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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지역단 군포교3팀 이승규-상

기자명 이승규

실천·지혜 갖추는 것은 수레의 두 바퀴와 같다

▲ 56, 취산
절에 지극정성으로 다니셨던 할머니 영향이었다.

절에 다녔어도 예수재 몰라
뒤늦게 공부해 포교사 품수
부부포교사로 군법회 운영

일찌감치 어릴 때부터 사찰 법당에 드나들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일 때에 ‘반야심경’과 예불문을 달달 외웠다. 그랬으니 부처님과 인연을 맺고 지내온 세월이 40년이 넘은 것 같다.

물이 아래로 흐르는 자연스럽다는 뜻의 법(法)자처럼, 부처님 가르침[佛法]은 내 인생 전반에 걸쳐 면면히 흐르고 있다. 할머니 손잡고 법당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부터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부처님과의 인연은 계속 이어져왔다. 할머니 손을 놓은 뒤에도 절을 찾아 정기법회에 참석하는 등 신행활동은 꾸준히 해왔다.

나름 불자로서 잘 살아오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한 사건(?)이 불자답게 살아왔다는 내 자부심에 제동을 걸었다. 수학여행 때 일이었다. 사찰에 내걸린 예수재를 알리는 현수막을 본 어느 학생의 질문이 전환점이었다.

“절에 왜 예수가 있어요?” “…….” 대꾸나 대답을 못했다. 설명은 더더욱 할 수 없었다. 그 질문에 나는 말문이 막혔다. 한없이 부끄러웠다. ‘내가 아무 생각 없이 절에 다니고 있었네….’ 착각이었다. 절에 다니면서 경전 독송하고 부처님께 절을 올리는 것이 불교라는 단순한 생각만으로 부처님 가르침을, 불교를 믿었다는 창피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이건 아니다 싶었다. 뭔가 방향이 잘못 되었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체계적으로 불교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불연을 맺은 지 한참 뒤인 2012년, 도반이자 아내인 여여심 보살과 함께 전북화엄불교대학에 입학했다. 부처님 가르침을 본격적으로 공부했다. 차라리 열심히 이해하고 흡수하는 과정이라고 하고 싶다. 내친김에 포교사고시에 응시했고, 이듬해 여여심 보살과 함께 포교사 품수를 받았다. 그렇게 우린 부부포교사가 됐다.

행지구비 여거이륜(行智具備 如車二輪). ‘실천과 지혜를 갖추는 것은 수레의 두 바퀴와 같다’라는 원효대사 말씀이다. 그 말씀처럼 살아야 했다. 포교사는 무엇인가 고민했다. 부처님 가르침 배운 만큼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시절인연이 다가왔다. 우연한 기회에 전북 완주 봉동에 위치한 9585부대와 인연이 닿았다.  2014년 6월부터 2017년 지금까지 매월 첫째 주 일요일이면 군부대에 여여심 보살과 같이 방문하여 군법회를 운영해오고 있다. 군법회에서는 예불을 모시고 ‘반야심경’을 봉독하며 설법을 통하여 보다 쉽게 불교 기초교리 및 불교문화 등을 설명하려고 애쓴다. 그렇게 불교를 좀 더 가까이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장병들 생활에서 불교가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도와주는 한편 그들이 전역 후에도 불자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법회가 끝난 뒤 장병들이 원하는 간식을 공양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가끔 지인의 도움을 받아 색소폰 연주와 함께 장병들의 노래자랑도 가졌고, 다도 전문 사범을 초정하여 우리 전통차를 알리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도 했다. 장병들이 지루하지 않게 다양한 불교전통문화와 프로그램을 곁들이려고 노력 중이다. 

더욱이 오늘날 모든 종교와 마찬가지로 신도의 노령화와 종교인구 감소 추세는 불교도 예외가 아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책 중 하나가 어린이 및 청소년 포교와 군포교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처음에 시작할 때에는 어떤 방법으로 불교를 장병들에게 전파할 것인가 고민도 많이 했었다. 하지만 현직 교사 약 30년 경력을 바탕으로 더욱더 열심히 공부하여 부처님 말씀을 전달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게 됐다. 오히려 간식 경비를 마련하는 것이 걱정이었다.

이승규 전북지역단 군포교3팀 snowwell@hanmail.net
 

[1392호 / 2017년 5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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