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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웃음과 기억력 증진법

기자명 강경구

배짱 좋게 상황을 긍정할 때 부처가 탄생한다

회사 생활에서 어려운 것 중 하나가 동료와의 인간관계다. ‘회사 동료들만 제치면 내가 승진권에 들어갈 수 있다’는 속담이 공공연하게 유행하는 곳이다. 시민들 사이의 인간관계는 긴장의 연속이다. 그러나 그것도 이제는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동료 질시 받을 때 포용으로 대응
무능한 사람도 내 생활에 도움돼
정권다툼한 선비들 앙금처리법은
뭐든지 웃어넘기는 ‘골계의 미학’

동료들의 질시는 ‘내 능력에 대한 절대 평가’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 질시를 많이 받는 사람이 유능하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그러나 질시가 비판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은 용납할 수 있어도 음해나 중상모략, 인간적 모욕, 성적 희롱 등의 방식으로 쳐들어오는 것은 용서하기 쉽지 않다.

질시를 묵살할 수는 있지만 질시를 포용하기는 어렵다. 그런 만큼 질시를 감내하기가 힘들다. 그 해결의 첫걸음은 뜻밖에도 포용과 공생이다. 우선 질시하는 사람은 분명히 나보다 무능한 사람임을 각성해야 한다. 질시를 겉으로 분출하는 순간 나는 그 사람보다 한 등급 강등되는 것이다. 세상에 유능한 사람들만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우리는 이미 자살했을지도 모른다. 너무도 무미건조하고 재미없고 평탄하고 순탄하여 생의 의욕이 다 고갈되었을 것이다.

무능한 사람이 나를 살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무능한 사람들과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물론 질시를 받는 순간 몸을 굽혀서 못난 척, 못생긴 척하면 간단히 처리된다. 그러면서 무능한 사람들이 내 일에 크게 도움이 되어 밥 먹고 살 수 있게 해준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으면 된다. 대인 관계가 원만하지 않으면 인생길은 정상 궤도를 오르기 어렵다.

조선시대에는 치열한 당쟁과 정권 다툼으로 선비들 사이에 감정의 골이 깊었다. 그렇게 수십 년이 지나가면서 양반사회에는 새로운 정서 앙금 처리법이 유행하였다. ‘골계의 미학’이라고 한다. ‘골계’는 무엇이든지 웃어넘길 수 있는 뱃장을 의미하기도 하고 권위와 맹신에 대한 조롱도 깊숙이 녹아들어 있었다. 그 ‘골계’의 대가들이 역사 속에 유명한 ‘오성(이항복)과 한음(이덕형)’, 정수동, 김삿갓 등이다. 우리나라 문화는 별로 바뀌지 않는다고 필자는 믿는다. 학문을 숭상하는 전통도 그대로이고 질시가 만연하는 풍조도 그대로이다. 그러한 불변의 환경 속에서 생존의 철학 역시 그대로 생명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덕이 높은 스님들은 하나같이 골계의 대가였다. 도는 유교나 불교나 한 길로 통한다.

나의 조그만 능력이 한바탕 웃음거리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웃음거리가 될 수 있어서 너무도 좋다는 그런 깨달음이야말로 ‘골계’의 기본이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면 그 날부터 “웃음 한 번 웃자, 잘 한다 잘해” 외쳐 보자. “내 능력이 웃음거리가 될 만하다고? 좋습니다” 긍정해 보자. 거기에서 부처가 탄생하는 것이 아닐까?

강경구 의학박사·열린서울내과의원 원장 sudongzu@daum.net
 

[1441호 / 2018년 5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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