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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혜국 스님과 ‘신심명’

새벽마다 2시간씩 빨간펜으로 집필
시대 맞는 재해석 불교출판 에너지

“부처님의 핵심 가르침인 중도연기를 가장 간단명료하게 보여주신 내용이 바로 이 ‘신심명(信心銘)’입니다. 그래서 옛 스승들은 ‘신심명’을 바로 보면 중도연기를 바로 보는 길이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그만큼 ‘신심명’을 귀하게 생각하셨고 수행자라면 누구나 ‘신심명’을 외우도록 했습니다.”

경전과 조사들 어록은
불교 있게한 연결고리
불서읽은 독자의 공감
불서 만들게 하는 ‘힘’

이 시대를 대표하는 선지식으로 존경받는 충주 석종사 금봉선원장 혜국 스님은 평소 ‘신심명’의 대의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시곤 한다. 이렇듯 쉽고도 명확하게 법문을 하신 내용을 글로 풀어 책으로 출간한다면 보다 많은 불자들이 스님의 가르침을 참구하면서 수행하는 데 큰 진전이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혜국 스님이 직접 집필한 책은 ‘신심명’ 한 권이 전부다. 매우 안타깝고 아쉬운 대목이다.

삼조(三祖) 승찬 대사의 ‘신심명(信心銘)’을 주제로 혜국 스님이 집필한 내용을 한권의 책으로 엮어 출간할 수 있었던 것은 ‘법보신문’에 1년간 ‘혜국 스님의 신심명 강설’이란 연재를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평소 스님의 ‘신심명’ 강설CD를 자주 경청했던 필자는 “법보신문 독자들이 매주 ‘신심명’을 공부할 수 있도록 강설CD를 글로 풀어 스님의 감수를 거쳐 글을 게재했으면 좋겠다”며 연재를 제안했다. 그러자 스님께서도 “시간이 별로 없지만 그렇게 하면 연재가 가능할 것 같다”며 동의했다. 그런데 문제는 강설CD를 풀어 쓴 내용이었다. 혜국 스님은 풀어 쓴 내용에 대해 썩 만족스러워하지 않았다. 스님의 ‘신심명’ 강설을 반드시 게재하고 싶었던 필자는 “‘신심명’ 연재를 꼭 싣고 싶다”며 스님께 다시 요청했다. 잠시 고민하시던 혜국 스님은 “시간이 없어서 어렵기는 하겠지만 한번 연재를 함께 해 보자. 법보신문 독자들도 공부가 좀 되지 않겠느냐”고 하면서 “그 대신 매주 연재는 어렵고 격주로 연재를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으로 연재를 허락했다.

결제와 초청법회, 강설 등으로 빈틈없이 시간을 쪼개 쓸 만큼 사정이 여의치 않았음에도 스님은 24회에 걸친 ‘신심명’ 연재를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제때 원고를 집필했다. 새벽 2시 기침(起枕)하는 스님은 두 시간 동안 ‘빨간펜’으로 직접 원고를 수기(手記)해 주었고 이 원고는 석종사의 종무원이 워드프로세서 작업을 거쳐 파일로 완성했다. 인쇄된 원고는 다시 스님의 감수를 받았다. 그런 다음에야 법보신문의 편집 담당자에게 전달됐고 혹시 있을 수 있는 비문이나 오탈자를 수정한 뒤 혜국 스님에게 원고를 다시 보내 또 한 번 감수를 받았다. 매회 원고는 저자인 혜국 스님의 원고 집필에서부터 여러 명의 수고로움이 더해져 완성됐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비로소 1년간의 ‘신심명 강설’ 연재가 마무리 됐다. 1년간 진행된 ‘신심명 강설’ 연재는 마무리와 동시에 기획 및 편집 전문가들로 출간위원회를 꾸려 지난해 6월12일 ‘신심명-몰록 깨달음의 노래’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

부처님의 말씀을 담은 경전이나 역사에 남을 위대한 선지식들의 어록은 부처님의 가르침이 끊임없이 이어지게 한 동력이었으며 연결고리였다. 불교 출판인들이 시대의 언어와 감성에 맞게 쉼 없이 반복해서 경전과 선지식의 말씀을 다시 출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글을 통해 ‘신심명-몰록 깨달음의 노래’를 출간할 수 있도록 복덕인연을 지어준 혜국 스님에게 거듭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스님의 책을 읽은 어느 독자의 짧은 한마디는 경전과 역대 선지식들의 가르침을 불서로 기획하고 만들게 하는 힘을 준다.

“‘신심명’을 향한 혜국 스님의 충만한 신심에서 샘솟는 환희심은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습니다. 스님께서 풀어낸 ‘신심명’을 읽으면서 궁금한 마음들이 사라졌습니다. ‘신심명’ 한 구절 한 구절을 몇 번씩 읽으면서 스님께서는 항상 우리 곁에 계신 우리 모두의 스승이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혜국 스님! 감사합니다.”

남배현 모과나무 대표 nba7108@beopbo.com
 

[1359호 / 2016년 9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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