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 대중은 이번 폭염 속에서도 닦고 닦았으니, 오늘 닦은 바를 한마디 해보세요. 그야말로 화중생련(火中生蓮)이라 불꽃에서 아주 시원한 바람을 만나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모두 출가해서 부처님 제자가 된 신분으로 일대사 마치기를 약속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약속한 바를 나는 아직도 본 바가 없으며, 들은 바도 없습니다. 내가 오늘 듣게 하고 보게 해서 나를 즐겁게 해준다면 아마 부처님도 환희심을 내실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하면 부처님 은혜를 무엇으로 갚고자 합니까.
여러분! 폭염보다도 부처님 은혜가 더 크고 더 뜨겁습니다. 오늘을 해제라 하지 말고 쉬어가겠다고 여기세요. 그래서 쉬었다가 다시 모여서 이 모임을 계속 이어가기를 간절히 바라마지 않습니다.
이 모임은 부처님 당시부터 2700년을 이어져 왔습니다. 죽림정사 대밭의 바람이 얼마나 시원한 지 모두 아시겠습니까? 죽림정사의 바람을 쐴 때까지 폭염은 생각하지 말고 죽림정사 바람을 생각하세요.
아무쪼록 죽림정사에서 노닐기를 바라며 오늘 해제법문은 줄이겠습니다. 그저 아둔한 말이라 법문이라고 말씀드리기 부끄럽습니다. 마치겠습니다.
[1356호 / 2016년 8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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