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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금강대, ‘소수정예교육’ 명성 무너지나

  • 교계
  • 입력 2017.07.27 15:52
  • 수정 2017.07.27 16:11
  • 댓글 6

한광수 총장 ‘폭언’ 일파만파
교육부 평가서 연거푸 D등급
부실대학 낙인에 미달사태로
11월 HK사업 재선정도 미지수
천태종, 금강대 대책마련 착수

▲ 한광수 금강대 총장의 막말과 폭언이 큰 파문을 일으킨 가운데, 금강대의 총체적 난국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금강대본관 전경.
한광수 금강대 총장의 막말과 폭언이 큰 파문을 일으킨 가운데, 금강대의 총체적 난국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학사 운영 부실화와 그에 따른 지원자 수 급감 등으로 금강대가 자랑하던 ‘소수정예 특성화 교육’이 사실상 와해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2년 연속 D등급을 받았던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획기적인 반전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자칫 존폐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천태종립 금강대를 둘러싼 위기설은 교육부가 2015년 8월31일 발표한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D등급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표면화됐다. ‘학령인구 급감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겠다’는 명목으로 실시된 대학구조개혁평가는 대학 정원의 차등적 감축을 골자로 한다. 하위등급 대학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제재는 물론 ‘부실대학’의 사회적 낙인까지 뒤따르게 된다는 점에서 통폐합·기능전환·폐교 등의 퇴출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 금강대는 2015년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D등급을 받은 뒤 지원자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2013학년도 1.95:1과 1.91:1, 2014학년도 2.23:1과 1.74:1, 2015학년도 2.23:1과 1.2:1이던 수시·정시 경쟁률은 2015년 대학구조개혁평가 발표 이후인 2016학년도 1.89:1과 0.5:1, 2017학년도 0.89:1과 0.26:1로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렸다. 정부로부터 △재정지원 사업 제한 △국가장학금 Ⅱ유형 미지급 △학자금 최소 대출 대학 지정 △정원 10% 감축 권고 등의 실질적 불이익을 받는 것도 문제지만, ‘부실대학’으로 거론되며 이미지가 크게 하락했다는 사실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수능성적 1~2등급의 신입생을 선발해오던 제도를 사실상 폐기한 것도 뼈아픈 대목이었다. 그간 금강대는 ‘열악한 입지조건의 소규모 대학’이라는 불리한 여건을 ‘정예학생 모집’ ‘높은 수준의 교육’ ‘경쟁력 갖춘 졸업생 양성·배출’로 상쇄해왔는데, 핵심기반은 수능성적 1~2등급 이내 학생들만 지원 가능토록 했던 입학제도였다.

하지만 금강대는 정원 미달 사태에 이르자 2016학년도 71명, 2017학년도 98명에 대한 추가모집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지원 학생들의 등급자격을 없앴다. 지원자 수 감소와 정원 충족을 위한 입학자격 완화는 ‘소수정예교육’을 표방하며 쌓아온 명성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강대 일각에서 “입학부실화에 따라 학생들 수준이 점차 저하되고 있다”며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학교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잇따른 학제개편도 혼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015년 2월 취임한 한광수 총장은 같은 해 6월 ‘금강 아젠다’를 발표하고 2개 학부 6개 학과에서 4개 학부 10개 전공으로 학제를 대폭 개편했다. 문제로 지목된 것은 정보과학부 컴퓨터학전공 신설이었는데, 해당 학과가 금강대의 특성과 맞지 않을뿐더러 보직교수 선임 등에도 잡음이 흘러나오면서 비판이 제기됐던 것으로 전한다.

▲ 금강대 본관에 내걸린 총장 퇴진 요구 플래카드.
특히 컴퓨터학전공은 2016학년도 정시 모집에서 0.26:1의 참담한 경쟁률을 기록했고, 결국 대학구조개혁평가 D등급에 따른 교육부 컨설팅 과정에서 강제로 폐과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지난해 컴퓨터학전공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IT경영학전공으로 이동해야 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 속에서 8월 마무리되는 인문한국(HK)사업의 재선정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금강대 불교문화연구소는 2007년 ‘불교고전어, 고전문헌의 연구를 통해 본 문화의 형성과 변용 및 수용과정의 연구’를 주제로 10년 동안 80억원을 지원받는 인문한국(HK)사업에 선정됐고, 2013년 43개 연구소 가운데 최우수 평가를 받는 등 성공적인 연구결실을 일궈왔다. 하지만 정부가 대학구조개혁평가 D등급 대학에 대해 재정지원 사업을 제한하고 있어 11월경 재선정 심사 시 어려움을 겪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의 재정지원 제한에 있어 인문한국(HK)사업의 경우 D등급 유지기간 동안 자체예산으로 사업을 운영해야 한다. 특히 재선정 심사 시 학교에 대한 낮은 평가가 불이익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금강대의 인문한국(HK)사업이 좌초되면 금강대를 넘어 한국불교계의 큰 손실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강대 관계자는 “소규모 대학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정부의 교육정책과 몇몇 관계자들의 사유화 시도가 맞물리면서 금강대가 개교 이래 최대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관련자들의 엄중한 책임을 묻는 동시에 종단과 대학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근본적인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천태종은 한광수 총장 막말 논란에서 비롯된 금강대 문제의 수습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감사원장, 총무부장, 금강대 법인사무처장을 경질한 것도 문책성 조치라는 견해가 나온다. 또한 7월28일 금강대 임시이사회를 열어 한광수 총장 막말 등과 관련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1402호 / 2017년 8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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