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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나의 반응은 나를 비추는 거울

기자명 재마 스님

자신이 바라보는 가치관에 따라 세상 해석

현대는 우리들의 감각을 부르는 것들이 많습니다. 늘 가까이 있어 손가락만 움직이면 원하는 정보를 언제든지 볼 수 있는 스마트 폰이 그렇고, 도심 한복판 거리에서 볼 수 있는 전광판화면이 그렇습니다. 그곳에는 어딘가로 가면 아름다움과 낭만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고, 또 무엇을 사서 소유하면 행복감에 젖을 수 있을 것 같은 광고가 넘쳐납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미디어가 주는 메시지에 오감과 마음을 열어놓고 그들이 원하는 소비에 유혹 당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때문에
저마다 기쁨이나 절망을 느껴
어떤 사건·상황에 대한 반응은
자신의 현 상태 말해주는 거울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이를 두고 ‘제품을 자아의 일부로 보는 일체감을 위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소비하지 않은 사람들은 자아의 결핍감을 느끼면서, 시대에 뒤쳐질 것이라는 암묵적인 메시지를 받고 불안해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본래 완전한 불성, 혹은 본성의 씨앗을 이미 갖추고 이 지구촌에서 존재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광고들 외에 많은 드라마와 영화들이 철학과 사유를 담아 삶의 자리에 깊숙하게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들의 다양한 목적 가운데 하나는 고래로부터 내려오는 선과 악의 대결, 일과 사랑과 성공에 대한 영웅신화를 제시하면서 시대의 모델을 창조하는 것입니다.

미디어의 다양한 채널은 지구촌에서 일어나는 실시간의 사건과 사고현장의 새로운 정보를 제공합니다. 그동안 신비한 기적이라고 불렸던 현상들은 과학을 통해 실체가 드러나고, 종교적인 이상과 가르침들은 이제 비밀리에 전수되지 않고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미디어를 통해 바깥에서 들려오는 이 모든 정보들에 대한 여러분 자신들의 반응은 어떤지요? 나는 무엇에 관심을 갖고 어떤 정보에 귀를 기울이며, 무엇을 바라보고,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가고 있나요? 또 나는 세상을 어떤 가치관으로 바라보고 존재여행을 하고 계신가요?

‘화엄경’에서는 ‘마음은 마치 화가와 같아서 내가 바라보는 이 세상은 마음이 그려낸 것’이라고 합니다. 즉, 내가 바라보는 것들은 모두 내 마음이 투영된 것이라는 뜻입니다. 저는 이 말씀에 담긴 뜻을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의 총체적 가치관이 그가 바라본 세상을 해석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입니다. 우리는 자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때문에 기쁨을 느끼거나 절망을 느낍니다. 그것은 모든 사람이 하나의 현상이나 사건을 보고 똑같은 감정을 느끼지 않는 것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나 상황에 대한 자신의 반응은 자신이 누구인가 혹은 자신이 지금 어떤 상태인가를 말해주는 거울입니다.

우리는 흔히 고통을 벗어나기 위한 자동화 반응으로 고통을 잊게 해줄 수 있는 대상을 바깥에서 찾습니다. 하지만 고통의 원인을 밖에서 찾는다면 고통을 멈추기가 어렵습니다. 붓다께서는 우리가 행복하려면 지금 여기에 현존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현존은 지금 이 순간 내 몸의 감각적 느낌이 어떤지, 정서적으로는 어떤 느낌이 있는지, 그리고 어떤 욕구와 기대를 가지고 대상을 바라보는지, 그럴 때 어떤 생각과 기억, 상상이 떠오르는지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이번 한 주간 동안 일상의 가정과 직장에서, 학교와 동네에서 다른 이들과의 관계나 일에서 어떤 경험을 하거나 정보를 받아들일 때 자신의 신체적, 정서적, 인지적인 반응을 알아차려보시길 권합니다. 이러한 알아차림은 현존과 깨어있음으로 인식의 확장을 가져옵니다. 특히 인식의 확장은 자신의 상태와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한 통찰이 늘어나 변화하는 무상하고 무아인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사건과 사물과 사람들에 자신을 비추어보는 경험의 축적을 통해 자신을 알아차리는 능력이 커질수록 존재여행은 더 자유로워집니다.

그러다 문득 불성이 현현하고 본성이 발현되는 시간을 마주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번 한 주간 동안 현존의 행복을 경험하시길 빕니다.

재마 스님 jeama3@naver.com

[1379호 / 2017년 2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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