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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 ‘줌머인 인권탄압’ 현실 외면해선 안 된다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17.07.10 11:42
  • 수정 2017.07.10 13:33
  • 댓글 0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된 국가에서 지배 세력 민족에 비해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소수민족은 지배 민족에 비해 언어나 관습도 상당부분 다르다. 최근 방글라데시 대표 소수민족 ‘줌머’에 대한 인권탄압 이슈가 떠오르고 있다.

줌머는 방글라데시 동남부 치타공 지역 산악지대에 살고 있는 11개 소수민족을 통칭한다. 인구 98%가 뱅골인이고 이슬람교인 반면 줌머는 0.7%에 불과하며 그 중 85%가 불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17세기 무굴제국이 점령했을 때는 물론 영국과 인도 정부도 줌머인들에게 자치권을 부여할 만큼 민족성과 문화성을 인정받아 왔다.

194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인도에서 파키스탄이 독립했고, 1971년 파키스탄으로부터 방글라데시가 독립했다. 현재 치타공 산악지대는 방글라데시에 포함돼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치타공 산악지대에 이슬람인들을 정착시키며 줌머인들을 내쫓기 시작했다. 줌머자치권은 이 때 무너졌다. 파키스탄 정부에 항거했던 줌머인들은 뱅갈인들과 독립투쟁을 함께 하며 방글라데시 정부를 세웠으나, 방글라데시 정부는 파키스탄을 지원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학살과 다름없는 탄압을 줌머인에 가하고 있다. 줌머인들에 대한 방글라데시 정부의 탄압·학살은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에서 어렵사리 둥지를 틀고 새 삶을 살고 있는 줌머인들에 따르면 정부군과 뱅갈인들에 의한 살인, 납치, 고문, 강간은 지금도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주요 언론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06년까지 강간 사건만도 36건이 발행했고 납치고문 사건은 34건에 이르렀다고 한다. 줌머인들이 겪고 있는 탄압은 참혹하지만 전 세계적 관심도는 매우 낮다.

최근 ‘재한줌머인연대’가 줌머인 인권탄압문제에 대한 불교계의 관심을 호소했다. 그들은 재정지원이 아닌 정신적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줌머인들이 스스로 정체성을 유지하고 지속할 수 있는 힘을 보태달라는 것이다. 그들의 호소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자치권 보장을 요구하는 줌머인들을 향해 방글라데시 초대 수상은 ‘민족적 정체성을 포기하고 뱅골인이 돼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말은 결국 ‘불교를 포기하고 이슬람교를 믿으라’는 뜻의 다름 아니다. 그럼에도 줌머인들 대부분은 불심을 잃지 않고 항거하고 있다. 그들에 대한 불교계의 지지선언 명분은 이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


[1399호 / 2017년 7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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