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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어 ‘O2O’에 담긴 의미

기자명 심원 스님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유기적으로 이어준다는 ‘Online to Offline(O2O)’의 축약어는 미국 IT 분야 온라인 매체 ‘Tech Crunch’가 소셜 커머스의 성장세를 주목해 2010년 처음으로 언급한 개념이다.

O2O는 온라인의 장점인 편리함과 경제성에다 오프라인의 즉시성을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서비스다. 애초엔 주로 유통업계의 현상을 설명하는 개념이었지만 지금은 ‘Online to Offline’에서 ‘Offline to Online’로 쌍방소통하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표하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만약 부처님께서 호모디지쿠스 제자로부터 세계존재에 대한 질문을 받으신다면 ‘일체법은 Online의 세계와 Offline의 세계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씀하실 것이다.

디지털 통신기기에 그다지 익숙하지 못한 필자도 스마트폰 앱으로 열차표와 항공권을 구입하고, ‘배달앱’으로 피자를 주문하며, ‘카카오택시’를 이용하는 것을 보면, O2O는 실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할 것이다. 이런 바깥세상에서 눈길을 안으로 돌려본다.

‘한국사회의 2위 종교’, 그동안 통계청 조사 때마다 부동의 1위를 고수해 왔던 불교가 10년 사이에 300여만명이 줄어들어 2위 종교로 퇴보했다. 통계청 발표에 조사방법의 문제점을 거론하며 항변했지만 충격은 컸다. 그리고 출가자 수는 해마다 점점 줄어들어, 강원을 비롯한 종단의 기본교육기관은 존폐를 걱정하며 학인스님 유치에 비상이 걸렸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출가자 감소는 예견된 일이었고, 문을 닫는 어린이·청소년 법회가 불교인구 쇠퇴로 이어질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었다. 그렇다고 불교계가 손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종단 안팎에서 부지런히 무엇인가를 해 왔다.

한 사람이 다섯 명에게 포교하자는 일인오화(一人五化) 운동을 비롯해 생애 주기별 계층포교, 도심포교 활성화 등의 포교전략을 몇 십 년째 외쳐왔다. 또 출가홍보 동영상 제작과 출가콘서트 개최에 이어 얼마 전에는 ‘은퇴출가제도 마련을 위한 공청회’까지 열어 출가독려를 위해 안간힘을 쏟았다. 그런데도 결과는 신통치 않다. 시대 흐름을 읽어내는 세간해(世間解)가 없어서일까? 아니면 사회의 요구에 대응하는 방편지(方便智)가 부족해서일까?

한참 전에 사회문제로 거론되어 이미 결과가 현실화된 시점에서, 불교계는 그제야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공청회, 세미나를 분주하게 열어 대책마련에 나섰던 것이다. 몇 걸음 뒤쳐져 허겁지겁 좇아가는 형국이다. 뒷북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주역에서는 ‘궁즉변(窮則變) 변즉통(變則通)’이라고 했다. 궁지에 몰리면 변화를 도모해야 하고, 변화를 도모해야만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궁지에 몰린 상황을 직시하지 못하고 자기합리화나 하고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면 희망은 없다. 불조의 혜명이 여기서 끝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다행히 O2O 시대가 열리면서 불교포교에도 혁신의 기회가 주어졌다. 행여 이 기회도 놓쳐버릴까 조마조마하다.

우리에겐 최고의 퀄리티로 평가받는 교리와 수행체계, 다양한 역사와 문화라는 무한정한 콘텐츠가 있다. 그렇지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어떻게 구슬을 꿸 것인가? 손바닥 안의 스마트폰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시대, 답은 나와 있다. 편리하고 멋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여 어른, 아이할 것 없이 접속케 하고, 나아가 디지털 총림격인 플랫폼을 구축한다면 새로운 포교의 장이 열릴 것이다. 궁즉통(窮卽通)하게 될 것이다.

조계종의 신년기자회견 내용을 보면 미래종책 개발을 언급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전략은 빠져있다. 늦기 전에 관계 전문가들이 모여 사회 트렌드를 읽어내고 연구해서 포교에 연계하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O2O가 우리에게 분발하라고 외치고 있다. 
 
심원 스님 중앙승가대 강사 chsimwon@snu.ac.kr
 

[1381호 / 2017년 3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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