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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로수처럼 달콤한 기쁨 주는 배우 될게요”

  • 만다라
  • 입력 2016.12.05 14:52
  • 수정 2016.12.08 09:36
  • 댓글 1

탤런트 임세미씨

▲ 불교 공부를 하며 행복해진 자신을 발견한 임세미씨는 “혼자 행복하기 보다 함께 행복하고 싶다”고 말했다.씨제스 제공.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MBC드라마 ‘쇼핑왕 루이’의 사랑스러운 악역 ‘마리’를 연기하며 많은 사랑을 받은 배우 임세미(30)씨. 성장드라마 반올림2로 데뷔한 그녀는 벌써 11년차 배우다. 선한 인상, 차분한 목소리 덕에 줄곧 착한 역할만 맡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했다. 불편했다.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했고, 마리가 이해되지 않았다.

‘쇼핑왕 루이’ 악역으로 인기
법문 들으며 연기부담 내려놔
불교수행 후 행복해진 나 발견
불교 공부하며 신앙생활 충실

봉사로 나누는 기쁨 알게 돼
연기로 더불어 행복한 삶 발원

“항상 당하는 역할이나 역경을 이겨내는 착한 인물을 연기했어요. 한편으로 궁금함이 있었어요. 반대편에 서있는 사람들의 감정은 어떨까? 남을 괴롭힐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상황, 그리고 심리상태. 사람들을 괴롭히면 마음이 괜찮을까? 마리를 통해 그런 궁금증을 이해하려 했어요. 마리는 왜 이런 행동을 하고 이런 말을 뱉을까?”

마리는 부잣집 딸에 지성과 미모를 갖춘 완벽한 커리어 우먼. 화려한 겉모습에 가려 어린아이 같은 속내가 잘 보이지 않는 인물이다. 마리와 친해지기 위해 그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려 노력했다. 갈등을 유발시키는 역할에 조금은 부담스러운 마음이 있었지만 결국 마리를 이해해냈다. 드라마 감독과 작가와 소통하며 그녀만의 악역을 완성해냈다. 결과는 대성공. 상승세를 이어가는 시청률과 더불어 그녀의 인지도도 수직상승했다. 이러한 성공 이면엔 부처님 가르침이 있었다.

 
연기에 대한 부담이 올라올 때면 스마트폰으로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을 들었다. 법문을 들으며 욕심을 내려놓으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내가 이끈다’라기 보다 ‘함께한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부담감이 줄었고 촬영에 집중할 수 있었다. 배우, 스텝들과 재미있게 촬영하며 현장 분위기가 좋아졌다. 시청률은 점점 올라갔고 그녀의 인기도 높아졌다.

반올림2로 데뷔 했지만 연기를 전공한 것이 아니라 연기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차근차근 연기를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대학에 진학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연기를 잘하게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연기를 하며 경제적 독립까지 꿈꿨지만 여의치 않아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함께 데뷔했던 친구들이 멋지게 활동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언제 카메라 앞에 설 수 있을까?’ 조급한 마음도 들었다.

연기를 너무너무 하고 싶었던 그때, 당시 회사 대표가 노희경 작가를 소개해 만났다. 노 작가는 “치열하게 살아라. 그리고 스스로를 찾으라”고 말하며 정토회의 ‘깨달음의 장’에 참가해보라 권했다. 난생 처음 해보는 경험에 얼떨떨했지만 이전보다 행복해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정토회 방송예술인 모임에 참석해 거리모금, 홍보 등 봉사활동을 했다. 봉사를 하며 스스로 잘 쓰일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다른 사람에게 좋은 기운을 줄 수 있다는 기쁨도 맛보았다. 깨끗해진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 불교대학에 입학했다.

불교공부를 하니 그렇게 힘들었던 대학시절이 더 없이 소중한 시기로 다시 기억됐다.

“힘겹게 지냈던 시간들이 연기 밑천을 마련한 시간으로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보니 대학시절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경험을 한 시간이었고, 제가 더 단단해질 수 있는 시기가 됐어요. ‘배우는 쉬는 기간에 스스로를 잘 다스려야 한다’는 선배님들의 말이 이해되는 순간이었죠. 쉬는 동안 쉽사리 우울증에 빠지거나 나를 비하하게 됐는데 정토회를 다니며 그럴 때마다 봉사를 할 수 있게 됐죠. 충만해지며 스스로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커졌답니다.”

▲ MBC드라마 ‘쇼핑왕 루이’의 러블리 악역 마리를 연기한 배우 임세미씨. 씨제스 제공.

불교를 만나 삶을 긍정적으로 보게되면서 그녀의 신앙생활도 변했다. 가톨릭이 모태신앙으로 초등학생 때 세례까지 받았지만 대학에 들어와서 성당에 한 번도 가지 않는 냉담자가 됐다. 불교대학에 다니며 불교로 개종을 할까 생각했지만 가족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타협점을 찾았다. 성당에 다닐 테니 불교공부하는 것을 막지는 말아달라고 했다. 사람들이 “너 불교야? 가톨릭이야?”물어보면 “나는 성당에 다니지만 불교를 좋아해”라고 대답한다. 불교를 접하고 신부님의 말씀이 새롭게 들렸다. 스님의 말씀이든 신부님의 말씀이든 내 마음을 돌아보고 삶을 충실하게 살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똑같이 소중하다. 지금도 그녀는 촬영이 없을 때 정토회 방송인 모임에 나가 법문을 듣곤 한다.  

그녀는 요즘 ‘마리’를 떠나보내는 중이다. 캐릭터와 만나고 떠나보내는 작업은 배우로서 중요하다. 잘 떠나보내야 다음 캐릭터와 잘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연애와 같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해온 작품들이 애인처럼 느껴진다. 마치고 나면 속이 시원하고 후련한 작품, 아쉬워서 눈물나는 작품, 징글징글해서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작품 등등. 작품을 준비하고 만든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 그 시간들을 추억하고 애도하는 작업을 홀로 하거나 동료나 선배님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행복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녀는 불교대학을 졸업하고 받은 법명이 있다. 감로상(甘露常). “많은 이들에게 감로수처럼 달콤한 기쁨을 주는 배우가 되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인생에 정답이 없듯이 연기에도 정답이 없다고 생각해요. 오늘은 이렇게 연기하는 게 맞는 것 같다가도 내일은 또 달라지거든요. 제가 즐거워야 한다는 게 요즘의 생각이에요. 제가 설레고 행복해서 연기를 하고 있거든요. 저의 이 설렘이 시청자분들께도 전달됐으면 좋겠어요. 혼자 행복하기보다는 함께 행복하고 싶어요.” 

조장희 기자 banya@beopbo.com

[1370호 / 2016년 12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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