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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차단타 자타카-상

전생에 코끼리였던 부처님의 희생

▲ 라오스 비엔티엔의 불교사원 꼭대기에 자리한 에라완(Erawan)과 제석천 인드라.

흰 코끼리는 불교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마야부인의 꿈에 상아가 6개인 흰 코끼리가 나타난 이후로 흰 코끼리는 부처님의 탄생을 상징하면서 불교를 대표하는 동물로 자리 잡았다. 또한 흰 코끼리가 전륜성왕의 7가지 보물 중의 하나로 널리 받아들여졌다. 많은 동남아시아 사원의 벽화에서 흰 코끼리는 분홍색에 가깝게 나타난다. 동물원에 가서 코끼리를 보면 피부가 기본적으로 회색이지만 넓은 귀 안쪽에서 분홍색 피부를 볼 수 있다. 몸 전체가 분홍색인 코끼리를 백상 또는 흰 코끼리라고 하는데 그 가치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동남아시아에서는 흰 코끼리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기도 하고 나라가 망하기도 했다.

6개의 상아 가졌던 전설의
흰 코끼리에 대한 이야기
사랑과 용서 상세히 표현

마야부인의 꿈에 나타난 흰 코끼리는 하나의 머리에 상아가 좌우로 각각 3개씩 6개로 표현된다. 이는 33천 최고의 신인 제석천 인드라가 타고 다니는 에라완(Erawan) 때문이기도 하다. 이 전설적인 흰 코끼리는 하나의 몸에 머리가 3개인데 각각 2개씩 모두 6개의 상아를 가지고 있다. 부처님께서 싯다르타 태자로 태어나기 전에 인드라신이 지배하는 33천의 신이었다는 것을 전설적인 코끼리를 통해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라오스는 수많은 코끼리를 가지고 있는 나라라는 뜻에서 란쌍(Lan Xang) 왕국으로 불렸다. 독실한 불교 신자였던 라오 왕가의 옛 국기는 3개의 머리에 6개의 상아를 가진 에라완을 형상화한 것으로 유명하다.

자타카에서 부처님은 전생에 수많은 동물로 태어나서 동물의 한계를 넘어선 덕행을 통해 공덕을 쌓아 나간다. 많은 자타카에서 부처님은 자신의 마지막 삶에서 깨달음을 얻어 전지자가 되고 이를 통해 수없이 많은 생류를 구하겠다는 위대한 발원을 성취하기 위해 보통 사람으로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자기희생을 행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부처님께서 6개의 상아를 가진 흰 코끼리로 태어나 자신의 목숨을 내어 놓는 위대한 자기희생을 행한다는 차단타 자타카(Chaddanta Jātaka)는 고대 인도에서부터 잘 알려져 있다. 인도 중부 산치대탑의 탑문 부조에서부터 인도 중동부 아마라바티(Amaravathi)까지 6개의 상아를 가진 흰 코끼리의 모습을 통해 차단타 자타카의 위상을 잘 알 수 있다. 이 이야기가 유명한 이유는 여기에서 단순히 부처님의 자기 희생만 강조된 것이 아니라 우리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사랑과 용서, 집념과 배신 등이 적나라하게 표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부처님께서 사위성 제타와나에 머물 때 자신의 전생을 잘 기억하는 한 젊은 비구니가 있었다. 이 비구니는 사위성의 좋은 가문에서 태어났으며 부처님의 법문을 듣기 위해 제타와나에 갔다가 부처님의 위풍당당함과 아름다움에 반하게 된다. 가만히 자신의 전생을 떠올리면서 부처님께서 6개의 상아를 가진 흰 코끼리로 태어났을 때 자신이 그 코끼리의 부인이었던 것을 알아차리고 기뻐서 크게 웃었다. 하지만 자신이 어떤 부인이었는지를 살펴본 후 그녀는 대성통곡하게 된다. 왜냐하면 그녀는 자신의 남편이었던 흰 코끼리를 죽이기 위해 사냥꾼을 보냈던 질투의 화신이었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미소를 지으면서 과거를 이야기하셨다.

황순일 동국대 교수 sihwang@dgu.edu
 


[1393호 / 2017년 5월 3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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