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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사사 자타카-하

제석천신도 감동한 토끼의 보시

▲ 인도네시아 보로부두르(Boro budur)의 제1회랑의 사사 자타카(Sasa Jātaka).

토끼와 그 친구들은 보름달이 뜨는 날 오계를 굳건히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동물을 죽이거나, 물건을 훔치거나, 거짓말을 하거나 하지 않고 찾아오는 걸인에게 줄 보시를 준비해야 하는 것이었다.

걸인에 고기 주겠다며
몸을 불속에 던진 토끼
보름달 토끼설화로 발전

수달은 강가로 가서 먹을 것을 찾았다. 그때 한 어부가 7마리의 붉은 고기를 잡은 후 강가의 축축한 모래 속에 이 물고기들을 묻어 두고 더 많은 고기를 잡기 위해 강 하구 쪽으로 내려갔다. 이 물고기의 냄새를 맡은 수달은 물고기를 파낸 후에 큰소리로 이 물고기의 주인이 있는지를 물었다. 누구도 대답하지 않자 수달은 물고기를 집으로 가져와 보관하고 자신이 오계를 지킨 것에 만족스러워 했다. 자칼도 또한 먹이를 찾으러 나섰다. 들판을 돌아다니던 자칼은 텅 빈 전망대에서 구운 도마뱀과 응고된 우유 한통을 발견했다. 자칼은 큰소리로 이 도마뱀과 응유의 주인이 있는지를 물었다. 누구도 대답하지 않자 자칼은 이 음식을 집으로 가져와 보관하고 자신이 오계를 지킨 것에 만족스러워 했다. 한편 원숭이는 망고나무 숲으로 가서 노랗게 잘 익은 망고를 가지고 집으로 왔다. 그리고 자신이 하루 종일 오계를 지킨 것에 만족스러워 했다. 그리고 토끼는 자신이 먹는 풀을 걸인에게 보시할 수 없음으로 자기 스스로를 음식으로 보시하기로 굳게 결심했다.

이들을 시험해보기로 한 제석천 인드라는 늙은 브라만 걸인으로 변장하여 수달과 자칼과 원숭이의 집을 방문했다. 이들은 각각 브라만 걸인에게 오계를 지키며 얻은 깨끗한 음식임을 설명하며 보시하려 했고 브라만 걸인은 잠시 후에 다시 오겠다며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브라만 걸인은 토끼의 집을 방문했다. 브라만 걸인의 요청에 토끼는 답했다. “브라만 수행자여, 여기까지 잘 오셨습니다. 저에게는 밥도 기름도 콩도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늘 제가 이전에 한 번도 해보지 못한 보시를 하겠습니다. 전적으로 저에게 속하는 내적인 것을 보시하겠습니다. 수행자여, 가서 장작을 모아 불을 활활 피우고 저를 불러 주십시오. 저는 스스로를 희생하여 타오르는 불속으로 뛰어 들겠습니다. 제 몸이 잘 구워지면 당신이 살코기를 드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통해 종교적인 삶을 계속 이어 나갈 수 있습니다.” 

인드라 신은 신통력으로 장작을 모아 불을 활활 피우고 토끼를 불렀다. 토끼는 불에 뛰어들기 전에 자신의 몸을 크게 3번 털어 흔들었다. 자신의 털에 붙어 있는 곤충들이 죽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토끼는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타오르는 불속으로 뛰어 들었다. 그러나 이 장작불은 전혀 뜨겁지 않았고 토끼의 몸은 조금도 불타지 않았다. 브라만 걸인은 제석천 인드라로서의 본모습을 드러내고 토끼가 대단한 결심과 의지를 지녔음을 찬탄했다. 그리고 토끼의 숭고한 뜻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보름달에 토끼의 모습을 그려 넣어서 모두가 다 기억하도록 했다.

사사 자타카는 마지막으로 그때 수달은 아난다이었고 자칼은 목갈라나였으며 원숭이는 사리풋타였고 현명한 토끼는 부처님이었다고 하며 과거를 현재와 연결하고 있다. 보로부두르 제1회랑의 사사 자타카 부조에서 활활 타오르는 화로 위에 앉은 토끼가 브라만 걸인으로 변장한 인드라신과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황순일 동국대 교수 sihwang@dgu.edu
 


[1390호 / 2017년 5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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