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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스님 독단에 실천승가회 내부갈등 심화

기사승인 2017.08.11  20: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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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안·일문 스님, 승가회 주도
동의없는 정치집회 참여 반발

1990년대 사회와 조계종 민주화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실천불교전국승가회(실천승가회)가 최근 일부 집행부 스님의 독선과 독단으로 폐쇄적 집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공동대표 등 실천승가회 몇몇 집행부 스님들이 회원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실천승가회’ 명의로 현 총무원 집행부를 반대하는 정치집회에 나서면서 회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자신들과 정치적 입장을 달리 하는 의견을 표명했다는 이유로 20년 가까이 함께 활동했던 동료회원을 제명하려는 일까지 발생해 실천승가회의 내홍이 커지는 분위기다.

자신들과 견해 다르다고
가섭스님까지 제명 시도
일방통행 운영 반발확산
법안스님 ‘이율배반’ 비판도

복수의 실천승가회 회원에 따르면 공동대표 일문 스님과 명예대표 법안 스님 등은 8월10일 실천승가회 집행위원회를 소집했다. 이날 안건은 최근 서울 보신각종 앞에서 일부 재가단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집회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불교미래사회연구소장 가섭 스님에 대한 제명 건도 함께 다뤄질 예정이었다는 게 실천승가회 구성원들의 전언이다.

가섭 스님은 지난 8월8일 불교신문이 현 종단상황에 대한 대안 모색을 위해 개최한 좌담회에 참석해 “일부 스님과 재가단체들의 종단에 대한 맹목적 부정이 소통을 가로막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특히 가섭 스님은 보신각종 앞 집회에서 쏟아진 각종 구호들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종단도 비판 받을 소지는 있지만, 그렇더라도 종단 대표자를 구속하라는 등의 구호까지 외치는 것은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보신각종 앞 집회에 적극 나서고 있는 법안‧일문 스님이 일부 발언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내면서 가섭 스님에 대한 제명을 시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소식을 전해들은 다수의 실천승가회 스님들은 법안‧일문 스님의 독단에 우려를 표명했다. 결국 이날 회의는 법안‧일문 스님만 참석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실천승가회 A스님은 “평회원에서 시작해 사무처장, 집행위원장 등 20여년간 헌신적으로 활동해온 스님을 자신들과 생각이 다른 의견을 밝혔다는 이유로 제명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일방적이고 독선적으로 집회에 나가 실천승가회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퇴진’ ‘구속’과 같은 극단적인 구호를 남발하는 것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B스님도 “한두 스님에 의해 실천승가회 전체가 움직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그래서도 안 된다”며 “전체가 있는 상황에서 논의구조로 가져가야지 일방통행이 된다면 지금 자신들이 비판하는 일들과 무엇이 다르냐”고 반문했다.

   
▲ 지난 4월 서울 실천승가회 사무국에서 열린 기자회견 모습.
이처럼 법안‧일문 스님이 실천승가회를 독단적으로 운영하면서 내부에서 불만의 목소리들이 커지고 있다. 법안‧일문 스님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지난 6월 재가단체가 중심이 돼 발족한 ‘청정승가공동체 구현과 종단개혁 연석회의’에 두 스님이 회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실천승가회의 참여를 선언하면서 나오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실천승가회는 30여명으로 구성된 집행위원회 논의를 통해 활동 방향과 내용을 결정해왔다.

실천승가회 C스님은 “실천승가회는 대표단과 집행위원들이 참여하는 집행위원회의 치열한 논의를 거쳐 운동의 방향을 결정하고, 방향이 결정되면 회원들이 참여하는 게 방침”이라며 “그러나 연석회의나 촛불집회에 대해서는 어떠한 논의도 없었다. 대표단의 결정을 일방적으로 따르라는 것은 인정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스님은 또 “최근 불교계 언론을 보면 실천승가회 스님 일부가 종단을 비판하고, 또 다른 일부는 연석회의를 비판하고 있다”며 “마치 실천승가회가 양분돼 내분이 일어난 것처럼 비춰져 안타깝고 부끄럽다. 이 같은 갈등은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안 스님은 “우리도 극단은 반대하지만 그렇다고 대중의 흐름을 어떻게 가로막을 수 있겠느냐”며 “가섭 스님 제명의 건은 가섭 스님이 좌담회에서 특정인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생각해 불쾌했다. 그러나 정식안건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스님은 이어 최근 행보에 대해 “종단을 바로세우기 위한 상식적인 내용들을 요구하는 것일 뿐”이라며 “상임고문과 명예대표, 상임대표, 공동대표가 모두 참석하고 있는 만큼 일방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현 종단 집행부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는 법안 스님 역시 불과 몇 개월 전까지 종단의 주요 소임을 맡아왔다는 점에서 “이율배반적인 행보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법안 스님은 지난 2010년 현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추천으로 제15대 직능직 종회의원으로 당선됐고, 종헌종법제개정특별위원장을 맡아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선거법’ 등을 초안했다. 그런가 하면 제15대 후반기 중앙종회에서는 차석 부의장까지 역임했으며, 2011년부터 올 초까지 6년 가까이 자승 스님이 임명한 불교사회연구소장을 맡았다. 때문에 법안 스님이 종단 집행부를 향해 적폐 운운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는 견해가 많다.

한편 8월10일 열린 3차 촛불집회에는 발원문을 낭독하기로 한 실천승가회 스님이 갑자기 바뀌는 일도 발생했다. 이와 관련 교계 한 관계자는 “본인의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임의로 이름을 올렸다 뒤늦게 참석이 불가하다는 것을 알고 갑작스레 교체됐다”며 “실천승가회 내부에 소통이 부재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403호 / 2017년 8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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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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