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3. 청년이 가져야 할 애정관-하

“수많은 결점도 부부의 사랑과 신뢰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

▲ 성운대사는 출가 초기부터 결혼하는 불자들을 위해 자주 주례를 섰다. 대만 불광산 제공

““결점이 수없이 많은데 어떻게 같이 70년을 지내실 수 있었나요?”라는 기자에게 할머니는 “저 사람은 가정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고 책임감이 있어요. 저 사람은 마치 태양과 같아요. 해가 뜨면 결점이 별처럼 많아도 다 없어져 버리는 것과 같지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언론매체를 통해 본래 마음이 잘 맞는 남녀가 결혼한 이후 옷 색깔 때문에, 칫솔 치약을 쓰는 방식 때문에, 밥을 먹거나 차를 마시는 일 때문에, 서로의 습관이 다르고 생활시간이 달라 다시 헤어지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되는데 정말 안타깝습니다. 만약 남자에게 남성 우월의식과 폭력적인 성향이 있다면 여성은 참고 지낼 수 없습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애교를 떨거나 잔소리가 심하거나 조금의 잘못도 절대 용서하지 못하는 성격의 여성이라면 남성도 발길을 멈추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직 결혼하지 않았을 때, 두 눈으로 상대를 잘 살펴야만 합니다. 그러다가 결혼을 하고자 하는 생각이 있다면 목수가 나무의 수평을 견주듯이 한 쪽 눈으로 살펴보아야 상대방의 인품과 성격에 굴곡이 있는지, 바른지를 더욱 정확하게 볼 수 있습니다. 그래야만 결혼 이후에 다시 볼 필요가 없게 됩니다.

남녀가 결혼에 임박하기까지 여러 번의 만남을 거치게 되는데 남녀를 막론하고 만약 상대방의 성격이 맞지 않는다고 느끼게 되면 하루라도 빨리 멈추어야 합니다. “군자는 교제가 끊김에 나쁜 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하였고 “좋게 만났으면 좋게 헤어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심지어 헤어진 이후 상대방을 위해 축복해주는 것은 가장 아름다운 헤어짐입니다.

실연으로 고통을 받는 남녀들을 위해서 예전에 저는 그들을 위한 짧은 시를 쓴 적이 있습니다.

“하늘에는 수많은 별이 있고
땅에는 별보다 많은 사람이 있네
정말 바보 같이
어찌 고통받고 힘들어하는 게 오직 그 한 사람을 위해서?”

오늘날의 우리 사회는 남자가 결혼하고 이혼하고 다시 재혼하는 것은 예사로 생각하지만 여성은 상대적으로 불리하므로 더욱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여성들이 남자를 볼 때 잘생겼는지를 먼저 보고 남성 역시 여성을 볼 때 예쁘게 생겼는지를 먼저 보는데 이는 다 잘못된 것입니다. 남녀가 결합한 이후에는 잘생기고 예쁘냐는 중요하지 않으며 서로가 함께 하는 생활이 중요한 것입니다.

두 사람이 같이 생활하게 되면 남자는 가정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하고 여자는 가사를 돌보아야 하는 책임이 주어지는데 각자 자신의 특기를 살려 서로 돕고 협력하면서 포용하고 이해해 주어야 합니다. 특히 욕정은 일시적이지만 애정은 평생가는 것이므로 결혼하려는 남녀는 감정에 대해서 서로 충실해야 하는 것이 첫 번째 요건입니다.

청춘남녀가 연애하고 결혼하고 이혼하고 다시 재혼하는 것이 합법적인 상황이라면 불교에서도 이를 인정합니다. 그러나 정당하지 못한 관계나 외도는 불교에서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불교를 신앙하는 남녀는 함께 삼귀의 오계를 준수하여야 하는데 서로 신앙을 지켜나갈 수 있다면 감정상으로 비교적 진실하고 안정적일 수 있습니다.

아주 보기 좋은 아들딸을 가진 신도가 있어서 자식들을 아주 잘 키웠다고 자주 칭찬해 주었는데 서른 살이 넘도록 아직 둘다 결혼하지 않았습니다. 부모에게 “어찌 아이들을 아직 결혼시키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스님! 잘 모르셔서 그래요. 요즘은 잘난 총각처녀가 상대를 찾기가 더 어려워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이 말을 듣고 처음에 저는 이상하게 느꼈지만 나중에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말도 틀렸다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오늘날의 사회에서 잘난 총각 처녀와 결혼을 하려면 그 부담이 얼마나 크고 그 대가도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석사, 박사 공부를 마친 많은 여학생들이 결혼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이지적인 여성을 남성들 대부분이 좋아하지 않는데 남자가 좋아하는 여자는 배우자이지 선생님이나 학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여성이 좋아하는 대상은 남성이고 오빠와 같은 존재이지 단속하고 가르치려고 하는 엄한 아버지와 같은 사람을 다시 찾는 것이 아닙니다.

언젠가 한 어머니가 나이 서른 살이 되어도 결혼하지 않으려는 딸 걱정에 저를 찾아왔습니다. “스님! 딸아이가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하니 스님께서 딸아이한테 출가하라고 말 좀 해 주세요”라는 그 어머니에게 저는 “출가는 권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출가의 성격이 있어야 출가할 수 있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나중에 이 서른 살 된 아가씨를 만나게 되어서 저는 직설적으로 “적령의 남녀는 결혼을 해야 하는데 어찌 결혼을 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그 아가씨가 “요즘 남자들은 유머감각이 없어요”라는 대답을 했습니다.
이 말은 저에게 새로운 인식을 갖게 해 주었습니다. 옛날 아가씨들은 상대방의 체격과 집안, 재산, 직업 등등 각종 조건을 보고 결혼했지만 지금은 달라서 요즘 여성은 남성에게 유머감각이 있기를 바랍니다. 이도 틀린 생각이 아닙니다. 한 가정에서 부부 쌍방이 함께 화목한 가정을 만들어나가야 하는데 매일 무표정한 얼굴로 남 보듯이 한다면 이 혼인이 좋게 마무리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진정으로 부부가 되고자 하는 당신이 만약 여자라면, 남자 측은 여자를 볼 때 처음에는 아름다움을 보지만 나중에는 당신이 현숙한지, 자신한테 칭찬을 잘 해주는 지, 집안 살림을 잘 꾸리는지, 부모에게 잘 하는지, 찾아오는 손님한테 잘 하는지, 남편 사업에 도움을 주는지 등등의 순서를 거치게 됩니다. 그러니 여자 입장에서는 혼인의 단계적인 흐름에 대한 인식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만약 그 당신이 남자라면, 여자 측에서는 당신에게 가정적인 남자이기를 바라고 가정에 책임지기를 바라고, 돈을 벌어다 주는 것뿐만 아니라 집안일도 도와주기를 바라는 등등을 요구하게 됩니다.

가정에서는 누가 위고 아래가 없이 부부와 아들딸 모두가 다 평등하고 평화롭게 지낼 수 있어야 합니다. 윤리적인 위아래는 물론 지켜야 하지만 권위적이고 구태적인 관념으로 가족 구성원을 대한다면 아름다운 가정을 이룰 수 없을 것입니다.

최근 90여세의 노부부가 70년간의 결혼생활을 보내고 금강혼식 잔치를 하였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기자가 할머니에게 “어떻게 70년을 할아버지와 보내실 수 있으셨어요? 할아버지한테 결점은 있으신가요?”라고 물었습니다. “할아버지의 결점이 하늘에 있는 별보다 많다”는 할머니의 대답에 놀라 “그렇게 결점이 많은데 어떻게 같이 70년을 지내실 수 있었나요?”라는 기자에게 할머니는 “저 사람은 가정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고 책임감이 있어요. 저 사람은 마치 태양과 같아요. 해가 뜨면 결점이 별처럼 많아도 다 없어져 버리는 것과 같지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남자는 가정을 사랑해야 하고 ‘사랑’이 바로 가정행복의 주요 원천인 것입니다.

불광산 불타기념관 오화탑(五和塔)에서는 불교식 결혼식을 자주 거행합니다. 저는 “당신과 내가 인연이 있어서 가족을 이루었으니 복덕지혜를 함께 닦아서 가정을 빛냅시다(你我有緣成眷屬,福慧共修慶家園)”라는 내용의 주련을 써 놓았습니다. 사실 남녀의 혼인에는 원칙이 있을 수 없으며 법률조차도 구속할 수 없는 것으로 완전히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에 의해서 감정을 유지해 나가게 됩니다.

누구나 세상에 대해서 ‘박애’의 관념을 갖고 있어야 하고 가정의 처자식에 대해서는 개별적인 사랑과 보살핌이 있어야 합니다. 소위 말하는 ‘위대한 사랑’ ‘작은 사랑’은 모든 사람의 마음 속 저울로 달게 되는데 적절한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역사적으로 감정을 잘 처리하지 못하고 사랑을 위해서 희생된 남녀들을 다 헤아릴 수 없습니다. 사실 사마상여(司馬相如 : 한나라의 유명한 문인으로 부잣집 딸인 탁문군과 사랑의 도피행각을 함. 역자 주)와 탁문군(卓文君)의 사랑은 오늘날에도 미담으로 전해지고 있지 않습니까? “나는 이렇게 일생을 보냈다”라는 영화 속 주인공처럼 남자의 전 부인이 낳은 자녀들을 기꺼이 키우면서 자신이 낳은 자식과 차별하지 않고 평등하게 길러낸 여성이 있기도 합니다.

어찌됐던 남녀 모두 상대방을 배려하는 생각을 가져야 하고 상대를 사랑하여 상대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위대한 마음자세가 필요합니다. 나와 당신과의 결혼은 헌신이고 희생이며 기꺼이 원해서 하는 마음으로, 부부 서로가 같은 생각을 갖고 있어야 앞으로 좋은 가정을 이룰 수 있습니다.

청년의 감정적인 교제는 세상 모든 부모들도 관심을 갖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자녀의 감정적인 처리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고 정당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이끌어 줄 수 있지만 지나친 압력과 간섭을 해서는 안 됩니다. 청춘남녀가 서로 사랑하여 하는 결혼을 부모가 다 이해해주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모는 존중해주는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어는 한 신도의 딸이 미국유학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저는 “집에 따님이 미국에서 대학교를 마치고 돌아왔으니 결혼을 시켜야 하겠군요”라고 말했습니다. 신도는 “스님! 이제 겨우 22세인데 애정이 뭔지 어찌 알 것이며 결혼이 무엇인지 알겠어요? 부부는 어찌 해야 한다는 것도 모르니 그냥 두었다가 28세 정도 되었을 때 다시 결혼을 알아 봐야죠”라고 했습니다. 딸에게 긴 시간을 주어서 사회와 애정에 대해 이해를 잘 하도록 해서 평생의 반려자를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를 알게 하려는 것입니다. 이러한 모친은 생각이 트이고 아량이 있는 사람이라고 저는 느꼈습니다.

아프리카 흑인 남성에게 시집을 가는 중국여성이 있기도 하고 흑인 아가씨를 아내로 맞는 중국남성도 있습니다. 그 당사자들이 행복하다면 부모는 집안에 다른 종족의 가족이 들어왔으니 큰일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세상은 모든 것이, 모든 사람이 서로 오고 가는 세상입니다. 비행기를 타고 세계 각국으로 여행을 다닐 수 있는데 세계 각국 사람들 간에 어찌 마음이 맞는 일이 없겠습니까? 이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름다운 가족이 되기를 바라지만 아름다운 사랑이 아름다운 혼인으로 이어지려면 진정으로 상대를 잘 알고, 믿고, 연분이 있고, 너그러움이 있어야 합니다. 아름다운 가정은 아주 많은 인연의 도움을 받아야 이루어 질 수 있고 화목하고 원만한 행복이 있게 됩니다.

번역=이인옥 전문위원


[1369호 / 2016년 11월 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