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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에 나툰 관세음보살은 어떤 모습일까

  • 문화
  • 입력 2017.04.20 14:05
  • 수정 2017.04.20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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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선희作, 관음의 수인나무, 98.5*165.5cm, 삼베에 천연석채와 천연염료, 금박.

양선희 작가 개인전, ‘관음32응신’展
4월26일~5월2일, 서울 라메르 갤러리

버드나무 줄기에 연꽃, 금강저, 달이 피었다. 해골, 화택, 접시도 열매처럼 맺혔다. 버드나무 뿌리는 정병을 뚫고 지나가며 눈을 가진 손까지 닿아있다. 어디에도 보살의 형상은 없다. 하지만 그림의 모든 것이 관음을 향해있다.

제26회 대한민국 불교미술대전 대상수상자이자 중요무형문화재 제48호 단청장 전수교육조교 양선희 작가가 4월26일~5월2일 서울 인사동 라메르 갤러리에서 ‘관음32응신’전을 개최한다. 관세음보살이 중생의 기도에 응답하는 32가지 모습을 고려불화기법과 현대회화의 미니멀리즘 결합으로 담아냈다. 색과 선을 최대한 절제해 보살을 표현했다. 관세음보살 42수주진언에 착안, 지물로만 관세음보살을 표현해 전면에 관세음보살이 드러나지 않는 그림도 있다.

작가는 고려시대의 불화기법인 배채 기법과 천연 석채와 금박 등을 사용해 관세음보살을 그려냈다. 배채 기법은 종이나 비단 깁의 뒷면에 물감을 칠해 앞면으로 색이 비치는 기법이다. 앞면에 음영과 채색을 보강해 시각적 혼색효과를 줄 수 있다. 얼굴과 피부의 미묘한 살색을 표현하는데 효과적이다. 그림 속 백의관음이 창백하지 않고 은은한 살색을 띄며 온화한 느낌을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양선희作, 걱정마 내가 듣고 있어, 32*30.5cm, 화견에 천연색채와 염료.

관세음보살의 길쭉한 얼굴은 일본 백제관음의 영향이다. “10여년 전 불교미술 답사에서 만난 일본 호류지의 백제관음상 앞에서 한참을 서 있있다”는 작가는 “그때 느꼈던 관세음보살의 성스러움과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관세음보살’을 주제로 여는 첫 개인전이다. 불교 집안에서 자란 작가는 관세음보살이 유독 친근하다고 했다. 20대에는 사찰에서 불교청년회 회장을 맡을 정도로 불교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 불화를 그리고 싶어 무작정 중요무형문화재 제48호 단청장 만봉 스님을 찾아갔다. 만봉 스님에게 도제식 교육을 받고 전문성을 키우고자 다시 대학교에 갔다. 40대에 늦깎이 대학생이 되자 어린 시절부터 힘들면 늘 찾았던 관세음보살을 화폭에 담아야겠다 마음먹었다. 그 후로 10년 만에 32응신이 태어났다.

개인적 생각과 느낌만으로 그림을 그린 것은 아니다. 송나라 계환 스님의 ‘묘법연화경’, 고려 일연 스님의 ‘삼국유사’, ‘화엄경’의 ‘입법계품’ 등을 탐독하며 역사속에 나타난 관세음보살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 양선희作, 관세음보살님 세상의 분노를 녹여주세요, 32*30.5cm, 화견에 천연색채와 염료.

서울 개인전에 이어 뉴욕에서도 같은 주제로 개인전을 갖는다. 2016년 전시 관계자의 요청으로 진행했던 작품소개 자리에서 불화의 현대적 해석에 관심을 보인 New York Art Gallery K&P가 전시를 기획했다.

양선희 작가는 “관세음보살의 눈과 손이 1000개나 되는 것은 그만큼 많은 기도에 응답하심을 나타낸다고 생각한다”며 “관찰자가 아닌 스스로 관세음보살의 마음이 돼보기도, 중생의 마음이 돼보기도 하면서 그림을 그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불 시대인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뇌에도 관세음보살이 분명 응답하실 것이라 확신했다”며 “중생들이 관세음보살에게 올리는 간절한 기도와 그에 답하는 관세음보살의 모습을 화폭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02)730-5454

조장희 기자 banya@beopbo.com 

[1389호 / 2017년 4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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