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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기쁜 존재여행을 위해 무의식 가꾸기

기자명 재마 스님

칠불통게는 무의식 가꾸는 탁월한 방법

지난 한 주 동안 매일을 축복으로 받아들이며 기쁜 존재여행을 하셨는지요? 혹시 매일을 축복으로 느끼지 못했다면, 그것은 우리 자신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그런 것은 아닌지요? 그런데 우리의 내면상태를 안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실제로 매순간 지금 현재의 감정이 왜 일어났는지 자신을 진정으로 알고 이해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깨어있는 삶에서 행하는 행위
무의식에 지배되는 경우 많아
나와 남을 유익하게 하는 것에
익숙해지는 반복적 수행 도움

많은 정신분석가와 심리학자들은 실제로 우리의 깨어있는 삶에서 행하는 수많은 행위들이 무의식에 의해서 지배된다고 말합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버지니아 대학교 티모시 월슨 박사의 연구가 있습니다. 티모시에 의하면 감각기관에서 우리의 뇌로 흘러들어가는 정보는 매초 11,000,000개 정도라고 합니다. 매초마다 눈에서 천만 개, 피부에서 백만 개, 귀에서 십만 개의 정보를 받아들인다고 합니다. 하지만 뇌가 의식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정보는 매초 40개로 우리가 받아들인 정보의 28만분의 1만 의식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받아들였지만 의식하지 못한 10,999,960개의 정보는 기억 저편 무의식에 저장된다는 말입니다.

매 순간 나를 움직이는 생각과 판단, 감정과 행동은 의식보다 무의식적인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것이 나의 행동이나 감정을 내가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우리가 깨어있는 삶에서 자극을 받고 행하는 반응이 무의식에서 건져 올린 뇌의 본능적 결정이라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잘 알지 못하는 무의식의 지배를 계속 받으면서 살 수밖에 없을까요?

티모시 박사는 무의식을 가꾸라고 말합니다. 그는 우리가 모르는 자신에 대해 계속 생각하기보다는 자신이 되고 싶은 사람의 행동을 모방하여 흉내를 내라고 합니다. 이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사람은 먼저 미덕을 행동으로 옮기면서 미덕을 익히고, 공정한 행위를 실천함으로써 공명정대한 존재가 되고, 자제를 실천함으로써 자제심을 발휘하는 존재가 되고, 용기 있는 행동을 수행함으로써 용기 있는 사람이 된다”는 가르침과 일맥상통합니다.

저는 모든 붓다의 가르침, 칠불통게(七佛通偈)도 무의식을 가꾸는 탁월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악막작(諸惡莫作) 중선봉행(衆善奉行) 자정기의(自淨其意) 시제불교(是諸佛敎)’는 ‘모든 악을 그치고 모든 선을 받들어 행하여, 스스로 마음을 맑히는 것이 모든 붓다의 가르침’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으로 정진(精進, viriya)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정진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선(善)은 일어나게 하고, 일어난 선은 자라게 하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악(惡)은 일어나지 않게 하고, 이미 일어난 악은 더 자라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선(善)은 꾸살라(kusala)의 번역어로 나와 남을 유익하게 하는 모든 생각과 말, 행위를 말합니다. 나와 남을 유익하게 하는 것에 익숙해지는 반복적인 수행이 초기불교에서 말하는 정진입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나의 마음을 지배하고 있는 무의식, 그것을 가꾸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많은 아기들이 자라면서 부모와 가까운 이들을 흉내 내면서 삶을 배웁니다. 여러분은 어떤 사람들을 본받으면서 살아왔는가요? 지금 여러분은 어떤 사람의 흉내를 가장 많이 내면서 사는가요? 어쩌면 삶, 존재여행은 내가 되고 싶은 누군가를 계속 흉내 내면서 닮아가는 것은 아닐까요?

나에게 유전적으로 받은 기질 중에 강점과 탁월한 성품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자신 속에 있지만 아직 발견되지 못하거나, 발현되지 못한 자신의 강점과 탁월성을 찾아내어 발현시키는 것은 무의식을 가꾸는 것입니다. 또한 내가 닮고 싶은 이들의 꾸살라를 발견하여 따라하는 것도 무의식을 가꾸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와 타인을 유익하게 하는 자신의 성품은 어떤 것들인지, 긍정적인 성품을 기르고 자라게 해주는 행동은 또 어떤 것들인지 탐색해보시기 바랍니다. 이번 주간, 꾸살라로 가득한 무의식으로 더 기쁜 존재여행이 되시기 바랍니다.

재마 스님 jeama3@naver.com
 

[1388호 / 2017년 4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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