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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속 명언, 어떻게 탄생했나

  • 불서
  • 입력 2017.03.20 16:22
  • 댓글 0

‘법구비유경’ / 이동형 역 / 운주사

▲ ‘법구비유경’
“애욕의 즐거움에서 걱정이 생기고 애욕의 즐거움에서 두려움이 생긴다네. 애욕의 즐거움 없는데 무엇을 걱정하고 무엇을 두려워하랴. / 즐거움을 좋아하여 걱정이 생기고 즐거움을 좋아하여 두려움이 생긴다네. 즐거움을 좋아함이 없는데 무엇을 걱정하고 무엇을 두려워하랴. / 탐욕에서 걱정이 생기고 탐욕에서 두려움이 생긴다네. 해탈하여 탐욕이 없는데 무엇을 걱정하고 무엇을 두려워하랴. / 법을 탐하고 계율을 성취하며 정성을 다하고 부끄러움을 알며 몸으로 행하고 도에 가까워지면 사람들이 사랑하게 된다네. / 욕망이 일어나지 않고 생각이 바르고 말도 바르며 마음에 탐욕과 애욕이 없으면 반드시 윤회의 흐름을 끊고 제도된다네.”(‘법구경’의 ‘호희품’ 제4∼8게송)

게송 설해진 배경 밝히는
비유담 수록해 흥미 더해
전체 42장 68가지 이야기
게송 이해 위한 방편 사용

‘법구경’은 경전 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져 있고, 각종 불교 저술에도 자주 인용되는 경전이다. 부처님의 기본적인 가르침을 짧은 경구로 적어놓고 있어 교훈집 성격을 띠기도 한다. 때문에 예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읽어왔고 또 많은 감명을 주고 있지만, 그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법구경’의 게송들이 어떤 인연에 의해 설해졌는지를 알고자 하는 이유다.

그래서 탄생한 경전이 바로 ‘법구비유경’이다. 이 경전은 ‘법구경’을 대본으로 해서 이루어졌으며, 법구(法句)의 게송 하나하나가 어떠한 인연에 의해 설해지게 되었는가를 밝히는 비유담이 들어 있어 흥미를 더한다.

일례로 위 ‘호희품’은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머물 때 설해졌다. 출가한지 얼마 안 된 비구 4명이 무상은 생각지도 않은 채 서로 ‘무엇이 더 좋고 즐거운가’ 다투는 모습을 본 부처님이 그들을 위해 설한 내용이다. 네 명의 비구가 각자 말한 좋고 즐거운 것에 어떤 문제가 있는가를 하나하나 짚어 준 부처님이 “비구는 세속을 버리고 도를 구하며, 뜻은 무위에 두면서 영화로운 이익을 탐내지 않고 스스로 열반에 이르는 것이 최고의 즐거움”이라 일러주고 덧붙인 게송이다.

‘법구비유경’은 42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비유담으로 설해진 이야기는 68가지다. 이 비유담들은 법구의 게송을 이해하기 위한 방편으로 사용됐지만, 각각의 이야기 자체로도 충분한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야기만으로도 부처님 가르침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유문학의 백미로 꼽히기도 한다. 이 경전은 또 내용 구성이나 각 장의 배열순서가 대부분 ‘법구경’과 일치한다. ‘법구경’에 비해 ‘호계품’ ‘계신품’ ‘유애욕품’ 등 3가지 품이 더 많으나, 이 역시 ‘법구경’의 게송을 비유로 설명하면서 분리하고 첨가했을 뿐이다.

그동안 ‘금강경 육조대사구결’ ‘화엄경 요해’ ‘반야심경 강의’ ‘선림보훈 주해’ 등을 펴낸 이동형이 번역한 이 책 ‘법구비유경’은 각 이야기 끝에 역자가 임의로 짤막한 글을 첨부해 독자들의 사유를 돕고 있다. 또 한문 원문을 수록한 점도 특징이다. 게송 특성상 압축된 표현 때문에 번역에 어려움이 따르고, 자칫 본의를 왜곡할 우려가 있으므로 원문을 함께 수록해 독자들이 스스로 점검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부처님 가르침을 ‘법구경’ 속 각각의 게송들이 설해진 배경과 인연이야기들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 1만8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384호 / 2017년 3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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