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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지역단 홍보전략팀 강신-하

기자명 강신

끝없는 동체대비 보현행·배움…내 화두는 포교사

▲ 57, 혜안
두 번째 문수보살님도 질문으로 다가왔다.

휴가를 내고 매주 봉사활동
명상지도자 자격도 취득해
대학 불교동아리 활성 발원

‘자비와 사랑은 어떻게 다른가요?’ 질문의 숨은 의도는 불교가 좋으냐 아니면 이웃종교가 좋으냐 하는 것이다. 자비가 사랑보다 더 좋다는 것을 말해야한다는 부담감이 확 밀려왔다. 상대를 깎아내리는 네거티브전략은 당장 좋아보일지 몰라도 실제로는 효과가 반감된다. 잠시 생각을 하다가 조심스럽게 답했다.

‘사랑과 자비는 크게는 같다고 할 수도 있지만 굳이 구별해야한다면 사랑은 조건부이고 자비는 무조건이다. 사랑은 나를 사랑했을 때 나도 그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자비는 그가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그를 사랑하는 것이다. 마치 여름날 내리는 비가 큰 나무 작은 나무 가리지 않고 수분을 공급하는 것과 같다. 다만 스스로의 근기에 따라 큰 나무도 되고 작은 나무가 되는 것일 뿐. 사족을 단다면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에 대해 최소한 미워하지는 않는 그것이 자비라고 생각한다.’

내가 답을 하고도 내가 대견스러웠다. 법회 뒤 공군교육사령부 화엄 스님께 ‘배우지도 않은 말들이 쏟아져 나온다’고 말씀 올리자, 스님께서 담담히 답하셨다. ‘그러니까 보살이지요.’

지혜와 자비는 비익조의 날개와 같고 수레의 양쪽 바퀴와 같다고 했다. 어느 한 쪽을 버릴 수 없고 양립해야만 비로소 완전해진다는 가르침이다. 그 가르침 받들어 매주 수요일에는 문수보살 화신이 되어 공군교육사령부 법당에 나투고, 매월 둘째 주 금요일은 보현보살 화신이 되어 진주시장애인복지관에 나투어 동체대비 보현행을 실천했다.

봉사하는 날에는 회사에 하루 휴가를 냈다. 사유로 ‘장애인복지관 봉사활동’이라고 당당하게 적었다. 동료들은 그런 나를 처음에는 종교에 심취한 이상한 사람으로 봤다. 하지만 1년, 2년, 3년이 지나면서 인정해주고 격려해주었다.

포교사단 경남지역단이 태동하면서 공군교육사령부에도 팀이 생기고 15명의 포교사들이 배치되었다. 자연스럽게 후배 포교사님들께 자리를 내어드리고 새로운 곳으로 부처님 법을 전하는 길을 떠나기 위해 충국 성불사 부처님께 하직 인사를 올렸다. 해인사 자비원에서 관리하던 장애인복지관도 이웃종교 단체가 운영권을 맡게 되면서 봉사활동 종료를 통보해왔다.

덕분에 하안거와 같이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귀중한 시간이 내게 주어졌고, 나는 그 시간을 통해 평소 관심이 있었던 명상과 관련된 공부를 할 수 있었다. 2013년 16주 동안 매주 통도사까지 다니며 마인드케어지도사 자격을 취득했다. 2015년에는 포교원 부설 불교상담개발원에서 주관하는 명상지도사 과정을 수료하기 위해 토요일마다 서울 은평구 삼보사까지 6개월을 다녔다. 가는 데만 고속버스 4시간 지하철 1시간이 걸리지만 나는 그 시간이 즐겁게만 느껴졌다. 2016년에는 명상지도사 2기 과정이 서울 안암동 개운사내에 있는 어산작법학교에서 6개월 동안 열렸고, 이번에는 청강생으로 매주 토요일 서울을 들락거렸다. 이제는 끝인가 했더니 포교사단에서 조계종 의례위원장이신 인묵 큰스님을 모시고 두 달간 진행한 한글상제례 교육을 실시했다. 등록하고 매주 월요일 휴가를 내 서울에 왔다.

옛 어른들께서 공부하다 죽어라고 했듯이 배움에는 끝이 없는 듯하다. 2017년에는 부처님 전도선언을 실천하기 위해 혼자서 길을 떠날 행장을 꾸리고 있다. 진주시내에 있는 대학교 불교동아리를 활성화하여 젊은 불자들을 키워내는 것이다. 서툰 실력이지만 명상을 통해 젊은이들의 응어리진 마음을 풀어내고 번뇌에 가려진 불심을 스스로 찾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오늘도 외로운 구도자의 길을 걸으며 말한다. ‘나의 화두는 포교사입니다.’

devas@ekr.or.kr
 

[1384호 / 2017년 3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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