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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키워드는 ‘여민(與民)’

기사승인 2017.05.22  13: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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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선거가 치러지고 새 정부가 들어섰다. 2주일여 지났는데, 예전의 어느 정부와는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새로 당선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잘못된 관행과 결별하겠다고 했고, 권력기관을 정치로부터 독립시키겠다고 했다.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했고, 정부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이라고 했다.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히 하겠다고 했고, 자주 국방력을 강화해 북핵문제 해결의 토대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여기까지는 수사학적 내용이라 해도 되겠으나, 약속을 지키는 대통령으로서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문제는 앞으로 문재인이 실천하는 대통령으로 남느냐 마느냐하는 해답으로 남아 있다.

왜냐하면 전직 대통령들의 거짓말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은 4대강 사업으로 시멘트를 강바닥에 쏟아 부어 강물을 썩게 했고 자원외교, 광산개발 등에 국민혈세를 겁도 없이 탕진했다. 박근혜는 권력을 사유화해 국정농단으로 감옥에 들어갔다. 어찌 그것뿐인가. 5·18 민주화운동에 북한군이 내려와 기관총을 난사했다는 사람, 만약 북한군이 기관총을 갖고 내려왔다면 그렇게 하도록 안보의 구멍을 낸 뻔뻔한 사람이 비자금으로 골프나 치면서 전직대통령이라고 배를 내밀고 걸어 다니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보수들은 선거기간 내내 ‘종북장사’를 하더니, 문재인 정권을 ‘종북좌파 정권’이라고 했다. 북한을 주적으로 설정한 보수들 입장에서는 대통령도 운동권, 비서실장도 운동권, 정무수석도 운동권이니 모두 ‘빨갱이’들이라 할만도 하다. 그러나 북한은 역사적으로 같은 언어를 쓰는 같은 나라로 통일의 대상이지 주적은 아니다. 죄 없는 인민들을 사찰하고, 인권을 유린해 세계에서 제일 못 사는 나라로 굶주리게 한 그들 권력층이 주적이자 타도의 대상이지, 남한을 그리워하며 탈출하고 싶어도 탈출을 못하는 힘없는 북한 서민들이 왜 주적이어야 하는가.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3일 만에 첫 민생행보로 인천공항을 찾아 1만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겠다고 했다.

신자유주의 낙수효과를 맹신한 이명박은 비정규직을 만들고 재벌들 법인세를 인하해주었다. 그래서 가진 자들이 노동력을 똥값으로 착취하게 했고, 이를 통해 우리사회의 가장 불행한 양극화를 일반화시켰다. 박근혜는 이명박이 고착시켜놓은 고질적인 사회 불평등의 개선은커녕, 한 술 더 떠 재벌들이 내야할 법인세를 뒷돈으로 받아 챙겼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고위관리들은 탈세와 부동산투기로 부를 늘린 졸부들이 많이 등장했고, 뻔뻔한 얼굴에 콧대만 높아 빤들빤들했다. 노무현 정부 때 고건 총리가 국무총리 직함 위에 대통령권한대행이란 명패를 만들어 앞에 놓았을까. 국무총리 직함 위에 대통령권한대행이라는 옥상옥의 명패를 만든 낯 뜨거운 짓이 박근혜 정부 고급관리들의 권위적이고 상징적 모습이라면 모습일 것이다.

더 두고 보아야겠지만 문재인 정권은 출발부터 마음을 설레게 하고 희망을 갖게 한다. 우선 국무총리로 내정된 이낙연은 두꺼비 같은 인상으로 비죽이 웃는 모습이 시골아저씨 같이 텁텁해 보인다. 누구하고든 막걸리를 들며 소통하겠다면서 삼청동에 막걸리 종류가 많이 생길 것이라는 말로 앞으로의 행보를 예시했다.

원래 우리의 정서는 막걸리를 마시며 윷놀이를 하다가 가령 진 사람이 화를 내도 웃음으로 받아주고, 그 광경을 구경하려고 지나가는 나그네가 다가오면 술 사발을 내밀기도 했다.

제발 이낙연 총리 내정자는 인사청문회에서 부동산투기나 군 미필과 같은 이전 정부에서 일상적인 일이 불거져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주사파의 이미지가 어떤 것인지 모르겠으나 임종석은 심히 부끄러움을 타는 청년처럼 수석들을 소개하면서 기자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게 했다. 그리고 대통령이 참모들과 자리를 같이하며 산책하는 모습이라든가, 구내식당에서 청와대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는 모습은 전에 볼 수 없는 풍경이었다. 설령 그것이 보여주기식 정치 제스처라 해도 이전 정부에서는 없었던 광경임에 틀림없다.
 
신지견 소설가
hjkshin@naver.com

[1392호 / 2017년 5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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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견 hjksh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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