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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인천 옥련동 호불사

부처님 가르침 배우고 실천해 선연을 짓다

▲ 인천 호불사는 사부대중의 십시일반 원력으로 자비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사진은 2010년 자비의 쌀 보시행사 모습.

인천 연수지역은 삼국시대부터 중국 등과의 교역이 이뤄진 국제교류의 중심지이다. 현재도 우리나라 국제교류의 중심인 송도국제도시가 위치하는 등 그 역할과 위상은 변함이 없다. 교류를 위해, 교역을 위해 배를 타야했던 옛사람들에게 바다는 예측할 수 없는 도전 그 자체일 터. 송도 앞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청량산 능선따라 사찰들이 들어선 것도 아마 이러한 연유일 것이다. 바로 그 청량산 중턱에 연수 사람들의 도량 호불사가 자리하고 있다.

‘배움·실천·공덕’ 모토로
가연회 구성해 참 불자 양성
공부한 만큼 나눔으로 회향
자제공덕회 같은 도량 목표

보호할 호(護)·부처 불(佛), 호불사는 부처님의 진리와 자비광명이 만중생의 가슴마다 새겨져 영겁에 길이 남길 바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2010년 입적한 일붕선교종 종정 붕해 스님이 인연을 맺기 전까지 이곳은 ‘청룡사’라는 이름의 작은 암자였다. 청룡사는 연수 사람들에게 특별한 곳이었다. 물맛이 좋을 뿐 아니라 약수로 소문난 청룡사 석간수(石間水) 때문이다. 지금도 이 석간수는 많은 이들이 찾고 있어 구청에서 자외선 살균 소독장치를 설치해 관리하고 있을 정도다. 붕해 스님은 1974년 운수행각 중 이곳에 도착했고, 전법을 통한 중생제도를 서원하며 청룡사에 뿌리를 내렸다. 그리고 서원한 내용 그대로 사명을 ‘호불사’로 개명했다.

10명이 앉아 법회를 보기에도 비좁았던 호불사는 현재 대웅전과 극락전, 요사, 산신각, 해수관음상 등을 갖춘 여법한 도량으로 변모했다. 1996년 경원 스님이 주지로 부임하면서 가람 정비에 나선 이후의 변화다. 특히 경원 스님은 도량을 일신하는 것만큼이나 지역 주민들을 위한 자비나눔 활동에 관심을 기울였다. 매년 부처님오신날을 즈음해 지역 어르신들을 모시고 경로잔치를 여는가 하면, 구청의 추천을 받아 어려운 환경에도 학업에 매진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또 연말에는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자비의 쌀을 보시하고, 호불사 신도들로 하여금 어르신 말벗 되어드리기, 장애인 이동지원, 목욕봉사 등에 동참토록 이끌고 있다.

연수 사람들이 호불사를 ‘인심 좋고, 사람 좋은 절’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이 같은 활동들은 ‘배운다, 실천한다, 인연공덕한다’는 붕해 스님의 가르침을 구체화한 결과다. 대부분 항구도시가 그렇듯 인천의 불교도 기복이 중심이었다. 이 같은 현실을 벗어나지 못하면 발전도 없다고 생각한 경원 스님은 주지 취임 직후 바른 법을 배우고, 배운 법을 실천하는 불자모임 ‘가연회(家蓮會)’ 구성을 추진했다. 맹신이 아닌 불자다운 불자를 양성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불자로서의 갖춰야 할 기본교리는 물론 ‘금강경’ ‘법화경’ ‘지장경’ 등을 모두 한글로 번역해 한 달에 두 차례 공부하는 자리를 만들고, 공부모임 이후엔 반드시 회향하도록 지도했다. 회향은 보시든, 운력이든, 봉사활동이든 자신의 형편과 시간에 따라 선택하도록 했다. 이렇게 모연된 원력들이 경로잔치로, 장학금으로, 자비의 쌀로, 봉사로 회향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호불사 자비나눔 활동은 불자들의 십시일반으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호불사는 현재에 만족하지 않는다. 지난 3월 대만불교 성지순례에서 불광산사의 인재불사와 자제공덕회의 봉사활동을 확인하고, 지금 호불사가 걷는 그 길이 결코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했다. ‘공부하는 불자, 실천하는 불자, 인연공덕 짓는 더 많은 불자를 양성해 더 넉넉한 마음으로 회향하자.’ 호불사가 품은 발원이자, 호불사가 일구어갈 미래다.

인천=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문화로서 불교 전달해 젊은세대 관심 유도”

호불사 주지 경원 스님

 
“호불사가 위치한 청량산은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곳으로 최근에는 산책로와 등산로를 정비해 둘레길이 조성됐습니다. 때문에 연수 주민뿐 아니라 인천시민들의 나들이 장소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화장실 정비, 수곽 설치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제공해 호불사가 청량산의 명소이자 사랑받는 도량, 휴식을 주는 도량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주지 경원<사진> 스님은 지금의 호불사를 50점으로 평가했다. 진정한 연수 주민들의 사찰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더 많이 공부하고 회향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스님은 “호불사는 가연회를 비롯해 육법공양팀, 인드라합창단은 물론 연수 주민들의 관심과 지원으로 성장한 사찰”이라며 “현재 호불사의 나눔활동들은 십시일반 모아준 그 관심과 정성을 지역 주민들에게 되돌려주는 불사이기에 만족할 수도, 멈춰 설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호불사의 역할은 교육을 통해 깨어있는 불자를 양성하고, 부처님 가르침에 따라 실천하도록 지도하는데 있다”며 “100점 호불사가 되기 위해선 가연회를 확대하고, 그 동력을 기반으로 더 왕성히 활동해야 한다. 가연회가 커질수록 호불사의 대사회적 역할도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가연회 확대를 위한 방안으로 스님은 일요법회, 템플라이프, 숲학교 등을 기획하고 있다. 인근 송도국제도시의 성장과 함께 증가하고 있는 젊은세대를 호불사로 불러 모으기 위한 방안이다. 스님은 “요즘 젊은세대는 이익이 없으면 관심을 갖지 않는다”며 “어른들에겐 ‘쉼’을, 아이들에겐 ‘자연’을 주제로 불교와 불교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불자다운 불자는 우선 불교에 친근함을 느끼고,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 이후에 가능하다”며 “일요법회, 템플라이프, 숲학교 등 문화로서 불교를 전달해 젊은세대로부터 불교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원 스님은 1974년 인천 호불사에서 붕해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출가 이후 포교와 수행에 매진해온 스님은 2012년 일붕선교종 제9대 총무원장에 취임했으며 올 4월 재임됐다. 현재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1353호 / 2016년 7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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