12만5000권을 법공양했습니다. 또 온갖 사경집, ‘작은 임제록’, ‘사람이 부처님입니다’, ‘보살계를 받는 길’ 등 단행본 수십만 권을 보시했습니다. 화엄경보다도 수십 배가 많을 겁니다. 제가 1988년 올림픽이 열리던 해 범어사에 왔을 때부터 그 일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30년 동안 해왔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는가. 부귀한 집안에 태어났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아무튼 오늘 총무원장스님의 배려로 이렇게 훌륭한 회향식을 갖게 되어 너무나 눈물겹고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정리=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이 법문은 4월4일 금정총림 범어사 보제루에서 봉행된 ‘무비 스님 대방광불화엄경 강설 봉정법회’에서 무비 스님이 설한 것을 정리한 것입니다.

 

[1435호 / 2018년 4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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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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