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불교의 근본 입장에서 보면 ‘선불교’에 ‘철학’이라는 말을 붙이는 것이 모순일 수 있다.
그러나 저자는 “좁은 의미의 철학에 속하지 않는 대상에 관해서도 철학적으로 반성할 수 있다.”고 말한다.
책은 선불교에 관해서, 그리고 선불교와 함께 철학함으로써 선불교의 철학을 조명했다. 저자는 선이 무엇인지를 논리적, 또는 개념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익숙한 플라톤·헤겔·니체·쇼펜하우어 등 서양철학자들의 철학적 사고와, 임제·동산·운문·앙산 등 선사들의 통찰을 비교하는 방법을 통해 선불교의 사유를 드러내려 노력했다.
책은 무, 공, 무아, 무주, 죽음, 자비 등 6가지 주제 각각에 대해 서양철학자들의 개념을 소개하고, 서양철학의 개념과 다른 선불교의 통찰을 고찰하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처럼 동·서양의 사상을 넘나드는 전개 속에서 선불교에 대한 또 다른 이해의 과정도 만날 수 있다. 1만2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384호 / 2017년 3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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