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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단 자원봉사 선우팀 김덕환-상

기자명 김덕환

불법승 삼보에 귀의한 일은 인생 최고 선택

▲ 61, 학운
포교사로서 또한 불자로서 내세울 것 없는 평범한 삶을 살아왔다. 지계와 청정을 구현하는 공명정대한 ‘법보신문’의 지면에 뱀의 다리를 그려 넣는 어리석음을 범하는 게 아닌지 염려스러울 뿐이다.

이웃종교 설교에 갈증만
정토사 불교대학서 공부
하루 시작은 새벽기도로

이제껏 수많은 선택을 하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그 많은 잘못된 선택으로 수미산보다 더 높은 업장을 켜켜이 쌓아왔다. 그런 와중에서도 나름 괜찮은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 수없이 실패를 한 뒤에 어렵게 금연에 성공한 일과 바로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고 불교에 입문한 선택이 그것이다.

1000년 만에 맞이하는 밀레니엄 해라고 하면서 온 세상이 요란했던 2000년 어느 날이었다.  근무하는 사무실 뒤에 있는 인천 지역 조그만 사찰에서 점심식사 후 남는 시간을 이용해 산책을 하던 중이었다. 주지스님을 뵙고 불교를 처음 접했다. 2002년 근무지가 울산으로 변경되면서 울산에 있는 정토사불교대학에 입학해 처음으로 체계적인 불교공부를 하면서 비로소 불교를 제대로 배우는 계기를 맞이했다.

젊은 시절 교회나 성당에서 설교를 들었다. 지인들 강요에 못 이겨 마지못해 끌려 나갔다. 성직자들 설교를 들으면서 항상 찜찜함을 떨칠 수 없었다. 그것은 신을 믿고 기독교성서를 읽을수록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상식과 과학에 배치된다는 점이었다. 종교교리를 모순 없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안타까움도 있었다. 내 신앙은 이런 의심덩어리를 헤쳐 나가지 못하고 늘 겉돌기만 했다. 신앙이 머리와 가슴에서 동시에 공감되지 않았다.

이런 오랜 고민을 일거에 해소시켜 준 것이 부처님 가르침이었다. 나 자신이 믿음의 인간이 되지 못한 원인을 본래 의심하고 불신하는 못된 성품을 가진 까칠함 때문은 아닌지 늘 곤혹스러웠다. 그런 나에게 불교는 해방의 학문이요 해방의 신앙이었다. 늘 머릿속에 희뿌연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 있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이 안개가 말끔히 사라지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불교를 과학이라 말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과학적인 입장에서 접근하여도 불교를 신앙으로 받아들이는데 하등의 거리낌이 없는 점이 너무 너무 좋았다. 아! 좋다!

정토사불교대학 이수 뒤 제9기 포교사 시험에 도반 10여명이 응시하여 9명이 포교사 품수를 받았다. 나는 자원봉사 자비팀에 배정을 받아 울산시 외곽에 위치한 연화요양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포교사로서 새로운 일상을 시작했다. 거듭 되돌아보건대 처음 봉사를 시작했을 당시에 아무런 프로그램도 없이 무턱대고 방문하여 간단한 간식거리를 대접해 드리고 법회를 봉행했다. 어설픈 레크리에이션과 노래로 한 시간을 겨우 때우고는 허겁지겁 돌아오고는 했다. 지금은 제법 틀을 갖추고 나름 적당한 프로그램도 만들어서 매월 2번씩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즐거운 시간을 공유하고 있다.

편안하고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그만 두고 남들은 은퇴할 시점인 이순에 사업을 시작하여 늘 시간에 쫓긴다. 새벽수행을 빼먹기 일쑤고 바쁘다는 핑계로 포교사로서도 지역단 팀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못할 때가 많다. 하지만 새벽기도와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날은 다르다. 문 열 때에는 문을 여는 줄 알아서 온 마음을 여는데 집중하고, 밥 먹을 때에는 밥 먹는 줄을 알고, 걸을 때에는 내 발걸음이 대지에 접하는 것을 알아차려서 오직 “지금 이순간”에 깨어 있고자 한다.

하루 중 깨어있는 시간이 티끌 만큼이고, 아만의 무지에서 헤매는 시간이 많아서 분별심의 끈을 붙들고 있는 내 자신이 불만스럽다. 그러나 가랑비에 옷 젖듯 쏟아지는 법우(法雨)를 맞고 생활하면 언젠가 자유롭고 행복한 불자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바라며 포교사로서 하루를 시작한다.

deughwan@naver.com

[1396호 / 2017년 6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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