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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안 썼다고요? 모두 아집을 쓰고 있습니다"

  • 교계
  • 입력 2017.03.26 17:11
  • 수정 2017.03.30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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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계종 고시위원회는 3월25일 중앙승가대학 지혜관에서 3급 승가고시를 실시했다. 올해 3급 승가고시에는 3분 설법 면접이 신설됐다.

3월25일 승가대서 고시
3분 설법에 225명 응시
참신한 주제·방법 눈길
지안 스님 "공감에 점수"

“안경을 끼신 분 손 들어보세요. 안경을 끼지 않으신 분들 손을 들지 않으셨는데, 제 눈에는 모두 안경을 낀 것으로 보입니다. 바로 아집이라는 안경입니다.”

조계종 고시위원회가 3월25일 중앙승가대학 지혜관에서 실시한 3급 승가고시 3교시 면접에서 청주 성무호국사 군승 기학 스님이 설법을 했다. 자신의 안경을 벗었다 끼고 양 손가락을 이용해 사각 프레임을 만들어 눈 가까이 가져갔다 멀리 가져가는 등 동작까지 열심이었다.

신선한 비유와 동작에 면접관들의 눈이 커졌다. 같은 시각 다른 면접장에서도 승가고시에 응시한 스님들이 면접관을 대상으로 3분 설법을 했다. 올해 3급 승가고시에 신설된 3분 설법의 풍경이다. 응시자들은 자신이 정한 주제와 대상을 밝힌 뒤 면접관 앞에서 3분 동안 설법했다.

▲ 동작까지 겸해 설법을 하는 응시자 스님.

조계종 고시위원회는 올해 처음으로 3급 승가고시에 3분 설법면접을 도입했다. 승가고시에 합격하게 되면 말사 주지 소임과 본사 및 중앙종무기관 국장 소임을 맡고 상좌를 두는 중덕 정덕 스님들에게 지도자로서의 설법능력을 배양하기 위함이다. 올해 3급 승가고시는 비구 스님 136명, 비구니 스님 89명으로 총 225명이 응시했다.

면접관 스님들은 기대이상의 수준에 놀라워하는 눈치였다. 교육국장 진광 스님은 “다양하고 참신한 주제의 설법들이 나왔다”며 “현장에서 바로 법문을 해도 될 만큼 손색없는 설법이 많았다”고 만족스러워했다.

하지만 면접을 본 응시자 스님들은 설법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놨다. 기학 스님은 “법문 준비는 어렵지 않았으나 면접관 스님 앞이라 얼마나 긴장을 했던지 손에 땀이 다 났다”면서도 “면접을 준비하며 설법 현장을 미리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설과목이 의미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승가고시에 응시한 양평 용문사 성만 스님도 대승불교 정신에 입각한 중생제도를 위해서는 일반 불자에게 법을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준비과정으로서 3분 설법이 승가고시에 신설된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 면접 전 설법 준비를 하고 있는 스님들.

이날 현장에는 교육원장 현응 스님이 방문해 2~3곳의 면접장에 들어가 설법을 주의 깊게 참관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고시위원장 지안 스님은 “여러 사람들에게 부처님 법이 퍼지기 위해서는 법을 설할 수 있는 법주가 있어야 한다”며 “명실공히 승가의 지도자가 되는 중덕, 정덕 스님이 후배나 제자, 신도에게 불교를 가르쳐 올바른 신심을 일으키도록 하고, 전법활동을 활성화 하자는 취지로 필수과목으로 넣었다”고 말했다. 또 “오늘 3분 설법은 주제의 명확성과 전달력, 대중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가를 기준점으로 점수를 매겼다”고 덧붙였다.

김포=조장희 기자 banya@beopbo.com

▲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 스님이 면접 현장을 방문해 참관했다.

[1386호 / 2017년 4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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