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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재앙을 막으려면

기사승인 2017.06.12  13:2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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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핵발전소인 고리 1호기가 폐쇄된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6월9일 한국수력원자력이 제출한 ‘고리 1호기 영구정지를 위한 운영변경허가안’을 원안 그대로 의결했다. 1978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지 39년 만이다. 이로써 탈원전 흐름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원전 정책 전면 재검토’를 공약한 문재인 정부가 앞으로 얼마나 적극적으로 탈핵 정책을 추진할지, 기존 핵발전소 중심 에너지 정책에 얼마나 변화가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하지만 에너지 전환은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이루어지기 어렵다. 국민 개개인의 생활양식이 변하지 않는 한 에너지 소비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고 이를 채우기 위해 전기를 끊임없이 만들어 내야 한다. 불교생태콘텐츠연구소가 발간한 자료집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인당 전력소비량은 우리나라보다 경제수준이 높은 일본, 프랑스, 독일, 영국보다 많다. 2012년 한 해 동안 소비된 전력량을 1인당 평균 전력 소비량으로 환산해 보면 855리터 양문형 냉장고를 21대 가동할 수 있는 양이다. 가뜩이나 많은 전력량을 소비하고 있는 마당에, 소비되는 전력의 원천까지 따져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우리나라는 총 전기 생산량에서 35%를 핵발전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미국 19%, 독일 18%, 인도 4%, 중국 2%보다 월등히 높을뿐더러, 전 세계 평균인 11%의 3배 가까운 수치다. ‘핵발전소 밀집도 전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전기중독 사회’ 대한민국의 암울한 현실이다.

이러한 핵 발전이 가져올 수 있는 재앙을 경고하는 목소리는 불교계뿐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핵발전소 사고가 발생할 시 광대한 지역의 생명체들이 방사능에 피폭돼 즉시 사망하거나 수십년 동안 고통을 받게 된다. 설령 사고가 나지 않더라도 발전소에서 지속적으로 나오는 방사성 물질로 인해 내부피폭이 진행된다. 방사능 폐기물 저장소를 짓는 데 사용되는 비용도 문제로 지적된다. 고준위 방폐장 하나를 건설하는 데 무려 2조원이 드는데, 짧게는 300년에서 길게는 10만년까지 방사능을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유지비용 역시 막대하다.

   
▲ 조장희 기자
불교계에서는 그동안 스님·재가단체들이 캠페인 전개 등을 통해 탈핵을 외쳐왔다. 이러한 활동들이 얼마나 실효적 성과를 거두었는지는 차치하고, 불자 개개인의 에너지 절약 정신과 탈핵 인식 수준을 가늠해 보면 아쉬움이 적지 않다. 들끓는 욕망을 버리고 대자유를 향하여 나아가는 불교의 정신을 생활 속에 안착시킨다면, 그것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검소함으로 이어질 것이다. 불살생의 계를 철저히 지키고자 한다면, 수십 만명의 생명을 한순간에 죽음으로 몰아갈 수 있는 핵발전소에 대한 경각심으로 표출될 것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핵발전소가 폐쇄되는 시점에서, 불자들 스스로가 변화함으로써 탈핵으로의 여정을 앞당길 수 있는 열린 시민으로 거듭나길 기원해본다.

조장희 기자 banya@beopbo.com
 

[1395호 / 2017년 6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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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장희 기자 bany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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