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운사, 사부대중공동체 신모델 제시

  • 교계
  • 입력 2016.10.24 10:54
  • 수정 2016.10.24 11:20
  • 댓글 0

10월22일 교구 대중공사 개최
지역불교활성화·포교당 건립 등
교구현안 두고 출재가 열띤 토론
‘108통장’ 등 자발적 보시 결의
3개월마다 정례 대중공사 열기로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신도수 감소와 젊은 계층들의 종교에 대한 무관심 등은 지역사찰이 안고 있는 최대 현안이다. 특히 산중불교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지역 대부분의 사찰로서는 향후 미래세대에 대한 포교기반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불교의 존망을 결정짓는 최대 과제 가운데 하나다. 이런 가운데 조계종 제16교구본사 고운사(주지 호성 스님)가 지역불교의 활성화를 주제로 교구 자체적으로 대중공사를 열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조계종 제16교구본사 고운사는 10월22일 안동 청소년문화센터에서 '신도청시대, 희망을 주는 불교'를 주제로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를 개최했다.
고운사는 10월22일 안동 청소년문화센터 4층 강당에서 교구 산하 말사 주지스님과 본말사 신도회, 거사림회 등 사부대중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도청시대 희망을 주는 불교’를 주제로 대중공사를 열었다. 이번 대중공사는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신도수 감소와 지역사회에서 불교의 역할 확대라는 지역현안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두고 사부대중이 한 자리에 모여 대안을 마련해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특히 지난 3월 경북도청이 대구에서 안동으로 이전하면서 조성된 신도시에 대한 포교기반 확보와 신도시 종교용지에 세워질 포교당에 대한 건립비용 마련, 활용방안에 대한 교구 대중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준비됐다.

▲ 고운사 주지 호성 스님.
고운사 주지 호성 스님은 “이제 우리 사회는 인구감소에 따라 불자 수도 줄어들고 신도들이 고령화되고 있는 상태에서 교구를 이끄는 몇몇 스님들의 의지만으로 불사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대중공사는 지역 대중들과 소통하면서 교구가 안고 있는 현안을 사부대중이 함께 풀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날 대중공사는 고운사 부주지 등운 스님이 지역사회에서 불교의 역할과 고운사 교구가 안고 있는 현안에 대한 문제 제기로 시작됐다. 등운 스님은 “지금의 시대적 상황에서 포교가 단순히 불교교리의 전파에 머물러 있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며 “교리의 전파를 넘어 불교가 가지고 있는 지역적 기반을 활용해 지역민들의 사회 문화적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한 발 앞서 대안을 도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이어 “고운사 교구는 최근 신도청 이전에 따라 신도시 포교당 건립을 위해 부지를 마련했다”며 “신도시에 건립될 포교당이 어떤 방식으로 건립되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중공사에서는 전재강 안동대 교수의 ‘지역사회에서 불교의 역할’, 고운사 총무국장 도륜 스님의 ‘신도시 포교당 건립방안’에 대한 기조발제가 이어졌다.

전재강 안동대 교수는 ‘지역사회에서 불교의 역할’이라는 기조발제를 통해 “다종교의 현대사회에서 지역에서 사찰의 역할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산중불교에서 벗어나 현대인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포교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전 교수는 △유아를 비롯해 청장년층을 겨냥한 문화포교 콘텐츠 확보 △복지기능 확대 △불교교육과 수행기능 확대 △국가정치, 통일, 환경 등 대사회적 활동 강화 등을 제안했다.

또 고운사 총무국장 도륜 스님은 신도시 포교당 건립에 대한 현안자료를 브리핑했다. 도륜 스님에 따르면 고운사는 2010년부터 경북도청 이전에 따라 신도시 포교당 건립을 추진하기로 하고 본말사 단위로 기금을 조성해, 지난 6월 22여억원의 예산을 들여 신도시 인근 종교용지 1600여평을 마련했다. 비록 종교용지를 확보한 것은 성과였지만 종교용지 내에 포교당을 건립하기 위해 필요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고, 어떻게 포교당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인가는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날 대중공사 모둠토론에서는 두 가지 현안 해결을 위한 논의에 초점이 맞춰졌다. 모둠 토론은 6개조로 나눠 진행됐으며 논의결과 고운사 교구현안을 해결할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됐다.

▲ 이날 대중공사 모둠토론에서는 지역불교 발전에 대한 신도들의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우선 ‘지역사회에서 불교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토의를 진행한 ‘정진’ ‘선정’ ‘지혜’모둠 토론에서는 ‘스님들의 적극적인 사회참여 확대’와 ‘지역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나왔다. 특히 정진모둠에서는 “농촌사회가 주를 이루는 안동에서 사찰을 지역 활동이 미진한 측면이 있다”며 “사찰을 중심으로 한 상조회와 병원불자회 활성화, 염불봉사팀 등 봉사활동 강화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 선정모둠에서는 “현대화된 사회에서 사찰은 여전히 ‘초하루’ ‘보름’법회 등만 진행해 사회와 동떨어진 측면이 있다”며 “주말을 이용해 가족법회 등을 개최하고 어린이 청소년을 겨냥한 법회를 활성화해 미래세대에 대한 포교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도시 포교당 건립 방안’을 주제로 토론한 ‘보시’ ‘지계’ ‘인욕’ 모둠에서는 포교당 건립 기금마련을 위해 “신도들의 자발적 보시문화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지계모둠에서는 “포교당 건립을 위해 신도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신도시 포교당 건립을 위해 ‘108통장 갖기’ 운동을 펼쳐, 포교당 건립에 신도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포교당 활용방안과 관련해서는 “포교당이 단순히 절이라는 이미지를 주기 보다는 다양한 계층의 문화공간이 되어야 한다”며 “음악회를 비롯해 전시회를 정기적으로 열고, 신도시 지역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강좌도 여는 등 포교당이 문화중심공간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대중공사는 스님과 교구신도회 대표자들이 중심이 된 기존의 대중공사와 달리 일반신도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어지면서 지역불교 현안에 대한 출재자의 진지한 논의가 이어졌다. 또 신도시 포교당 건립 등에 대한 지역현안을 자발적인 보시문화 확대를 통해 해결해 나가겠다는 결의를 이끌어냈다. 그런 점에서 이날 3시간 넘게 진행된 고운사 대중공사는 불교계의 숙원인 사부대중공동체 실현 등 바람직한 사찰운영의 모델로 평가될 전망이다.

호성 스님은 “지역불교 발전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두고 사부대중이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희망을 봤다”며 “오늘 도출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향후 교구운영의 밑그림을 그려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고운사는 향후 대중공사를 정례화할 방침이다. 특히 3개월마다 교구현안을 주제로 대중공사를 열어 포교당 건립 사업 등에 대한 중간과정을 점검하고, 대중들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안동=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365호 / 2016년 11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 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