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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줌머인 희망 발원하는 설축제 펼쳐

  • 사회
  • 입력 2018.04.10 00:44
  • 수정 2018.04.13 17:29
  • 댓글 1

▲ 올해로 16회를 맞이한 보이사비 축제는 줌머인들만의 축제에서 나아가 지역민과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김포지역 문화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4월8일, 김포 통진두레문화센터
줌머인연대, '보이사비 축제' 개최
불교정체성 지키고자 매년 진행
16회 맞이해 지역 축제로 우뚝
“인권·자치권 회복에 연대” 당부

“바뚜르뚜르!(환영합니다!)”

재한줌머인연대(회장 라트마 차크마, 이하 줌머인연대)는 4월8일 김포 통진두레문화센터에서 줌머인 설날을 기념하는 ‘2018 보이사비(Boisabi) 축제’를 개최했다. 줌머인들은 타국에서 진행하는 설 축제를 고국의 인사로 힘차게 시작했다. 2002년 10여명의 줌머인이 주축이 돼 재한줌머인연대를 출범하고 다음 해부터 주최했던 축제가 벌써 16회를 맞았다. 낯선 땅에서의 설날이지만 희망을 발원하는 마음은 한결같다.

김포시 양촌리에 자리잡은 재한줌머인연대는 방글라데시에서 망명한 줌머인 난민공동체로 이를 구성하고 있는 줌머인들은 방글라데시 남동쪽에 위치한 치타공 산악지대의 선주민들이다. 이슬람 국가이자 벵갈인이 대부분인 방글라데시에서 불교를 믿고 불교적 생활방식을 따르고 있는 소수민족인 이들은 종교·인종 탄압의 대상이었다. 방글라데시가 국가로 형성되기 이전부터 그 지역에서 살고 있었지만 점점 심화되는 탄압으로부터 목숨을 보호하고 종교적 신념을 지키기 위해 한국 등 세계 각지로 망명했다.

▲ 줌머인 활동가 토크쇼에 패널로 나선 프랑스, 방글라데시, 한국 주재 활동가들은 한목소리로 “줌머인들의 인권과 자치권 회복에 연대해 달라”고 호소했다.
‘보이사비’는 줌머인들의 가장 큰 축제다. 줌머인들은 이날을 지난해 동안 겪은 고통에 마침표를 찍고 새로운 마음으로 한 해를 맞이하는 날로 여긴다. 한국에 살면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축제를 개최할 수 있었던 것은 민족에 대한 강한 자긍심과 고향인 치타공 산악지대에서의 탄압을 한국사회에 알리고자 하는 간절함 때문이었다. 이제 보이사비 축제는 줌머인들만의 축제에서 나아가 지역민과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김포지역 문화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행사는 기념식, 활동가 대담, 전통문화공연, 음식 나눔으로 진행됐다.

라트마 차크마 재한줌머인연대 회장은 “보이사비 축제 기간은 다툼과 혐오, 선입견에서 자유로운 신성한 날로 전통적으로 어느 누구도 차별하지 않는 시기”라며 “방글라데시 현지를 비롯해 세계 여러나라에 흩어져 있는 줌머인들이 함께 이날을 기념한다. 여러 꽃들이 피어나 봄이 만개하는 때 한국인들과 함께해 행사가 더욱 다채로워 졌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 이날 줌머인 연대는 법보신문에 “치타공산악지대 줌머 선주민의 인권문제를 한국 사회에 알리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며 감사장을 전했다.
주이자 김포시 여성가족과장은 “오늘의 행사로 한국인과 줌머인들이 서로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지고 공존하며 살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축하했다.

이날 줌머인연대는 줌머인들이 한국사회에서 뿌리내릴 수 있게 도와준 단체에 감사장을 전달했다. 법보신문에도 “치타공산악지대 줌머 선주민의 인권문제를 한국 사회에 알리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며 감사장을 전했다. 본지는 2003년부터 줌머인 관련 소식을 지속적으로 보도해 왔으며 이주민돕기 사업을 통해 갑작스런 부상으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줌머인을 지원했다. 

기념식에 이어 진행된 2부 줌머인 활동가 토크쇼에 패널로 나선 프랑스, 방글라데시, 한국 주재 활동가들은 한목소리로 “줌머인들의 인권과 자치권 회복에 연대해 달라”고 호소했다.

상기타 차크마 재한줌머인연대 여성대표는 “난민 생활이 길어지면서 줌머인 2세들의 정체성 혼란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더 이상의 난민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글라데시 정부에 국제사회의 압력을 강화해 달라”고 촉구했다.

라트나 차크마 재한줌머인연대 회장은 방글라데시 현지 상황을 전했다. 라트나 회장은 “올해 1월에도 무장한 군인이 줌머인 가택에 침입해 두 소녀를 강간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줌머인들의 인권을 위해 일하는 17~19세 청년 97명이 체포돼 목숨을 잃거나 아직까지 풀려나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글라데시의 줌머인 탄압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이 줌머인들에게 난민의 지위를 인정해 준 것에 대해 무척 감사하다”며 “체류 인정과 더불어 일 할 수 있는 권리를 함께 부여해준다면 줌머인들이 정체성을 지키며 한국사회에 융화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재한줌머인연대는 4월8일 김포 통진두레문화센터에서 줌머인 설날을 기념하는 ‘2018 보이사비(Boisabi) 축제’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방글라데시 스하드란카르 마하데로 스님, 프랑스 줌머인 불교사원 주지 아누모다시 스님과 제인 윌리암슨 UN난민기구 법무관, 시나폴슨 UN인권기구 서울사무소장, 줌머인연대 회원, 한국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사부대중150여명이 참석했다.

김포=조장희 기자 banya@beopbo.com

[1436호 / 2018년 4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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