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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자타카란 ③

후대 대승불교 탄생에 크게 기여

▲ 자타카의 연등불 이야기가 부조된 간다라 유물.

자타카는 구전전통으로 시작되었다. 자타카를 암송하고 전승하는 전문 집단으로서 자타카바나카(Jātakabhāṇaka)들은 인도불교의 초창기에 불탑과 사원경제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기원 전후부터 인도불교에 중요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인도의 각 지역에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중요한 도시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이러한 도시 주변에 정착한 불교사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시기를 전후해서 불교교단에 본격적으로 문자가 도입되었고 불교의 경전과 율장과 논서들이 문자화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경전을 암송하고 전승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바나카(bhāṇaka)들의 역할은 점차적으로 축소되었고 서서히 사라지게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경전 문자화로 불교계 변화
전문 암송그룹도 점차 축소
대승경전에도 자타카 편입

인도의 전통적인 부파불교사원에서 바나카들이 언제 어떻게 되었는지는 기록으로 남아있지 않다. 아마도 이들은 시대적 변화와 함께 사경 등과 같은 다른 역할을 담당하며 여전히 사원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을 것으로 보인다. 비록 경전의 문자화가 점차 경전암송 전문가들을 사원에서 사라지게 했지만, 문자화된 경전 자체에는 구전전통의 흔적들이 수없이 많이 남아있다. 초기경전에는 중요한 문구들이 지속적으로 반복되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고 음절과 음운이 암송에 편리하게 적절히 배치되어있다는 점은 이러한 구전전통의 흔적을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부파불교 전통에서 사라져가던 바나카들이 대승불교 경전에서 다시 등장한다는 점이다. ‘법화경’은 다르마바나카(dharmabhāṇaka)란 용어를 통해 대승경전의 가르침을 널리 보급하는 것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승려들을 지칭하고 있다. 다른 몇몇 대승불교 경전에서도 또한 바나카란 용어가 나타나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대승불교가 시작되고 널리 전파되는 것에 있어서 바나카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몇몇 중요한 초기 대승경전들은 경전 안에 자타카를 포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보살장경(Bodhisattvapiṭaka)’은 14개의 자타카를 포함하고 있는데 이들은 대승불교의 이념에 맞게 각색되거나 새롭게 만들어진 것들이다. ‘보살장경’에는 팔리본 자타카에 나타나지 않는 현인 수메다(Sumedha)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다. 현생의 부처님이 과거에 현인 수메다로 태어났을 때 과거불인 연등불(Dīpaṃkara)을 만나 미래에 붓다가 되겠다는 서원을 세우고 미래에 깨달음을 얻게 될 것이라는 수기를 받는 것을 중요한 내용으로 하고 있다. 사실상 이 이야기는 현생의 부처님이 미래에 부처가 되기를 처음으로 발심하고 수없이 많은 공덕을 쌓아 나가는 부처님의 깨달음의 여정의 출발점으로서 특히 대승불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팔리본 자타카의 주석서가 기원후 5세기경에 고대 싱할라어에서 팔리어로 번역되어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면, 한문으로 번역되었거나 중앙아시아에서 부분적으로 전해지는 초기 대승경전에 포함된 몇몇 자타카들은 문자화되어 남아있는 자타카의 최고층을 이루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은 북서인도에서 대승불교가 형성될 때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황순일 동국대 교수 sihwang@dgu.edu
 

[1376호 / 2016년 1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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