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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중앙종회, 대대적 변화 시작됐다

  • 교계
  • 입력 2024.03.29 11:34
  • 수정 2024.04.15 13:53
  • 호수 1723
  • 댓글 5

화엄1·2·3회, 통합 틀 벗어나 재편 본격화
옛 ‘금강회’ 재결 움직임 주요 변수로 부상
무량회, 외연 확장 위한 빠른 움직임 관측

2022년 11월 출범한 조계종 제18대 중앙종회 개원식에 참석한 종회의원들. 
2022년 11월 출범한 조계종 제18대 중앙종회 개원식에 참석한 종회의원들. 

조계종 중앙종회 종책모임의 대대적인 변화가 시작됐다. ‘화엄1·2·3회’는 재편을 위한 분주한 움직임에 들어갔다. 옛 종책모임 ‘금강회’ 원년 멤버의 회합도 중앙종회 재편의 중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무량회’도 종회의원 영입에 나서면서 독자적인 외연 확장에 나섰다.

이 같은 변화는 3월 19~20일 열린 제230회 임시종회에서 본격화됐다. 제33·34대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 스님의 영향 아래, 2013년 7월 출범한 ‘불교광장’이 사실상 통합 동력을 상실하면서 종책모임 간 재편을 가속화했다는 분석이다.

물밑에서 진행되던 움직임은 화엄1회장 심우 스님의 발언을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심우 스님은 회기 중 열린 화엄1회 모임에서 “이념과 철학이 다르다면 종책 모임을 변경해도 좋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자승 스님 입적으로 의원 개개인의 정체성이 뚜렷해지면서, 더이상 화엄1회의 울타리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발언의 배경으로 전해졌다. 심우 스님은 “아직까지 이동 의사를 밝힌 의원은 없어 가능한 모두 함께하고 싶다”는 입장이지만, 지난 종회에서 이미 구성원들이 3팀으로 나뉘어 모임을 가진 것으로 전해져, “화엄1회 구성원 모두가 뜻을 같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화엄2회(회장 선광 스님)도 새로운 명칭을 모색하면서 정체성 확보에 나섰다. “이젠 종책모임으로서 제 기능을 찾아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명칭을 새롭게 변경하려면 불교광장 내에서 논의를 거쳐 추인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불교광장 현 회장 호산 스님이 “당분간은 봉선사 교구장 업무에 집중하고 싶다”며 거리를 둔 것으로 전해져 명칭 변경이 불교광장과는 무관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소속 의원의 이탈 소식은 아직까지 없지만 상황이 혼란해지면 언제든 변화 가능성이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화엄3회(회장 삼조 스님)는 급속한 변화의 한복판에 서 있다. 회장 삼조 스님과 보인·법원 스님을 양축으로 종회의원들이 빠르게 결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배경에는 옛 종책모임 금강회(청림회)의 재결성 움직임도 주요 원인으로 손꼽힌다. 금강회 원년 멤버인 원행•현응•지홍•세영•정념•월우•금곡•월우 스님이 3월 26일 회동을 갖고 새로운 종책모임의 필요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엄3회에서 금강회 계열로 인식되는 법원·보인 스님 등이 친목모임인 ‘은행나무회’와 연결돼 있어 이같은 관측에 힘이 실린다.

2022년 11월 조계종 제18대 중앙종회 정기회에서.
2022년 11월 조계종 제18대 중앙종회 정기회에서.

무량회(회장 일화 스님)도 분주하다. 각 종책모임이 불교광장으로 통합된 이후로도 독자 모임을 유지했던 무량회는 사실상 구심점인 진화 스님을 중심으로 결속을 다지며 외연 확장에 나선 모양새다. 특히 화엄1·2·3회에서 뜻을 같이하는 종회의원들을 무량회로 영입하기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도 감지된다.

종회의원 A스님은 이러한 재편 움직임에 대해 “당연한 수순”이라며 “자승 스님이라는 강력한 구심점을 중심으로 종회가 하나로 결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변화된 시대 흐름과 정체성에 따른 행보는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B스님도 “종회의 순기능은 견제와 균형이다. 변화와 개혁을 위해선 선명한 종책을 토의·경쟁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C스님은 “종책모임 별로 각자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치열한 고민이 예상된다”며 “중앙종무기관의 행정조직 개편 건을 비롯해 종단이 추진중인 각종 종책들에 대해서도 이젠 한목소리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723호 / 2024년 4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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