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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비니서 마지막 분단 한반도까지[br] ‘평화의 불’ 이운 2만㎞ 여정 담다

  • 불서
  • 입력 2017.02.20 16:25
  • 수정 2017.02.2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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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닿는 곳곳마다 평화의 불 수놓다’ / 선묵혜자 스님 지음 / 시간여행

▲ ‘발길 닿는 곳곳마다 평화의 불 수놓다’
네팔 룸비니에는 특별한 불이 있다. 전 세계 53개국에서 각각 피워 올린 불을 하나로 합한 ‘UN평화의 불’과 히말라야에서 자연 발화해 3000년째 한 번도 꺼지지 않고 타오르는 ‘영원의 불’을 합화한 ‘평화의 불’이다. 부처님 탄생지 룸비니에서 꺼지지 않고 타오르고 있는 이 불은 자비와 평화의 화신으로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에 빛과 평화의 희망을 전하고 있다.

2013년. 선묵혜자 스님은 108산사순례기도회와 함께 세계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은 한반도에 남북화합과 통일의 불씨를 피워 올리겠다는 원을 세우고 룸비니로 향했다. 하지만 그 평화의 불을 이운하는 일은 1300년 전 혜초 스님이 구법의 원을 세우고 천축으로 향했던 것만큼이나 어려운 여정이었다.

‘발길 닿는 곳곳마다 평화의 불 수놓다’는 그 여정을 글과 사진으로 보여준다. 스님은 네팔로 향하기 전 오랜 세월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과 함께 전국 도량을 찾아 기도하는 것은 물론, 나눔과 상생의 장을 마련하는 데 노력했다. 뿐만아니라 네팔에 108선혜학교를 세우고 진신사리를 이운하며 네팔 정부와 인연을 맺기도 했다. 이러한 인연은 곧 네팔 대통령이 직접 스님에게 평화의 불을 전하는 계기가 됐다.

“정부군과 반군이 싸우는 분쟁지역이어서 국가기관과 종단에서도 만류했었다. 하지만 정부군과 반군이 임시휴전을 하면서 회담까지 하는 과정이 이어졌고, 마침내 평화의 불 이운 기간 동안 휴전하기로 합의했다.”

결국 스님의 발걸음은 당시 네팔에서 벌어지고 있던 전쟁 상황을 일시적으로나마 멈추게 한 평화의 행보였다. 평화의 불은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네팔을 출발해 히말라야를 넘어 시가체, 장체, 라싸, 거얼무, 신장 카슈가르, 호탄, 타클라마칸 사막, 쿠차, 우루무치, 투루판, 둔황, 막고굴, 난주, 시안, 청도를 거치며 새로운 평화의 길을 개척했다. 그리고 그 길에서 만난 분쟁과 갈등 지역 사람들이 갖는 기도와 염원까지 담았다.

▲ 선묵혜자 스님은 남북 평화통일을 기원하며 네팔에서 이운해 온 평화의 불을 곳곳에 분등하고 있다.

당장 무너질 듯한 절벽을 따라 뻗은 해발 5000미터 도로, 소리조차 빠져나오지 못하는 깊은 협곡, 햇볕이 이글거리는 사막을 지나면서 겪었던 고통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 여정을 힘들게 하고 발걸음을 무겁게 하는 것은 분쟁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었다. 때문에 스님은 그들의 고통까지 해소하기를 바라는 서원을 더욱 굳게 세웠다.

청도에서 뱃길로 한반도에 이른 평화의 불은 임진각 평화누리 광장에서 ‘분단의 벽을 넘어 평화를 꿈꾸다’를 주제로 통일 발원 대법회를 열고 2만㎞ 대장정을 일단락했다. 이어 108산사순례기도회는 영월 보덕사에서 첫 분등을 했고, 이후 전국 60여곳 기도도량과 중국, 미얀마 등에 평화의 불을 밝히고 있다.

책은 “평화의 불 이운은 한반도 정전 60주년을 맞아 남북의 평화 정착과 통일을 발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남북한 상황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염원, 세계는 하나라는 사상도 있다. 또한 물질만능의 폐해 속에서 부처님 자비사상을 통해 평화를 담보해내고자 하는 뜻을 갖고 있다”는 스님의 염원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2만5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380호 / 2017년 2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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