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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부처님 마음 생명존중에 회향

  • 상생
  • 입력 2017.02.23 13:21
  • 수정 2017.02.2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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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일배 적멸보궁 순례한 범종 스님 일산병원에 기부

▲ 삼보일배로 5대 적멸보궁 순례를 끝낸 학인스님이 그 원력을 약사여래도량에 회향했다. 중앙승가대 졸업반 범종 스님이 2월21일 동국대 일산병원을 방문해 300만원을 전달했다. 채석래 동국대 일산병원장이 접견했다.
삼보일배로 5대 적멸보궁 순례를 끝낸 학인스님이 그 원력을 약사여래도량에 회향했다.

중앙승가대 졸업반 범종 스님이 2월21일 동국대 일산병원을 방문해 300만원을 전달했다. 채석래 동국대 일산병원장이 접견했다. 스님은 탐진치 삼독심에 길들여진 사람이 서로를 해하고 때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생명경시현상을 우려했다.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를 염원한다”고 했다. 존경을 표한 채석래 병원장이 “그 마음 잘 받들어 모시겠다”고 답했다.

스님은 중앙승가대에 입학한 2013년부터 4년 동안 겨울방학 때마다 길에 엎드렸다. 첫해 불보사찰 양산 통도사를 출발해 35일간 울진 평해까지 165km를 삼보일배했다. 2014년 12월 또 출발해 이듬해 1월13일 정선 정암사에 도착했다. 2년 동안 290km를 세 걸음 딛고 한 번 절했다. 하루 5km씩, 세 걸음에 1.5m를 나아가며 1배 하니 종일 약 3300배를 했다. 지난 1월 영월 법흥사, 오대산 중대사자암 적멸보궁을 거쳐 2월7일 설악산 봉정암 오층석탑까지 순례를 그렇게 마쳤다.

스님은 순례 동안 많은 부처님을 만났다고 했다. “원만회향하게 도와준 길거리 부처님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곁들였다. 20대 청년이 자동차정비소에서 뛰어나와 기름때 묻은 종이컵을 건넸다. 컵에는 따듯한 차가 담겼다. 할머니는 꼬깃꼬깃한 1000원짜리 몇 장을 약값으로 시주했다. 먼지 날까 차의 속도를 줄이다 스님이 잠깐 쉴 때 다가와 응원을 보낸 사람들도 있었다. 스님이 부처님 마음을 느낀 이유다. 출세간 법도 중요하지만 속가 법을 살피며 대중과 함께 살아가라는 의미로 은사 각범(覺梵) 스님이 준 법명 ‘범종(範宗)’의 뜻을 헤아린 계기였다.

▲ 2년 동안 290km를 세 걸음 딛고 한 번 절했다. 하루 5km씩, 세 걸음에 1.5m를 나아가며 1배 하니 종일 약 3300배를 했다. 지난 1월 영월 법흥사, 오대산 중대사자암 적멸보궁을 거쳐 2월7일 설악산 봉정암 오층석탑까지 순례를 그렇게 마쳤다.
순례 내내 속가 둘째 형 심석(心石) 거사가 중고 승합차로 스님의 뒤를 지켰다. 긴 시간 삼보일배 적멸보궁 순례 동안 히터는 망가졌다. 차를 팔아 소아청소년과에 기부하기로 결심했지만 견적이 200만원도 안 됐다. 순례 사연을 익히 알고 있던 서울 수락산 용굴암(주지 각범 스님) 신도 부부가 후하게 값을 쳐 줬다. 중고차 매매업을 하는 이들도 아니었다. 스님 마음에 존경과 신뢰를 보낸 것이다. 채석래 동국대 일산병원장에게 보시할 300만원이 마련됐다. 순례 발심부터 회향까지 만났던 부처님 마음이었다.

짧은 기금 전달식이 끝났다. 범종 스님과 평소 인연 있던 김명숙 수간호사가 동국대 일산병원 1층 로비 승가지대방을 찾았다. 바쁘신데 번거롭게 했다는 스님에게 합장했다. 김 간호사는 “길에서 만난 부처님들과 스님의 원력이 약사여래도량을 적셨다”고 했다.

2월24일 중앙승가대를 졸업하는 스님은 은사스님을 시봉하며 공부를 이어갈 예정이다. 하안거에 조계종립 태고선원 봉암사에 방부를 신청했다. 서릿발 같은 선의 기상을 체험하고 싶어서다. 수좌 적명 스님과 만남도 기다려진다고 했다. 50여년간 묵묵히 참선수행의 길을 걸어온 적명 스님이다. 스님은 부처님 길만 좇으라는 말을 자식에게 전해달라는 이름 모를 스님의 어머니 당부를 잊지 않고 있다.

범종 스님은 “길에서 만나는 부처님 마음들이 소중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합장인사를 한 뒤 동국대 일산병원을 떠났다. 탁발할 때 메고 다니는 바랑이 스님의 뒷모습이었다.

일산=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381호 / 2017년 3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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