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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총림 동화사 주지 효광 스님

기사승인 2017.05.29  15:2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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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 꾸준히 정진하면 길이 열립니다”

   
▲ 효광 스님은 “단 한나절이라도 그 일념삼매의 경계를 맛보게 된다면 그 때부터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질 것”이라며 “동화사에서 열리는 이 108일 수행정진 기간 동안 영원한 자유와 행복에 이르는 이 관문을 반드시 넘어서겠다는 그 한마음으로 정진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구 팔공총림 동화사는 오늘 생전예수재를 시작으로 보살계 수계산림, 백중까지 108일간 내 삶의 문제를 성찰하는 기도법회를 진행합니다. 이 불사는 그동안 헛된 망상에 속고 살아왔던 우리의 모습을 반추하고 더 찬란한 내일에 대한 확신과 더 이상 속지 않고 살 수 있는 안목을 갖도록 하는 수행이 될 것입니다.

윤달은 공짜로 생긴 시간
그냥 소비하면 의미 없어
삶 돌아보고 내일을 위한
의미 있는 일에 나서야

돈·명예·권력만을 좇지만
죽을 땐 하루아침에 티끌
영원한 행복을 얻기 위해
단 하루라도 수행 매진해야


잘 알다시피 올해는 윤달이 있습니다. 원래 음력으로 1년은 12달이지만, 윤달이 낄 때는 13달이 됩니다. 없던 달이 하나 더 생긴 것입니다. 그래서 윤달을 공달이라고 합니다. 살다보면 공짜로 얻는 것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가운데 최고는 바로 시간일 것입니다. 내일 세상을 떠날 사람에게 오늘 이 하루는 그 어떤 것보다 귀할 것입니다.

돈이 공짜로 생기면 얼마나 기분이 좋습니까? 써야할 돈이 정해져 있으면 함부로 쓸 수 없지만 공돈이 생기면 그것은 어디에도 쓸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공돈을 먹고 입는 것에 소비해 버리면 의미 없이 끝나지만 차곡차곡 쌓아두면 어느 때 요긴하게 쓸 수 있습니다. 초등학생들은 용돈이 생기면 돼지저금통에 차곡차곡 쌓아둡니다. 처음에는 한두 푼이지만 돼지저금통에 한 통이 가득차면 어른들도 그 돈을 탐냅니다. 만약 어른들이 초등학생처럼 한 푼 두 푼 모으는 마음으로 돈을 모으면 훗날 거액을 모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모으는 것과 모으지 않는 것의 차이는 시간이 지나면 엄청난 차이로 나타납니다. 하찮은 돈도 그럴진대 하물며 시간은 어떻겠습니까. 그래서 지혜로운 도인들은 윤달에 불사도 많이 했고, 염불 참선도 많이 했다고 합니다. 우리도 이런 귀한 시간을 다른 곳에 허비하지 말고 온전히 수행에 몰입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영원한 자유와 행복의 길로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아마 여러분들이 오늘 이 자리에 모인 것은 여러 원력과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 일 것입니다. 저마다 다 다르겠지만 그것을 하나로 이야기하면 더 행복해 지고 싶은 것 아니겠습니까?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해질 수 있을지 알고 싶어서 온 것 아닙니까?

우리가 일상에서 돈을 벌기 위해 뙤약볕 아래서 열심히 일하고, 명예나 권력을 취하려고 하는 것은 왜일까요? 그런 것을 얻으면 결국에는 행복해 질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모두가 돈이나 명예, 학벌을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과연 여러분에게 영원한 행복과 자유를 가져다줄까요?

밥을 먹고 나면 포만감이 생기고 행복함을 느낍니다. 그런데 조금 시간이 지나면 다시 슬슬 배가 고파지고 시장기가 느껴집니다. 급기야 힘들 정도로 배가 고파지면 얼마 전 밥을 먹었을 때의 행복감은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돈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10여년 전 오대산에 살 때, 어느 날 사시공양을 마치고 포행을 나갔다가 사찰을 찾은 관람객들이 서로 이야기 하는 소리를 듣게 됐습니다. 미국의 어떤 유명한 사람이 돌아가셨는데, 그 분의 유산이 무려 3000억원이 넘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정도면 도대체 얼마나 되는 돈일지 처음에는 상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뒤를 따라가면서 계산해 봤습니다. 그 돈은 하루에 1000만원씩 하루도 거르지 않고 100년을 쓸 수 있을 정도의 돈이었습니다. 어마어마한 돈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분은 바로 마이클 잭슨이라는 가수였습니다. 그런데 그 분은 60년도 채 살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죽으면서 단 한 푼도 가져가지 못했습니다. 얼마나 허망합니까. 어떤 사람은 돈을 많이 벌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100년 동안 3000억원이 아니라 3조원을 벌었다고 해도 그것은 하루아침의 티끌에 불과합니다. 마이클 잭슨처럼 죽을 때 한 푼도 못 가져갑니다. 얼마나 비효율적인 것입니까.

돈도 그렇고, 명예도, 권력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을 가졌을 때의 행복감은 유한한 것입니다. 영원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영원한 행복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요? 그것은 마음공부에 있습니다. 동화사가 108일간 산문을 활짝 열어놓은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여러분들이 100년을 벌어서 하루아침에 티끌 밖에 안 되는 그런 것을 얻도록 하는 게 아니라 단 며칠이라도 마음공부를 해서 영원히 행복하고 자유로울 수 있는 그 길을 찾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영원한 행복을 위한 마음공부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화두를 잡을 수 있고, 염불, 주력, 간경도 있습니다. 그런데 마음공부를 하기에 앞서 가장 우선되어야 할 것은 마음을 맑히는 것입니다. 모든 것은 다 마음에서 비롯되는데 마음이 혼탁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비유하자면 더러운 것은 물로 씻어내야 하는데 물이 더럽다면 더 탁하고 오염될 것입니다. 그러니 혼탁한 물부터 정화해야 하는 것입니다.

물을 맑히려면 우선 물을 가만히 두어야 합니다. 호수에 파도가 잔잔할 때는 구름과 나무, 청산녹수가 다 투영이 됩니다. 그런데 호수에 파도가 일어나면 어떤 상이 비치더라도 다 찢어져서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음에 파도가 일어나면 눈에 보이는 것이 없습니다. 그것을 환장이라고 합니다. 환장이라는 말은 우리 몸의 대장, 소장, 위장이 서로 뒤바뀌는 것입니다. 위에서 경련만 일어나도 하늘이 노랗게 되는데, 장이 서로 바뀌고 꼬였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반야심경’에서 ‘원리전도몽상’이라는 것도 결국 환장한 것과 같은 마음을 멀리 여의자는 것입니다.

이 마음을 맑혀 놓지 않으면 일상의 일거수일투족에서 환장심이 일어납니다. 물을 맑히려면 가만히 두어야 합니다. 혼탁한 우리 마음도 가만히 두고 깊이 성찰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삼독과 오욕심으로 가득한 우리의 마음도 조금씩 정화되어 갑니다. 이리저리 날뛰는 소나 말에게 고삐를 매어서 말뚝에 묶어두면 꼼짝없이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우리의 삼독심과 오욕심을 말뚝에 박아서 묶어두어야 합니다. 그 말뚝이 바로 화두이고, 염불이고, 주력이고, 기도입니다. 염불을 하든, 주력을 하든, 기도를 하든 그렇게 정진을 하다보면 영원한 자유와 행복의 길에 이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런 것들을 자신이 직접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습니다. 부처님의 팔만사천 법문도 결국 자신이 익히고 체험하지 않으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여기 소금이 있다고 할 때, 부처님의 법문은 그 소금의 맛이 짜다는 것을 설명한 것에 불과합니다. 정말 소금의 맛이 어떤지는 자기 스스로 입에 넣어봐야 알 수 있습니다. 영원한 자유와 행복에 이르는 이 관문을 넘는 것은 결국 자신이 직접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염라대왕도 부처님도 그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마음공부를 할 때는 세 가지를 갖춰야 합니다. 첫째는 이 마음공부 하는 것을 제일 큰 일로 여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일 외에 더 큰 일이 없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자신이 어떤 지위에 오르는 것보다 영원한 자유와 행복을 가기 위한 가장 확실한 길은 마음공부를 하는 것밖에 없다는 확고한 믿음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는 완전히 몰입하는 것입니다. 남의 일이 아니라 온전히 내 일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안이비설신의, 이 육근으로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모두 끊고 하루에 단 10분, 단 1시간이라도 몰입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마음공부의 길이 열립니다. 옆집에서 아이를 잃어버렸을 때, 같이 있으면 함께 슬퍼하지만 그 공간을 벗어나서 일상을 살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그 생각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그러나 내 아이를 잃어버렸다면 어떻게 됩니까. 물도 안 넘어가고 잠도 안 옵니다. 식음을 전폐하고 오직 잃어버린 아이만을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위대한 선각자들은 옆집에서 아이를 잃어버렸어도 내 아이를 잃어버린 것처럼 공부를 했는데, 우리는 얼마나 어리석은지 정작 내 아이를 잃어버리고도 남의 아이 잃어버린 것처럼 살아가고 있습니다. 진지하게 자신을 돌아봐야 합니다. 단 한나절이라도 몰입해서 정진해 보시기 바랍니다.

세 번째는 이 공부가 절대로 끊어지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물이 끊임없이 흘러가듯이 마음공부도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 언젠가는 바위를 뚫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정진하면 비로소 그 길이 열릴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단 한나절이라도 그 일념삼매의 경계를 맛보게 된다면 그 때부터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질 것입니다. 그러니 동화사에서 열리는 이 108일 수행정진 기간 가운데 어느 하루라도 날을 잡아서 영원한 자유와 행복에 이르는 이 관문을 반드시 넘어서겠다는 그 한마음으로 정진해야 합니다. 그러면 여러분의 삶은 달라질 것입니다. 영원한 자유와 행복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함께 정진해 봅시다. 고맙습니다.

정리=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이 내용은 동화사 주지 효광 스님이 5월21일 팔공총림 동화사 생전예수재 입재법회에서 설한 법문을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1393호 / 2017년 5월 3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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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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