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제 보리선수 진푸티상사의 지상법문] 43. 연애의 철학

기자명 법보신문
  • 법공양
  • 입력 2016.08.24 11:01
  • 수정 2016.08.24 11:02
  • 댓글 0

지난 과거 연연해 현재 주위의 행복 놓친다면 괴로움 뿐

 
많은 사람들이 연애를 할 때에 사랑이란 감정 속에 깊이 빠져서 스스로 헤어 나오질 못합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연인과 헤어지게 되면 그 충격을 받아들이지 못해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황은 어떻게 발생하는 것일까요? 바로 우리들의 관념이 충분하고 정확하지가 않아서, 지혜에 장애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젊은 여자 수련생 한 명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그녀는 이전보다 몸이 상당히 뚱뚱해져서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습니다. 그녀는 실연을 겪은 이후 스스로를 괴롭히며 미친 듯이 먹어댔다고 합니다. 저는 진심으로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렇게 계속 먹기만 하면 다시는 연애를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단다. 거울을 들어 너의 모습을 한번 보거라. 이렇게 살이 찐 것을 보니 정말 보기 안 좋구나.”

실연한 뒤에는 절대로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면 안 됩니다. 이런 행동은 건강을 해치는 것은 물론 너무 뚱뚱해 지면 몸무게를 줄이는 일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돈을 낭비하고 고생도 하니 정말 병 주고 약 주는 행동입니다.

이번에는 미국에서 만난 수련생의 이야기입니다. 그녀는 경제적으로는 여유가 있는 편이었는데 어느 날 실연을 하고 저를 찾아와 이렇게 말했습니다.

“선사님, 저는 화가 나면 미친 듯이 쇼핑을 합니다.”

그녀의 말에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대의 그러한 행동은 미국 경제에는 도움이 된다고 하겠지만, 그저 한 컵의 기름을 자동차 연료로 쓰겠다는 것과 같지요. 그대는 언제까지 그렇게 돈을 쏟아 부을 수 있겠습니까? 만약 그대가 몇 백억을 쓸 수 있다면 미국 경제라도 다시 회생할 수 있겠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그대의 쇼핑은 단순히 화를 풀기 위한 행동일 뿐이에요. 나중에는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겁니다.”

그녀는 제 말을 듣고 바로 말했습니다.

“선사님 말씀이 맞습니다. 저는 순간적인 화를 참지 못하고 그 분을 풀기 위해 쓸모없는 물건을 잔뜩 사지요. 그러나 곧 후회하고 되 팔고 싶어져요. 그런데 이 습관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아요. 정말 후회됩니다.”

실연이라는 것은 이미 밑지는 장사인데, 거기다 다시 돈을 써서 미친 듯이 물건을 산다면 더욱 밑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녀와 대화를 나누며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만약에 그대가 그렇게 써버린 돈의 십분의 일이라도 꺼내서 공덕을 쌓았다면 좋았을 텐데. 그러면 그대 역시 공덕부(功德簿)에 자신의 이름을 올릴 수 있었을 것을. 그렇게 쇼핑을 하고도 마음이 풀리지 않으니, 옆에서 지켜보는 내 마음도 이렇게 아프구나. 이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인가!’

이런 상황도 있습니다. 몇 번의 실연을 경험하면 남자는 “천하에 좋은 여자란 없다”고 말하며 여자는 “천하에 좋은 남자는 없어”라고 말합니다.

자신이 실연을 했다고 자신의 부모 형제자매를 모두 포함한 세상의 모든 여자, 남자를 함께 싸잡아서 욕하는 셈입니다. 실연하고 나서 이렇게 말하는 것은 스스로 돌파구를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돌파구를 찾았다면 연애한다는 것은 실연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또 다른 길을 찾았다는 말이니 이처럼 코너에 몰린 것처럼 극단적으로 말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예전에 제 어머니는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물에 빠져 죽는 사람은 모두 수영을 할 줄 아는 사람이다.” 스스로 수영을 잘한다는 생각에 겁 없이 물에 뛰어들었다가 다시 나오지 못하고 마는 것입니다. 수영을 할 때는 마땅히 옅은 곳에서 시작해야 하며, 단번에 깊은 곳으로 들어가서는 안 됩니다. 연애도 이와 같은 이치입니다. 연애에 깊이 빠져 들어가면 갈수록 실연했을 때 그 고통도 더욱 큽니다.

좋은 물건이라고 꼭 나에게 속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설령 마음의 전기에 감응되었다고 할지라도 그대에게 속하지 않는 것이라면 억지를 부리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때 그 아름다움은 아주 쉽게 변해버릴 수 있습니다. 사람의 감정도 이와 같아서, 그대가 좋아한다고 해서 바로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서로 사랑하는 것은 쉽지만 함께 지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있을 때에는 서로의 인연을 아끼고 소중히 해야 합니다. 만약 헤어지더라도 서로를 축복해야 하며, 자신과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바보 같은 행동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대에게 속하지 않는 인연을 억지로 잡고 있다고 하여도 그것은 일시적인 것이고 영원히 소유할 수는 없습니다.

번뇌가 생기게 되면 스스로에게 얼마간 시간을 주고 천천히 생각하며 마음을 가라앉히도록 해보세요. 그렇게 하면 시간은 그대에게 가장 좋은 답을 알려 줄 것입니다. 한번 지나간 역사는 고칠 수 없듯이, 고통의 순간 역시 뒤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시공을 초월해 과거로 돌아가 고통의 원인을 제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로지 현재 자기 자신의 생각을 바꾸는 것으로 그 고통을 해결 할 수 있을 뿐입니다.

우리들은 일상생활을 하는 가운데 자주 화를 냅니다. 때로는 자기가 잘못한 일도 다른 이를 탓하며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고 인식하지도 못합니다. 그대가 성현이 아닌 평범한 사람이기 때문에 허물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문제는 자기의 잘못을 자각할 수 있는 사람이 매우 적다는 점입니다. 다른 사람이 우릴 나무라고 욕하고 벌한다면 그것을 원망하기에 앞서, 그 일이 일어나게 된 원인을 반드시 생각해야 합니다. 그것은 아마도 하늘이 준 기회이고 인연일 수도 있습니다.

만일 두 사람이 서로 다투어 불쾌한 일이 생겼다면, 그건 두 개의 인연이 한꺼번에 동시에 닥친 것을 의미합니다. 이때에 우리는 서로 반대의 입장에 서서 상대방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충돌을 일으킨 두 개의 인연은 바로 순탄하게 넘어가는 인연으로 바뀌게 됩니다.

다시 강조해서 말하자면, 번뇌가 생길 때에 가장 좋은 약은 다름 아닌 시간입니다. 곤란한 일을 당했을 경우 그 순간에는 몹시 화가 나지만 하루 이틀이 지나면 그 일을 보는 시각은 크게 달라집니다. 그러므로 문제가 생겼을 때에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천천히 생각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십시오. 그러면 시간은 그대에게 가장 좋은 답을 알려줄 것입니다.  

제가 아는 타이완의 한 사업가는 사업수완이 좋아 큰 부자가 되었지만, 건강은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그는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가족들에게 모든 시중을 들게 했습니다. 그러나 그가 저와 함께 선 수행을 공부한 이후, 그런 행동들이 조금씩 고쳐졌습니다. 하루는 그의 부인이 찾아와 말했습니다.

“선사님, 하루는 일이 있어서 조금 늦게 집으로 돌아왔어요. 남편이 또 크게 화를 낼 거라 생각했는데, 놀랍게도 남편이 주방에서 저녁을 준비하고 있지 뭐예요.”

그녀는 예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남편의 변화된 모습을 보고 자신도 선 수행을 배우기 시작했고, 누구도 바꾸지 못하던 남편의 나쁜 습관들을 선 수행으로 완전히 바꾸었다며 만나는 사람마다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는 선 수행을 공부하면서 ‘하나의 결과만을 기다리며, 생활을 헛되이 보내서는 안 된다’라는 사실을 배웠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은 사업을 운영함에 있어 원대한 이상을 가지고 사업의 목표를 정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구체적인 숫자도 정해 놓고, 주위의 다른 것들은 돌아보지 않은 채 오로지 자신이 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만 목숨 걸어 힘을 쏟아 붓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을 쓴다면 결국 더욱더 큰 실망감을 맛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그대가 반평생 심혈을 기울인 것이 단지 어떤 목표나 숫자에 도달하고자 한다면 그것을 이루지 못할 경우 인생은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인생이 단지 사업에 성공하고,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한 것일 뿐인가요? 또한 바라던 모든 것이 실현된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할 것인가요? 만약 이루지 못했다면 또 어떻게 할 것인가요?

사람들은 종종 가장 중요한 것을 잊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가장 주목해야 하는 것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당연히 큰 꿈을 가지고 그것을 이루고자 해야 합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그것을 이뤄나가는 중간 과정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인생의 길에서 끊임없이 쌓아온 과정을 향유해야 한다는 것도 반드시 이해해야 합니다.

고단한 하루 일을 마치고 돌아가면, 항상 아내와 아이들, 부모님이 당신을 맞아줄 것입니다. 바로 그곳이 당신의 집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가족이 아닌 냉정하게 예의만 차리는 누군가가 문 앞에서 당신을 기다린다면 그곳은 감옥이나 호텔일 것입니다. 그곳은 가족이 주는 안정감과 행복감은 찾을 수 없는 그저 단순한 숙소에 불과할 뿐입니다. 그러나 집에는 가족이 있고 순박하고 평범한 일상이 주는 행복으로 가득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를 ‘솥과 냄비의 교향곡’이라 부릅니다.

또한 집에는 퇴근하고 돌아온 그대를 기쁜 표정으로 맞이하는 어린 자식이 있어 그대는 행복합니다. 누구든지 아이의 천진무구한 모습을 보면 몸과 마음의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만약 그대가 자신의 원대한 이상이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며 이러한 상황을 오히려 번거롭게 생각한다면, 아이의 노는 소리를 그저 시끄러운 소음이라고 여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일들이 오래토록 지속되면 그대는 점점 가정의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는 불행한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마음이 오래도록 쌓이고 쌓인다면, 언제나 하늘은 회색으로 덮여있고, 무엇이든 마음에 들지 않으며, 온종일 누구와도 교류도 하지 않은 채 자신만의 공간에 스스로 갇혀버릴 것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설사 어느 날 목표했던 꿈이 이뤄진다 한들 그것이 그대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오로지 하나의 이상만을 좇아가려고 하지 말아야 합니다. 다시 정확하게 말하면, 살아있고 또 살아가는 것 자체를 희망과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살아가는 원동력을 잃어버리게 되어 인생을 망칠 수 있습니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살아가는 과정 하나하나에서 나오는 소소한 기쁨과 친구와 동료, 가족과 친척과의 교류를 통해 행복을 느끼고 마음을 써서 체험하고 아끼는데 있습니다. 그 행복은 가족 구성원이 함께 느끼는 것으로, 매일 그것을 세세하게 느끼고 맛보는 가운데 비교할 수 없는 행복을 향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의 일생은 매 1분 매 1초가 쌓이는 것이고, 한 점(點), 한 방울이 모이는 것입니다. 만약에 1년 365일 가운데 300일 동안 행복할 수 있다면 그대의 인생은 아름다운 인생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이 실현될 먼 미래만을 공허하게 기다린다면 그 기다리는 과정에 그대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까요? 행복할 수 있을까요? 오로지 인생의 모든 과정을 중요시하고 체험하면서, 더불어 꿈을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아야 비로소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인생 과정 가운데 순간순간 맞이하는 시고 달고 쓰고 매운 맛은 이미 지나간 것입니다. 현재를 직시하며 지금 내 옆에 있는 가족과 친구를 아끼고 사랑해야 비로소 풍부하고 값진 인생을 창조할 수 있습니다.

진푸티상사 저서 “깨달은 눈으로 본인생’중에서 (번역:권중달)
보리선수 약사선원 T.1661-0803

[1356호 / 2016년 8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