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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수리, 기술력 위주 입찰제 환영한다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16.09.26 11:19
  • 댓글 0

문화재청이 문화재수리 사업자 선정방식을 가격 위주 입찰에서 기술력 위주 입찰방식으로 전환한다. 기존의 최저가 입찰방식에서 실력위주의 입찰방식으로 수리업체를 선정하겠다는 뜻이다. 멀리 돌아온 감이 있지만 문화재청이 문화재를 문화유산이 아닌 사업적 관점에서만 바라보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뒤늦게 받아들인 것으로 환영할 만하다. 특히 이런 입찰방식이 도입되면 문화재수리 품질의 개선 등 다양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기에 문화재의 60%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불교계로서는 양질의 수리를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문화재수리에 있어 최저가 입찰제는 그동안 상당히 많은 문제점들을 노출시켰다. 문화재수리 사업자들 간에 출혈경쟁으로 협력보다는 질시와 불협화음이 일상화됐으며 이렇게 사업자가 선정되고 나면 부실수리에 따른 문제들이 고질병처럼 따라붙었다. 부실수리는 얼마못가 다시 수리를 해야 하는 도돌이표로 이어졌다. 말이 최저가 입찰이지 결국 돈은 돈대로 들어가고 문화재는 계속 부실화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된 것이다.

문화재는 옛 선조들의 혼이 담긴 뛰어난 예술품이다. 따라서 수리 또한 그 문화재를 빚어냈던 선조들만큼의 뛰어난 실력자들이 나서야 원형을 제대로 살려낼 수 있다. 그러나 최저가 입찰제에 막혀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장인들이 입찰을 받지 못하거나, 오히려 어려운 수리는 피하고 품과 돈이 적게 드는 쉬운 수리에 매달리는 경우도 많았다. 따라서 문화재청이 이런 문제점들을 뒤늦게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사업자 선정방식을 바꾼 것은 5000년 문화대국의 위상에 상응한 시의적절한 조치라고 생각된다.

문화재청은 앞으로 문화재수리 사업자를 선정할 때 기술력과 전문성에 대한 평가 가중치를 크게 높이고 적정 가격을 보장해주는 ‘최고가치 낙찰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수리의 난이도와 규모에 따라 1~3등급으로 입찰등급을 나누고 등급별 심사기준 또한 다르게 적용할 계획이다.

문화재 수리는 단순한 사업이 아니다. 예술혼과 열정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이번 문화재청의 기술력 위주의 문화재수리 입찰방식이 사업수완 뛰어난 사업가형 기능인보다 예술혼과 열정을 가진 실력 있는 기능인을 길러내는 일대 전환점이 될 것이다. 불교계 또한 문화재로 지정된 성보의 수리를 최고의 기능인들에게 맡길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문화재청의 입찰 방식의 전환을 적극 지지한다.

[1360호 / 2016년 9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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