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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김종욱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장

“동아시아불교 담론서 한국불교 미래 모색”

▲ 김종욱 원장은 ‘한국불교 세계화’라는 형식적 표어에 치중하기보다 ‘동아시아불교 세계화’의 실질적 담론에 참여해 그 속에서 진정한 ‘한국불교 세계화’의 단초를 짚어내겠다는 원력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에 ‘최초’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은 어색한 일이 아니다. 1962년 3월5일 국내 최초의 인문분야 대학부설 연구기관으로 문을 연 뒤, 같은 해 10월15일 교계 최초의 불교학 전문 학술지인 ‘불교학보’를 펴냈다. 종립대인 동국대의 정체성을 밝히는 것은 물론 불교와 역사, 문화, 철학 등을 아우르는 연구를 통해 궁극적으로 한국사회에 기여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후 1976년 ‘한국불교찬술문헌총록’ 발행, 1985년 ‘제1회 한일 불교학술회의’ 개최, 1989년 ‘한국불교전서’ 10책 발간, 1999년 ‘한국불교사상총서’ 외국어판 발행, 2001년 ‘불교원전연구’ 창간호 발행, 2003년 ‘조선왕조실록불교사료집’ 전23권 완간, 2005년, 한국학술진흥재단 중점연구소 선정 등으로 불교학 각 분야에서 길을 열어왔다.

첫 인문분야 대학부설 연구기관
교계 최초 불교전문 학술지 발간
중점연구소·HK연구사업 선정 등
불교학계서 위상·역량 확대해

2011년 3월, 21대 원장으로 부임
베이징대·도쿄대·타이완대 방문
동아시아 불교학 학술대회 성사
근대 대표문헌 영역 출판사업도

이러한 활동을 기반으로 불교학계에서 위상과 역량을 쌓아온 불교문화연구원은 2011년 3월, 21대 임기를 시작한 김종욱 원장의 학문적 지향과 만나 또 한 번 새로운 길을 모색하게 된다. 같은 해 8월 ‘글로컬리티의 한국성: 불교학의 문화확장 담론’ 과제가 한국연구재단 ‘인문한국(HK) 연구사업’에 선정된 것이다. 불교문화연구원이 주관하는 인문한국(HK) 연구사업은 학술대회 공동개최, 연구자 상호 파견, 학제적 연구에서 굵직한 성과를 선보이며 전국 사업단 가운데 최고 수준의 평가를 받았다. 또한 한국불교융합학과 운영, IJBTC 발간, 동아시아 4개 대학 불교학 국제학술대회 개최 등으로 활동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취임 당시 “종교로서의 불교학이 아닌 한국학 중심축으로서의 불교학을 지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던 김 원장은 ‘한국불교 세계화’라는 형식적 표어에 치중하기보다 ‘동아시아불교 세계화’의 실질적 담론에 참여해 그 속에서 진정한 ‘한국불교 세계화’의 단초를 짚어내겠다는 원력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이러한 원력의 결실이 바로 동아시아 4개 대학 불교학 국제학술대회였다. 이는 중국 베이징대학 철학과, 일본 도쿄대학 인도철학불교학과, 대만 타이완대학 불학연구중심을 동국대와 묶은 ‘사건’이었다. 동국대를 제외한 나머지 3개 대학은 저마다 해당국가 최고의 국립대이고, 게다가 베이징대학과 도쿄대학은 이미 서울대와 베세토(Beijing-Seoul-Tokyo)라는 이름으로 학문교류를 하고 있었다. 처음 김 원장이 제안했을 때 반응은 싸늘했다. 3개 대학 모두 굳이 동국대와 정기적인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할 이유가 없다며 고사했다. 이에 2013년 2월 베이징대학을 시작으로 7월 도쿄대학, 8월 타이완대학을 직접 방문했다. 서양이 불교학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본류라 할 수 있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이 될 동아시아의 미묘한 기류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긴장관계를 해소하는 역할은, 유일한 공통분모인 불교만이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3개 국립대학으로부터 적극 동참하겠다는 결과를 통보받은 김 원장은 2014년 5월9~10일 동국대에서 첫 ‘동아시아 4개 대학 불교학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할 수 있었다. 당시 김 원장은 “동아시아 인문네트워크를 형성해 세계불교학의 중심을 다시 동아시아로 되돌리고 동아시아 불교문화권 담론을 통해서는 소통과 화해의 초석을 마련하겠다”며 “동아시아 4개 대학 불교학 국제학술대회의 본래 취지가 구현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올해 4월21~22일 북경대에서 ‘동아시아 사회의 종파불교와 지역전통’을 주제로 2회 국제학술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서 3회 대회를 2018년 대만대에서, 4회 대회를 2020년 동경대에서 개최하기로 결의했다. 국제학술대회 안착으로 동아시아 인문 네트워크가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불교학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처럼 인적교류가 담보된 동아시아 불교문화권 담론 형성 작업은 김 원장의 문제의식, 즉 동아시아불교 세계화 선도를 통한 한국불교 위상 강화에 맞닿으며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 밖에도 올해 2월 국제불교문화사상사학회(회장 송석구)로부터 이관 받은 국내 유일의 영문불교학술지 IJBTC는 불교문화연구원뿐 아니라 한국불교 도약의 새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 원장은 리차드 맥브라이드 미국 브리검영대 교수와 함께 편집장으로서 표지·편집체계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컬럼비아대, 보쿰대, 대만대, 북경대 소속 대표연구자들을 참여시켜 국제적 다양성과 학문적 전문성을 확보하는 한편 국내 학술지로는 이례적으로 서평을 게재해 국제학술지로서의 격을 높였다. 김 원장은 IJBTC를 A&HCI와 SCOPUS에 등재시켜 국제저명학술지의 위상을 인정받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근대 한국 문화전통의 지적 역량을 세계인들에게 알리기 위한 ‘근대한국불교 대표문헌 영역출판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고지원사업으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편찬위원장을, 김 원장이 기획편집위원장을 맡아 2017년까지 10종을 영어로 번역한다. 이미 ‘백고회통(이능화)’ ‘근대한국불교개혁론(한용운 외)’ 영역이 끝난 상태다. 내년 8월경 나머지 8종에 대한 영역을 마무리한 뒤 해외 저명 학자와 불자들에게 배포할 예정이다. 내년에 최초의 박사학위자를 배출하게 되는 한국불교융합학과는 불교한문 전문교육기관이다. 한국불교융합학과장이기도 한 김 원장은 세계적 연구소가 되기 위해서는 연구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연구와 교육이 선순환돼야 한다는 원칙을 토대로 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불교와 생태학, 그 만남의 단서’ ‘하이데거와 불교의 자연관 비교’ ‘마음은 흐른다-윌리엄 제임스 심리학과 불교사상의 만남’ 등 여러 논문을 통해 불교학의 지평을 제반학문으로 확장해왔던 김 원장은 최근에는 현대과학의 총아라 일컬어지는 복잡계 이론과 불교의 연기론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의 접목은 궁극적으로 불교의 미래를 열어주는 것으로, 불교가 세상에 기여하게 되는 원동력이 되어줄 것”이라고 말하는 김 원장은, 그 지향을 또 한 번 불교문화연구원의 행보에 올려놓으려는 시도를 모색하고 있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1364호 / 2016년 10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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