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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수견고뇌불가인내처·수의압처·일체암처

기자명 김성순

화로에 갇혀 풀무질 당하는 형벌

▲ 시왕의 심판을 받는 죄인들.

대규환지옥의 세 번째 별처지옥인 수견고뇌불가인내처(受堅苦惱不可忍耐處)는 말 그대로 ‘참기 힘든 참혹한 고통을 받는’ 지옥이다. 왕과 관리 등의 권력자에게 잡혀서 두려움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위증하거나, 살아남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악업이 되어 이곳에 떨어진다고 한다.

거짓말 과보로 가는 지옥
업은 다음 생까지 이어져

여기 죄인들은 악업으로 인해 몸에 뱀이 생기는데, 그 뱀이 몸 안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힘줄을 잡아당기고, 내장들을 뜯어 먹으며, 이리저리 뒹굴기 시작하면 그 고통은 참기 힘들다. 몸속에 생겨난 뱀은 맹렬한 불에 그슬리고 태워지는 것보다 더한 고통을 주지만 죄인은 전생의 악업이 지워질 때까지는 마음대로 죽을 수도 없어서 기나긴 시간을 견뎌내야만 한다.

만일 그 악업의 기운이 다하면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는데, 요행히 전생의 선업이라도 있으면 다시 인간 세상에 날 수는 있지만 태중에서부터 그 어미에게 병을 가져다주고, 태어난 후에도 고치기 힘든 병을 지니고 살게 된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들이 모두 전생의 업력이 여전히 작용하기 때문임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다음 대규환지옥의 네 번째 별처지옥인 수의압처(隨意壓處) 역시 거짓말의 업으로 인해 떨어지게 되는 지옥이다. 진실을 알면서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억지로 거짓을 우기고, 스스로 그것을 진실로 믿어버리는 이들, 말로 남을 누르고 자신만이 옳다고 강변하는 이들이 가게 되는 지옥이기에 ‘수의압(隨意壓)’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생각된다. 여기서 ‘수의(隨意)’란 ‘자신의 의지대로 행하는 것’, 그리고 ‘압(壓)’은 남을 강박하고 압박하는 것으로, 자신에게 이로운 대로 남을 압박하는 언사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진실을 속이면서 타인을 압박하는 거짓말의 악업은 어떤 고통으로 갚게 되는 것일까? 전생에 진실을 속이고 말로써 다른 이를 압박했기 때문에 지옥에서도 눌리게 되는 고통을 겪게 된다. 이 수의압처에서는 옥졸이 죄인을 쇠 화로 속에 넣고 쇠로 된 두 개의 풀무 속에 바람을 가득 채워서 풀무질을 한 다음, 쇠 집게로 죄인을 집어내어 쇠 다듬잇돌 위에 올려놓고 쇠망치로 다진다. 그래도 죽지 않고 있는 죄인을 쇠 집게로 다시 집어 끓는 쇠솥에 넣어 익힌 다음에 끄집어내서 다시 쇠몽둥이로 다지기를 끊임없이 반복한다.

죄인은 기나긴 시간 동안 고통을 당하다가, 마침내 전생에 지은 악업의 기운이 다하면 인간 세상에 다시 나기도 하지만 업력으로 인해 늘 성내는 일이 잦아서 다른 사람의 신뢰를 얻지 못하게 된다고 한다. 다음으로 다섯 번째 별처지옥인 일체암처(一切闇處)는 여인과 간음한 자가 그 사실을 부인하고, 결국 그 여인만 집안에서 재앙을 당하게 한 죄로 떨어지게 되는 지옥이다. 거짓말로 지은 죄를 부정하고 그것이 또 다른 악업을 키운 것이기 때문에 지옥에서도 주로 죄인의 혀에 고통을 가하게 된다.

일체암처의 옥졸들은 죄인을 잡아 머리를 쪼갠 후에 혀를 빼어 칼로 베고, 그 다음에 다시 자라나면 불에 달궈진 칼로 다시 베어낸다. 전생에 지은 악업의 기운이 사라질 때까지 이 고통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지옥에서 전생의 악업을 다 갚은 죄인이 혹여 인간 세상에 다시 나더라도 죽을 때까지 처자가 없이 혼자 살게 되며, 자유롭지 못한 몸으로 늘 구걸을 해야 하고, 수명 역시 짧다고 한다.

김성순 서울대 종교문제연구소 연구원 shui1@naver.com 

[1396호 / 2017년 6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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