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단독]사찰 목조문화재, 화재보험 가입 29.1% 불과

  • 교계
  • 입력 2016.12.13 11:32
  • 수정 2016.12.13 13:48
  • 댓글 1

2000년대 양양 낙산사, 숭례문, 여수 향일암, 정읍 내장사 등 주요 목조문화재들이 화재로 잇따라 전소된 이후 우리나라 문화재 화재 방지·예방 시스템은 큰 폭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여전히 화재로 인한 문화재 소실이 매년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예방뿐 아니라 사고 후 복원을 위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 법당 등 사찰 목조문화재의 경우 자재 특성상 대부분 전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복원을 위한 막대한 국가재정 투입이 불가피하지만, 정작 이를 최소한으로 보장할 수 있는 화재보험 가입률은  29.1%에 그쳐 우려를 낳고 있다.

송기석 의원, 가입실태 공개
“미가입 국보는 모두 사찰”
철저히 예방해도 위험성 내재
‘불나면 전소’ 재정투입 불가피
“정부 지원으로 가입률 높여야”

법보신문이 최근 국민의당 송기석 의원실에서 입수한 ‘국가지정 목조문화재 화재보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사찰 목조문화재의 경우 96개 중 28개만이 화재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전체 목조문화재 351개를 기준으로 집계된 화재보험 가입율인 35.7%보다 6%가량 낮은 수치다.

국보 문화재의 경우 총 24개 중 화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12개가 모두 사찰 문화재로 확인됐다. 국보 중 사찰 문화재는 15개, 이 가운데 화재보험에 가입한 곳은 예산 수덕사 대웅전과 김제 금산사 미륵전, 양산 통도사 대웅전·금강계단 등 3곳이 유일했다. 특히 세계 유일의 대장경판 보관용 건물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합천 해인사 장경판전조차 화재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나마 보험에 가입한 사찰도 동부화재, 메리츠화재, 지방재정공제회 등 제각각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유문화재의 경우 모두 화재보험에 가입했을 뿐 아니라 한 보험회사를 통해 일괄 가입한 것과 대조적이다. 가입률이 높아지면 보험료가 할인되고 효율적으로 가치를 산정할 수 있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관련 사찰 화재보험 가입률이 유독 낮은 이유는 국유문화재와 달리 온전히 사찰의 선택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특히 사찰이 개별적으로 화재보험에 가입하게 될 경우 보험료 납부에 대한 부담을 온전히 짊어지게 되는 것은 물론, 문화재에 대한 보험회사의 가치산정 체계 문제로 비용 대비 효율성이 낮아 소극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수도권 지역의 한 문화재사찰 주지 스님은 “문화재는 한번 소실되면 그 가치를 일정부분 상실할 수밖에 없는데다 문화재적 가치가 반영될 경우 납부해야 할 금액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사실상 사찰 재정으로 이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며 “게다가 보험사 입장에서도 목조문화재는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사실상 사찰과 보험사 양측 모두 불편하고 달갑지 않은 계약이 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문화재청과 조계종 문화부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문화재사찰 및 전통사찰에 화재보험 가입을 권장하고 있지만, 호응을 얻지 못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까닭에 일각에서는 화재사고 후 복원비용 절감을 위해, 적어도 국가지정문화재와 전통사찰 등에 대해서만큼은 정부 차원에서 화재보험료 일부 지원 등을 통해 가입률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문화재 관련 보험과 관련 문화재청 자문을 맡고 있는 한 전문가는 “화재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막상 문화재가 소실되면 어쨌든 국민의 세금으로 막대한 복원비용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며 “문화재청 등에서 보험료를 일부 지원하는 방법으로 가입률을 높인다면 결과적으로 사고 시 소요비용이 크게 절감된다는 점에서 지원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사찰 목조문화재 화재보험 가입현황>

 
 
 

 [1371호 / 2016년 12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